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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레미콘은 아직도 80년대를 달린다?

작성일 2001.04.10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2420
< 민주노총 2001.4.10 성명서 3 >

레미콘은 아직도 80년대를 달린다?

- 법이 인정한 합법노조 … 사용주가 인정 않고 모진 탄압·교섭도 거부 … 레미콘 2,100대 오늘 멈춰 서

1. 오늘 건설산업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레미콘 기사들로 구성된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위원장 장문기) 소속 2,000여명이 전면파업에 돌입해 전국 주요 건설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하던 2,100대의 레미콘 차가 운행을 중단했다. 이들은 전국각지에서 2천여대의 레미콘 차를 몰고 서울로 진입하다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을 빚고 있으며, 오후 2시에는 서울역에 모여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2. 이들의 요구조건은 간단하고 단순하다. 법으로 승인된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노조와 교섭에 응하라는 것이다. 사용주들이 교섭에 응해준다면 이들이 꼭 실현하고픈 것으로 내놓고 있는 내용은 △ 일요일은 쉬게 해달라 △ 근로기준법대로 시간외 수당을 달라 △ 신종노비문서인 도급계약서를 철폐하고 법대로 노사가 단체협약을 체결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여기에 하루 12시간 중노동을 하고도 한 달 80만원으로는 못살겠으니 수입을 현실화하고 공정한 배차제도를 시행해달라는 것이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때나 요구했을 법한 내용을 걸고 수도권 레미콘 공급물량의 70%를 중단시켜야 하는 극한 수단을 선택한 까닭은 바로 사용주들이 이들이 설립한 노조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교섭조차 거부하며 모질게 탄압하기 때문이다.

3. 레미콘 기사들의 문제는 한마디로 요즘 한창 사회문제로 떠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권리 박탈 문제 그대로이다. 본래 레미콘 기사들은 건설사 소속 정규직 사원들이었으나 80년대 후반부터 사용주들이 노조결성을 막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차량을 강제불하하면서 신종 노비문서라 불리는 도급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지입차주라는 이름 아래 특수고용직 노동자 즉 비정규직 노동자가 됐다. 현재 레미콘을 운전하는 사람의 열 중 아홉이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4. 말이 좋아 지입차주이지 실제로는 신종노비문서라 불리는 도급계약서와 사용주들의 탐욕에 떠밀려 이것 저것 제하면 평균 나이 마흔 셋에 월수입 80만원, 하루 12시간 노동에 일요일도 쉬지 못하는 중노동에 가정경제는 파탄 났다. 참다못한 레미콘 기사들은 지난 해 시민단체의 도움을 얻어 자신들의 문제를 사회여론화 하고 노조를 결성해 2000년 9월22일 설립신고필증을 따 합법노조 활동을 통해 노동조건을 개선하려 했다. 하지만 사용주들은 노조 현판을 탈취하고, 노조 가입했다고 집단해고하고, 단전단수, 배차 정지에 심지어 구사대를 동원해 전자봉으로 지지는 만행을 거듭했다. 이렇게 견디기를 일곱 달, 노조는 참다못해 지난 4월2일부터 5일까지 파업찬반투표를 거쳐 86%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하고 오늘 파업에 들어간 것이다.

5. 불법노조를 인정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합법노조를 인정하고 법대로 교섭에 응해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라 노동조건을 결정하자는 요구, 다시 말하면 법을 지켜달라는 요구를 내걸고 2,100대의 레미콘이 멈춰 서야 하는 이 참혹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을 정부는 제대로 봐야 한다. 정부는 노조를 탄압하고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사용주들을 남김없이 의법조치하고, 노동관계법이 보장한 대로 노사간 교섭을 통해 단체협약을 체결하도록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 소속 레미콘 운전 노동자들의 파업이 원만한 타결을 이루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만약 정부가 너무도 정당한 노동자들의 파업을 탄압한다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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