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4.27 민주노총 성명서 >
민주당은 참회하라
1. 어제 대한변호사협회가 4.10 대우차 노조원 폭력진압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를 요약하자면 노조원들이 불법 집회시위를 벌였다, 박훈 변호사가 폭력을 선동했다, 노조원들이 경찰을 감금 폭행했다는 등 경찰이 내세웠던 주장들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박훈 변호사의 발언이 단어 선택에서 문제가 있다 해도, 폭력진압 2시간 전에 일어난 일이라 폭력진압과 직접 상관관계가 없으며, 격리된 경찰관들은 특별한 가혹행위를 당하지 않았고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폭력진압을 했다는 경찰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경찰이 격분해 우발적으로 폭력진압을 하게 됐다는 경찰 주장도 당시 현장에 강원도, 서울에서 출동한 경찰병력이 출동했고 인천경찰청 차장 등 고위 경찰간부가 있었던 점으로 봐 경찰청장 수준의 결정이며, 경찰청장은 마땅히 이무영 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과 경찰청 주장이 서로 다른 사건을 양쪽의 자료를 종합하고, 당일 촬영한 비디오 자료를 포함해 모든 정황을 두루 살펴 내놓은 대한변협의 진상조사 결과는 경찰의 폭력진압이 용서받을 수 없는 위법행위였음을 제3자의 눈으로 확인해준 것이다. 정부는 변협의 조사결과를 받아들여 이무영 청장 처벌과 함께 대우차 경찰 철수 노사교섭 재개 정리해고 철회등 수습책을 내놔야 한다.
2. 대한변협 진상조사 결과가 사실의 실체에 근접한 것이라면, 민주당이 하고 있는 행태가 진실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모습니다. 민주당이 26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경찰이 조작한 비디오를 복사해 지구당에 홍보자료로 배포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폭력진압과 관련해 민주당이 보여왔던 태도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폭력진압이 일어난 지 17일이 지나는 동안 청와대, 민주당, 경찰은 나름대로 대응해왔고 전체를 종합하면 한마디로 실제 상황을 수습할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맨입으로 때우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가장 대응방식이 천박하고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켜온 것은 민주당이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보고 폭력진압을 정치공세 거리로 삼지 말라고 했지만 우리가 보기에 사태의 본질을 애써 외면하고 정치공세만 일삼은 것은 민주당이 더 심했다. 우선 민주당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소중한 가치로 여겨온 민주당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린 폭력진압에 대해 인정하려 들지 않았고, 따라서 반성하는 자세로 이 문제를 접근하지 않았다. 오히려 "젊은 변호사의 선동에 깨끗한 노조원들이 넘어갔다"(김중권 대표) "박훈 변호사 선동이 폭력교사죄에 해당하는지 조사해야 한다"(추미애 의원) "노조원들이 경찰을 감금 폭행한 사실을 조사해야 한다"(송영길 의원)며 사태의 본질에 재를 뿌리고 엉뚱한 마녀사냥에 나섰다. 그 논리와 행태가 광주학살을 저지르고 '간첩이 무고한 광주시민을 선동했다'던 전두환 학살정권을 빼 닮아 우리를 절망하게 했다.
민주당은 어제 재보선에서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하는 참패를 당했다. 그 원인은 최근 건강보험 재정 파탄과 대우차 폭력진압으로 민심이 돌아선 데 있다고 여기저기서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과연 민주당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민주당 의원들은 대우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족들이 한 사람 한 사람 의원 사무실을 방문해 전달한 당일 진압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보기나 했는가. 왜 민주당은 대우자동차 노조원이 있는 산곡성당이나 부상당한 노조원이 입원한 병원에 가서 직접 이들의 말을 듣고 아픔을 어루만지려 하지 않는가. 왜 경찰이 조작한 비디오만 보고 경찰 보고만 듣고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행동하는가. 왜 그 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꿀 먹은 벙어리인가. 추미애 의원이 하는 행태가 민주당 의원 전체의 뜻 그대로인가?
3. 법을 짓밟은 경찰 책임자를 처벌해야 마땅한데 도리어 청와대로 불러 어깨 두드려주는 대통령, 폭력진압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기는커녕 구차한 변명을 일삼고 엉뚱한 생사람 잡으려 날뛰는 민주당, 비디오까지 조작 편집해 진실을 은폐하고 내부 분란에 빠진 경찰…. 도대체 무엇을 믿고 정부여당에 기대를 품겠는가. 선거에서 참패할 줄 몰랐는가?
민주당은 참회하라. 우선 의원들 각자가 노조가 보름 전에 전해준 비디오 꺼내서 다 봐야 한다.노조 말은 못 믿겠다면 대한변협이 내놓은 167쪽 짜리 진상보고서를 구해서 찬찬히 읽어 보라. 한나라당의 주장은 정치공세이니 수긍 못하겠다면, 한나라당은 무시하고 노동자와 국민만 보고 이 사태의 진정한 수습책을 성실하게 내놓아라.
