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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생명과 건강, 기억하는 것에서 출발하자

작성일 2009.04.20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2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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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4.28세계산재사망노동자 추모제를 기다리며

4월 28일은 세계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4.28)이다.

유래는 이렇다.
1993년 4월. 바트 심슨 인형을 생산하는 태국의 케이더라는 공장에서 불이 났다. 이 화재로 188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이중 174명은 여성노동자였다. 공장 화재가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은 노동자가 인형을 훔쳐 가는 것을 방지한다며 공장 문을 밖에서 잠갔기 때문이다. 1996년 4월 28일, 국제자유노련의 각국 노조 대표자들이 당시 사망한 노동자를 추모하고 산재사망의 심각성을 알리자는 뜻에서 처음 촛불을 들었다. 이후 국제자유노련과 국제노동기구는 이 날을 산재사망노동자 공식 추모일로 정하였다. 현재는 110개 이상의 나라에서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하는 다양한 직접행동을 벌인다. 캐나다 브라질 스페인 대만 등 13개 나라는 국가가 이날을 공식 기념일로 지정하였다. 우리나라는 민주노총과 노동안전보건단체가 중심되어 2005년 처음 추모제를 개최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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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태국 케이더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419혁명이 있었던 1960년 3월 1일 다음날,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산업재해가 터졌다. 부산 범일동 국제고무공업주식회사에서 화재가 발생, 노동자 62명이 사망하고 39명이 부상당한 것. 피해노동자의 다수는 역시 어린 여공이었다. 당시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 도난을 염려해 문이 잠겨 있었고 도피할 유일한 통로는 나무 계단으로 되어 있어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자 무너졌다고 한다. 여기에 책임자급은 비상구를 막기까지 했다. 사건 뒤, 불에 탄 1백여 명의 청춘과 그 유족들의 삶은 갈기갈기 찢겨졌지만 회사는 승승장구했다고 한다. 4.28추모제는 3.2추모제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 가지 주목할 사실은 이 사건을 주제로 노래가 만들어진 것이다. 남인수의 ‘한 많은 네 청춘’이라는 곡인데 원제가 ‘사백환의 인생비극’이다. 노래는 어린 나이에 불꽃 속에 진 노동자를 애달파 한다. 이 노래를 회자하였을 당시 사람들은 화재로 숨진 어린 노동자를 한동안 잊지 않았을 것 같다.

4.28은 ‘죽은 자를 기억하고 산 자를 위해 투쟁’하는 결의를 다지는 날이다. 기억하고 잊지 않음으로써 노동자 생명의 존엄성을 확인하고 작업장 안전을 확보하자는 의미를 가진다.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

2008년 1월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로 40명 사망, 2008년 12월 경기도 서이천 GS물류센터 화재로 7명 사망, 한국타이어 3년새 17명 사망, 삼성반도체 노동자 백혈병으로 3명 사망, 그리고 기록되지 않는 수많은 건설현장․조선소 산재사망…

하루 평균 7명 산재사망, 109명 산재 장애인을 기억하지 않은 노동자를 반겨할 이는 지배자일 뿐이다. 산재사망 노동자를 기억하는 것에서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은 지켜진다.





- ‘한 많은 네 청춘’ 가사(반야월 작사, 나화랑 작곡, 남인수 노래)

열여덟 꽃봉오리 열아홉 꽃봉오리
눈물의 부산(釜山) 처녀 고무공장 큰 애기야
하루에 사백 환에 고달픈 품삯으로
행복하겐 못 살아도 부모봉양 극진터니
한 많은 네 청춘이 불꽃 속에 지단 말이냐

새파란 그 순정은 수줍은 그 순정은
그리운 님의 품에 하소연도 못하고소
새벽 별 바라보며 얼마나 울었더냐
남과 같이 봇 배운 게 가슴속에 한이더니
피지도 못한 사랑 재가 되어 갔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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