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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 '언론인 박권상'의 잘못된 선택

작성일 2000.10.24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4071

'언론인 박권상'의 잘못된 선택



1. 이래저래 말이 많은 KBS 박권상 사장이 이번에는 노조 현상윤 위원장과 김수태 부위원장을 전격 해고해 노사갈등에 불을 지르고 나섰다.

노조가 KBS 환경직 노동자 대량 해고 방침에 반발해 파업찬반 투표까지 마친 상황에서 노조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해고하고, 더 나아가서 이들을 노조 대표로 인정할 수 없으니 새로운 대표를 뽑으라 한다니 노조활동 개입은 둘째치고 끓는 기름에 불지르는 게 아니고 무엇인가.


2. 박사장은 현위원장과 김부위원장이 지난 방송법 개정 투쟁 과정에서 구속돼 집행유예를 받았으니 해고가 당연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미 정부의 8.15 특사로 두 사람에 대한 사법처리가 모두 무효가 된 데다, 같은 사안으로 구속된 MBC노조 간부는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았고, 더 나아가 원만한 노사관계를 위해 두 사람을 해고하지 않는다고 해서 법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고 누가 뭐라 할 일도 아니다. 그런데도 박사장은 굳이 노사관계를 최악으로 몰아갈 해고라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3. KBS가 환경직 노동자 98명을 집단해고하려는 것 또한 다른 방법이 없어 최후의 선택으로 손가락을 자르려는 일과도 다르다. 거꾸로 KBS는 엄청난 흑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며, 집단해고의 뿌리는 다름 아닌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이다. 법으로 봐도 한솥밥을 먹어 온 노동자를 짜르는 일은 말 그대로 최후의 선택이어야 하는데, 환경직을 시작으로 이 손가락 저 손가락 줄줄이 짤라야 할 일을 너무나 쉽게 권력이 시키는 대로 굴종하는 박사장의 행태는 참으로 실망스럽고 애처롭기까지 하다.

더 나아가서 이 일에 방해가 될 노조의 저항을 잠재우려고 굳이 들이대지 않아도 될 명분을 애써 갖다 붙여 후배 언론인을 사정없이 짜르는 일을 벌이다니. 어떤 결과를 부를 지 알면서 결행하는 선택은 냉혹한 책임이 뒤따른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4. 혼돈의 시대에 과거 살아온 경력에 비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더러 보지만, 박사장은 그 가운데서도 큰 실망을 주는 사람이 아닐 수 없다. 나름대로 존경받는 언론인으로 KBS를 진정한 국민의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게 하는 데 한 몫 하리라 믿었던 많은 사람들은 너무 실망하고 있다.

더구나 기대하던 많은 사람을 실망시키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박사장이 바른 언론을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뛰는 젊은 후배 언론인들 목을 직접 치는 대목에서는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5. KBS 사장 이전에 언론인 박권상으로 잘못된 선택을 되돌릴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벌어질 모든 사태는 박권상 사장과 KBS 경영진에게 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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