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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주범 투기자본에 무죄판결

작성일 2008.11.24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17265

금융위기가 지구 전체를 휘감고 있다. 미국에서 출발한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곧 이어 실물경제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원래 자본주의 위기는 실물위기에서 출발하여 금융위기를 유발하고 뒤이어 실물위기를 고조시킨다. 이것을 공황이라 일컫는다. 공황의 주범은 자본주의 체제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투기자본은 자본주의체제가 필연적으로 낳을 수밖에 없는 부산물이다. 그런 투기자본이 정상적인 경제질서를 파괴하고 금융위기 나아가 경제위기를 촉발시키고 있다. 지난 10년 간 수많은 투기자본의 폐해사례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론스타 펀드가 대표적이다.

공황의 주범, 투기자본

오늘(11.24) 외환은행 불법 헐값매각 사건이 2년여의 재판과정을 거쳐 무죄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지방법원 형사22부(이규진 부장판사)는 론스타펀드와 재경국 외환은행의 사전공모는 물론 BIS(국제결재은행)자기자본 비율 조작도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미 검찰이 이전 재판 때 추가심문을 요구하자 판사가 이를 묵살하여 검사가 퇴정한 가운데 재판이 진행되었고 오늘 선고 때 검찰은 아예 참석하지도 않았다. 재판부는 노골적으로 투기자본의 손을 들어주었고 검찰 측은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했다. 한마디로 짜여진 각본에 따라 진행된 판결이라 할 수 있다. 청와대와 대통령의 눈치를 볼 수박에 없는 검찰의 대응은 차라리 재판을 포기했다고 할 것이다.

사법부의 론스타 편들기, 현대판 유전무죄 무전유죄

정부는 지난 10년간 아이엠에프 외환위기를 극복한다며 무분별하게 외국자본을 도입했다. 외국자본 순기능론과 주주가치 숭배론이 자리 잡았다. 출처를 묻지 않은 자본이 들어오고 그 자본이 금융감독 당국의 규제도 없이 잘 돌기만 하면 부가 축적된다는 신화에 사로잡혔다. 외국자본에 대한 규제나 감독기능은 사라지고 론스티펀드처럼 금융업을 할 수 없는 투기자본에게까지 국책은행을 팔아넘겼다. 그 과정 또한 매우 불법적으로 이루어졌다. 부실하지도 않은 외환은행을 거짓으로 부실하게 꾸며 헐값으로 팔아넘긴 사건에 대해 법원은 자기자본비율을 조작하지 않았고 불법으로 매각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노무현 정권은 김대중 정권이 닦아놓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기초 위에 제조업이 아니라 금융서비스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금융허브국가론을 제창했다. 외환은행은행 불법 헐값 매각은 은행 경영진, 재경부 고위관료, 법률사무소, 그리고 투기자본 론스타의 합작으로 이루어진 사건이었다. 그런데 그 사건이 검찰의 무성의(암묵적 동의?)와 재판부의 적극적인 비호 하에 투기자본 론스타의 승리로 귀결되었다. 노무현 정권은 이에 더하여 금융투기자본이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도록 한미FTA까지 타결지었다. 노무현 정권을 좌파정권이라 공격하는 이명박 정권도 한미FTA만큼은 계승하기 위해 몸부림을 칠 정도다.

그러나 이번 재판은 국민들을 상대로 한 사기재판이다. 아직 밝혀져야 할 내용이 너무도 많다. 2003년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을 알리며 투자를 권유한 자들의 실체, 외환은행 인수를 사전에 공모한 자들-재정경제부, 청와대, 유력한 정치세력, 법률사무소과 공모내용, 론스타 측이 자행한 불법 로비 내역, 자기자본비율을 조작한 결정적 증거인 의문의 팩스 5장, 해외로 도주한 론스타 인사들에 대한 범죄인 인도 등 아직 아무런 진실규명도 되지 않았다.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이 공모하고 그들이 돈으로 사법부조차도 매수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 ‘무전유죄 유전무죄’다.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투기자본 론스타에 무죄판결을 내린 것은 8년 동안 미국정치를 지배했던 부시가 자신의 지역구인 텍사스로 돌아가는 선물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이제라도 검찰은 정신 차려서 항소를 준비해야 하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는 ‘론스타게이트특별검사제’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 작금의 금융.경제위기는 바로 투기자본에 대한 규제를 방기한 정부에 그 책임이 있다. 투기자본의 횡포가 낳은 공황적 위기 상황은 고스란히 노동자 서민들에게 고통으로 돌아오고 있다. ‘투기자본 무죄, 노동자서민 유죄’판결은 당연히 무효다. 그러나 검찰의 항소나 국회의 특검제에 기대할 수는 없다. 오직 돈 없고 권력 없는 노동자 서민들이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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