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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막 나가는 롯데그룹 … 끝을 보자는 건가

작성일 2000.07.22 작성자 민주노총 조회수 6074
막 나가는 롯데그룹 … 끝을 보자는 건가
단병호 위원장 등에 58억 손배소송 … 교섭하자면서 교섭위원 해고·가압류·손배소송

1. 롯데그룹이 막 나가고 있다. 지난 17일 장성원 호텔롯데 사장이 명동성당에 찾아와 교섭을 요청했을 때만 해도 '이제 뭔가 대화로 문제를 풀려나 보다' 했다.

그러나 정작 18일부터 시작된 교섭자리에선 '교섭이 아니라 노사협의회로 하자'며 말싸움만 하더니, 뒤로는 19일 노조쪽 교섭위원 3명 등 4명을 전격 해고하고, 20일에는 노조 조합비를 가압류한데 이어, 21일에는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정주억 노조 위원장 등 42명에게 58억여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낸 것이다. 과연 교섭을 하자는 건지, 끝까지 갈 데까지 가보자는 건지 회사 태도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2. 오늘의 사태의 제일 큰 책임은 롯데 경영진에게 있다. 또 굳이 손해배상 소송을 내려거든 이무영 경찰청장에게 내야 옳다.

회사 스스로 진지한 대화와 교섭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테러진압부대를 포함한 사나운 경찰병력을 불러들여 제2의 광주사태를 일으키며 호텔을 파괴하고, 노동자들의 반발과 국민들의 반감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또 회사 시설을 파괴한 것은 경찰이므로 마땅히 경찰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지, 왜 노조와 민주노총에게 책임을 떠넘기는가. 우리는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왜 롯데는 훨씬 적은 비용으로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고 해결할 수 있는 '쉬운 길'을 제쳐두고, 더 많은 비용과 대가를 치를 게 뻔한 경찰병력 투입의 길을 스스로 선택했는가.

3. 지금 온 나라에 롯데그룹에 대한 분노가 넘치고 있다. 신문방송에서 제2의 광주사태를 방불케 하는 파업 진압 장면을 본 국민들은 아직도 그 참상을 잊지 못하고 그날부터 롯데제품은 쓰지 않는다고 한다.

민주노총이 불매운동을 벌이기 전부터 국민들 스스로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법원조차도 회사 쪽이 교섭에 무성의해 사태가 악화됐다며 노조 간부 7명 중 4명을 풀어주지 않았는가.

더구나 성희롱 문제가 터지면서 '정말 롯데의 이런 식의 풍토와 문화는 용납해선 안된다'는 광범위한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국제여론도 등을 돌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반성은커녕 갈 데 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나가는 것은 기름통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격이다. 8.15 민족대화합 분위기든 뭐든 세상 돌아가는 상황은 나 몰라라 하는 막무가내식 자해행동이다.

4. 민주노총은 오늘 오전 11시 명동성당 기자회견에서 경찰병력을 철수시키고 밤샘교섭을 해서라도 여름휴가와 8월 민족대화합의 달 이전에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자고 정중히 제안한 바 있다. 롯데는 따가운 국민의 눈을 바로 보고 이성을 찾아 반성해야 한다.

민주노총과 노조의 요구대로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밤샘 교섭을 해서라도 서로의 차이를 좁히고, 성실한 대화와 교섭으로 여름 휴가 이전에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 그 길만이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이며, 롯데그룹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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