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고한 한 사람의 젊은 한국인이 아프간 무장 탈레반에 의해 살해되었다. 다시 나머지 21명의 인질들 역시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아무런 권한도 없는 미국의 꼭두각시인 아프간 카르자이 정부와 협상을 한다고 특사까지 피견하였으나 한국민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아주 참담한 일이다.

먼저 우리는 민간인을 인질로 삼아 죽음의 협상을 전개하고 있는 탈레반에게 요구해야 한다. 소련의 침략에 맞서 저항투쟁을 벌였던 학생조직이 성장하여 5년여에 걸친 아프간을 집권 통치했던 탈레반이 진정으로 재집권을 노린다면 무고한 민간인을 볼모로 살해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하는 것은 종교적으로도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

노무현정부는 국내에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비정규직노동자를 향해 무자비하게 공권력을 투입하고 해외에서 억류된 자국민에 대해서는 생명조차 지키지 못하는 무능과 무지를 드러내고 있다. 국민들이 나서서 한국에 있는 미군들을 인질로 삼아 아프간에 억류된 한국인을 석방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무기력하게 외신이나 지켜보는 신세가 되고 있다.

노무현정부는 지금이라도 아프간에서 한국인이 인질로 잡혀 죽어가고 있는 근본원인을 직시하고 행동에 들어가야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미제국주의의 아프간 침략과 이에 동조하여 동맹국으로서 한국군을 파병한 때문이다. 따라서 노무현 정부는 부시정부를 인질로 삼아야 한다. 한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동에 파견된 한국군을 즉각 철수하겠다고 미국에 통보해야 한다.

만약 시간을 지체하여 한국인 인질들에게 또 다시 불행한 일이 발생한다면 노무현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내려와야 한다. 적당히 미국의 눈치나 보면서 권한 없는 아프간 정부와 돈으로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무모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내에서나 국외에서나 자본을 위한 전쟁을 벌이는 상황이 계속되는 한 죽음의 공포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역시 한국인 인질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근본 원인은 미국의 아프간 침략에 있다. 미국정부는 즉각 카르자이 아프간 정부에 대해 한국인 인질들과 탈레반 포로를 교환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노무현정부는 즉각적으로 철군을 선언하면서 미국을 압박해야 한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