민주당이 잘 못 알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사실관계를 다시 한번 조사해보라. 그리고 뭔가 느끼는 게 있다면 우선 부상당한 노조원들 병원부터 들러라. 산곡성당으로 와서 진심으로 참회하라. 추미애 의원을 비롯해 씻을 수 없는 망발을 일삼은 의원들부터 참회하라.
그리고 민주당이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깊이 있는 대책을 세워달라. 경찰청장은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이것을 피해가려 하면 안 된다. 하지만 더 주의해야 할 것은 경찰 관계자 몇몇에게 책임을 묻는 것으로는 이 사태의 핵심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경찰총수가 바뀌어도 경찰은 경찰이다. 경찰총수가 바뀌어도 부평 대우자동차에서 날마다 경찰과 노조원이 충돌하는 사태는 어떠한 변화도 없다. 이러다가는 언제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경찰이 더 이상 노조원과 충돌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 일, 이 일은 정치의 영역이다. 경찰이 대우차 노사관계에서 손을 떼게 하는 일을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다. 경찰이 원치 않는 진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자면 노사대화를 붙여야 한다. 사상 최대 규모의 정리해고를 저질러 버리고, 대화와 교섭은 틀어막고, 이 아무개를 투입해 희망센타로 바람잡고, 정리해고 당한 노조원들은 세월만 흘러가면 고사할 것이라는 헛된 믿음으로 밀어 붙여온 게 이번 폭력진압을 불러온 진정한 원인이다. 이제 이 문제를 다시 진지하게 검토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애써 모른 척 갈 길을 간다는 독선과 오만으로 계속 간다면 민주당은 더 큰 대가를 치르고 말 것이다. 이번 일은 그 시작일 뿐이다. 어느 길을 택할 지는 민주당 자유이나, 거기에는 반드시 대가가 있다는 사실만큼은 잊지 않길 바란다.
UN 등 각종 회의장에서 '노벨평화상 받은 사람이 왜 이러냐'는 외국사람들 질문에 대비해 '노동자들이 흙 뿌리고 침 뱉어 한 순간 흥분을 못 참아 죽도록 패버렸다'는 식의 변명 자료를 준비할 게 아니라, 진심으로 참회하고 성실한 대책을 내놓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끝>
민주당은 참회하라
1. 어제 대한변호사협회가 4.10 대우차 노조원 폭력진압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를 요약하자면 노조원들이 불법 집회시위를 벌였다, 박훈 변호사가 폭력을 선동했다, 노조원들이 경찰을 감금 폭행했다는 등 경찰이 내세웠던 주장들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박훈 변호사의 발언이 단어 선택에서 문제가 있다 해도, 폭력진압 2시간 전에 일어난 일이라 폭력진압과 직접 상관관계가 없으며, 격리된 경찰관들은 특별한 가혹행위를 당하지 않았고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폭력진압을 했다는 경찰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경찰이 격분해 우발적으로 폭력진압을 하게 됐다는 경찰 주장도 당시 현장에 강원도, 서울에서 출동한 경찰병력이 출동했고 인천경찰청 차장 등 고위 경찰간부가 있었던 점으로 봐 경찰청장 수준의 결정이며, 경찰청장은 마땅히 이무영 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과 경찰청 주장이 서로 다른 사건을 양쪽의 자료를 종합하고, 당일 촬영한 비디오 자료를 포함해 모든 정황을 두루 살펴 내놓은 대한변협의 진상조사 결과는 경찰의 폭력진압이 용서받을 수 없는 위법행위였음을 제3자의 눈으로 확인해준 것이다. 정부는 변협의 조사결과를 받아들여 이무영 청장 처벌과 함께 대우차 경찰 철수 노사교섭 재개 정리해고 철회등 수습책을 내놔야 한다.
2. 대한변협 진상조사 결과가 사실의 실체에 근접한 것이라면, 민주당이 하고 있는 행태가 진실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모습니다. 민주당이 26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경찰이 조작한 비디오를 복사해 지구당에 홍보자료로 배포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폭력진압과 관련해 민주당이 보여왔던 태도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폭력진압이 일어난 지 17일이 지나는 동안 청와대, 민주당, 경찰은 나름대로 대응해왔고 전체를 종합하면 한마디로 실제 상황을 수습할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맨입으로 때우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가장 대응방식이 천박하고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켜온 것은 민주당이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보고 폭력진압을 정치공세 거리로 삼지 말라고 했지만 우리가 보기에 사태의 본질을 애써 외면하고 정치공세만 일삼은 것은 민주당이 더 심했다. 우선 민주당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소중한 가치로 여겨온 민주당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린 폭력진압에 대해 인정하려 들지 않았고, 따라서 반성하는 자세로 이 문제를 접근하지 않았다. 오히려 "젊은 변호사의 선동에 깨끗한 노조원들이 넘어갔다"(김중권 대표) "박훈 변호사 선동이 폭력교사죄에 해당하는지 조사해야 한다"(추미애 의원) "노조원들이 경찰을 감금 폭행한 사실을 조사해야 한다"(송영길 의원)며 사태의 본질에 재를 뿌리고 엉뚱한 마녀사냥에 나섰다. 그 논리와 행태가 광주학살을 저지르고 '간첩이 무고한 광주시민을 선동했다'던 전두환 학살정권을 빼 닮아 우리를 절망하게 했다.
