Ⅰ. 우리나라 노동자의 임금 OECD 주요국, 아시아 주요국에 비해 매우 낮다.
우리나라 10인 이상 제조업체 상용직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은 1999년 현재 5.71달러, 1998년 현재 4.59달러로 OECD 주요국은 물론 아시아 주요국가에 비해 매우 낮다.
ILO에서 발간한 노동통계연감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동자의 임금은 독일(시간당 15.57달러)과 영국(시간당 15.07달러)의 1/3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며, 우리나라의 주요 경쟁국가인 싱가포르(시간당 7.26달러), 홍콩(시간당 6.88달러), 대만(시간당 5.47달러)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조사대상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고 있는 10인이상 상용직 노동자이다.
비교국가의 경우 조사대상이 대개 전체노동자인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 노동자의 임금은 더욱 낮아진다.
[표 1] 제조업체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 국제비교(1998년 현재, 단위: 달러)
한국 | 일본 | 대만 | 싱가포르 | 홍콩 | 미국 | 캐나다 | 영국 | 독일 | 프랑스 | 스웨덴 | 영국 | 호주 |
4.59 | 13.58 | 5.47 | 7.26 | 6.88 | 13.49 | 11.60 | 15.07 | 15.57 | 5.57 | 9.49 | 13.26 | 10.92 |
자료) ILO, 『YEARBOOK OF LABOUR STATISTICS 1999』, 2000
ILO에 가입되어 있지않은 대만의 경우 생산성본부, 『생산성리뷰, 2000.6』에서 재인용함
주1) 시간당달러임금은 월급여금액을 월노동시간을 나눈 뒤, 대미달러환율을 곱해 계산함.
주2) 프랑스와 스웨덴의 경우 97년의 임금임
주3) 일본의 경우 가족수당과 연상여금이 제외된 금액임
주4) 한국과 일본의 경우는 10인 이상 상용직의 임금이며, 대만·홍콩·미국·캐나다·영국·호주의 경우는 전규모 전체임금노동자의 임금이다. 싱가포르는 25인 이상, 독일 10인 이상, 프랑스 11인 이상, 스웨덴 5인 이상의 임금이다.
Ⅱ. 우리나라 전체 임금노동자의 지난 4년간 실질임금인상율은 -0.4%이며 노동생산성은 71.1% 높아졌다.
통계청이 지난 8월초 발표한 ‘제조업체 임금지수 국제비교’에 따르면, 지난 95년(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국내 제조업체(상시 근로자 10인 이상업체)의 1인당 평균임금지수는 지난해 131.3을 기록, 최근 4년 동안 31.3%의 임금상승이 이루어져 인플레이션 발생과 기업의 대외경쟁력 저하가 예상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첫째로 물가상승을 고려하지 않은 명목임금인상률만으로 우리나라의 임금인상률이 너무 높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물가인상을 고려한 실질임금인상률은 최근 4년간 12.2% 인상되었다.
둘째로 이 임금인상률은 상대적으로 임금인상률이 높은 10인이상 상용직 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조사대상을 소규모영세사업장과 임시일용직을 포함한 전체 임금노동자로 확대할 경우 그 임금수준과 임금인상률은 매우 낮아진다.
실제로 대상을 전체 임금노동자로 확대할 경우 지난 4년간 명목임금인상률은 18.4%이며, 실질임금인상률은 -0.4%로 오히려 임금수준이 하락되었다(김유선, 「임금동향」, 2000.5).
또한 통계청에서 국제비교한 나라들의 대부분이 전체임금노동자를 조사대상으로 한 것을 고려한다면 우리나라의 임금인상률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지수는 다른 나라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높다. 1999년 현재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지수는 171.7로 제조업 10인이상 상용직노동자의 명목임금지수 131.3과 비교하여도 매우 높다.
정부와 자본은 생산성을 상회하는 임금인상으로 기업의 지불능력과 국제경쟁력이 약화되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국제적으로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높으며, 더구나 지난 몇 년 동안 기업의 수익성은 개선되고 노무비 비중은 오히려 감소하였다.
[표 3] 국가별 노동생산성지수(제조업, 상용직 기준 물적노동생산성)
연도 | 한국 | 일본 | 대만 | 싱가포르 | 미국 | 영국 | 독일 |
1995 | 100.0 | 100.0 | 94.6 | 6.6 | 109.4 | 100.0 | 100.0 |
1996 | 112.6 | 103.9 | 100.0 | 3.0 | 113.8 | 99.3 | 105.5 |
1997 | 128.8 | 108.8 | 107.2 | 5.5 | 119.6 | 100.0 | 113.1 |
1998 | 144.0 | 103.8 | 111.69 | 1.4 | 125.9 | 99.4 | 118.7 |
1999p | 171.7 | 106.6 | 119.6 | 17.7 | 134.0 | 103.0 | 122.2 |
자료) 생산성본부, 『생산성리뷰 2000.6』, 2000.8
주) 1999년은 잠정지수임
우리나라 노동자의 임금은 생산성의 증가율에 비해 매우 낮은 증가율을 보일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률+물가'에도 못 미치는 인상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물가'는 지난 4년간 34.6% 증가하였다. 그러나 임금인상률은 10인이상 상용직 전산업 노동자는 12.1%, 10인이상 상용직 제조업 노동자는 31.3% 인상되어 '경제성장률+물가'에도 못미치는 인상률을 보이고 있다. 경제성장과 물가를 고려하면 우리나라 노동자의 임금은 오히려 삭감된 것으로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노동자들의 상대적 임금 감소에 따라 소득불평등이 심화되어 각종 노동소득분배율 지표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노동자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피용자보수/GDP×100')은 95년 47.7%에서 96년 53.0%, 97년 52.1%로 크게 높아졌다가 98년 45.7% 99년 41.7%로 매우 크게 낮아졌다. 기업 내 부가가치 총액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인건비/부가가치×100')도 95년 47.7%에서 96년 48.8%, 97년 47.2%였다가 98년 45.2% 99년 43.1%로 크게 줄었다. 현재의 노동소득분배율은 해가 갈수록 분배의 불평등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극심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 노동자들은 IMF기간동안 해고와 임금삭감이라는 이름으로 고통전담을 해왔다. 그러나 어느 정도 경제가 회복되었다는 현 시점에서 정부와 자본은 또다시 노동자의 임금상승이 경쟁력의 걸림돌이 된다는 터무니없는 주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우리나라 노동자는 세계 7위를 기록할 정도로 긴 노동시간과 낮은 임금 수준 등에도 불구하고 노동생산성은 매우 높다. 한국의 노동자가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수하고 일함으로써 노동생산성이 개선되고, 노동비용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노동자의 현실이다. 또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에 못 미치는 상대적 임금감소로 인하여 해가 갈수록 분배불평등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인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