민주당은 어제 재보선에서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하는 참패를 당했다. 그 원인은 최근 건강보험 재정 파탄과 대우차 폭력진압으로 민심이 돌아선 데 있다고 여기저기서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과연 민주당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민주당 의원들은 대우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족들이 한 사람 한 사람 의원 사무실을 방문해 전달한 당일 진압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보기나 했는가. 왜 민주당은 대우자동차 노조원이 있는 산곡성당이나 부상당한 노조원이 입원한 병원에 가서 직접 이들의 말을 듣고 아픔을 어루만지려 하지 않는가. 왜 경찰이 조작한 비디오만 보고 경찰 보고만 듣고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행동하는가. 왜 그 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꿀 먹은 벙어리인가. 추미애 의원이 하는 행태가 민주당 의원 전체의 뜻 그대로인가?
3. 법을 짓밟은 경찰 책임자를 처벌해야 마땅한데 도리어 청와대로 불러 어깨 두드려주는 대통령, 폭력진압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기는커녕 구차한 변명을 일삼고 엉뚱한 생사람 잡으려 날뛰는 민주당, 비디오까지 조작 편집해 진실을 은폐하고 내부 분란에 빠진 경찰…. 도대체 무엇을 믿고 정부여당에 기대를 품겠는가. 선거에서 참패할 줄 몰랐는가?
민주당은 참회하라. 우선 의원들 각자가 노조가 보름 전에 전해준 비디오 꺼내서 다 봐야 한다.노조 말은 못 믿겠다면 대한변협이 내놓은 167쪽 짜리 진상보고서를 구해서 찬찬히 읽어 보라. 한나라당의 주장은 정치공세이니 수긍 못하겠다면, 한나라당은 무시하고 노동자와 국민만 보고 이 사태의 진정한 수습책을 성실하게 내놓아라.
민주당이 잘 못 알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사실관계를 다시 한번 조사해보라. 그리고 뭔가 느끼는 게 있다면 우선 부상당한 노조원들 병원부터 들러라. 산곡성당으로 와서 진심으로 참회하라. 추미애 의원을 비롯해 씻을 수 없는 망발을 일삼은 의원들부터 참회하라.
그리고 민주당이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깊이 있는 대책을 세워달라. 경찰청장은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이것을 피해가려 하면 안 된다. 하지만 더 주의해야 할 것은 경찰 관계자 몇몇에게 책임을 묻는 것으로는 이 사태의 핵심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경찰총수가 바뀌어도 경찰은 경찰이다. 경찰총수가 바뀌어도 부평 대우자동차에서 날마다 경찰과 노조원이 충돌하는 사태는 어떠한 변화도 없다. 이러다가는 언제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경찰이 더 이상 노조원과 충돌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 일, 이 일은 정치의 영역이다. 경찰이 대우차 노사관계에서 손을 떼게 하는 일을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다. 경찰이 원치 않는 진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자면 노사대화를 붙여야 한다. 사상 최대 규모의 정리해고를 저질러 버리고, 대화와 교섭은 틀어막고, 이 아무개를 투입해 희망센타로 바람잡고, 정리해고 당한 노조원들은 세월만 흘러가면 고사할 것이라는 헛된 믿음으로 밀어 붙여온 게 이번 폭력진압을 불러온 진정한 원인이다. 이제 이 문제를 다시 진지하게 검토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애써 모른 척 갈 길을 간다는 독선과 오만으로 계속 간다면 민주당은 더 큰 대가를 치르고 말 것이다. 이번 일은 그 시작일 뿐이다. 어느 길을 택할 지는 민주당 자유이나, 거기에는 반드시 대가가 있다는 사실만큼은 잊지 않길 바란다.
UN 등 각종 회의장에서 '노벨평화상 받은 사람이 왜 이러냐'는 외국사람들 질문에 대비해 '노동자들이 흙 뿌리고 침 뱉어 한 순간 흥분을 못 참아 죽도록 패버렸다'는 식의 변명 자료를 준비할 게 아니라, 진심으로 참회하고 성실한 대책을 내놓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