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신 : 사단법인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사장 : 성유보)
제 목 : 노동계 파업 관련 각 일간지 보도에 대한 논평
전송일자 : 2001. 6. 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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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과 가뭄이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노동계 파업에 대한 언론의 여론호도가 또 다시 시작되었다. 오늘(12일)부터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노조 등 민주노총 소속 125개 사업장이 연대파업에 들어간 것에 대해 일부 언론은 이를 '파업비상' 혹은 '비상'이라며 파업의 파장을 부각시켰다(한겨레, 경향, 대한매일). 심지어 가뭄의 상황과 빗대어 악의적으로 파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몰이를 한 신문도 있었는데 조선, 중앙, 동아, 한국, 세계일보가 그렇다[<이 가뭄에 연대파업 비상>(조선), <엎친 가뭄에 덮치는 파업>(중앙), <가뭄에 연대파업 겹쳐 경제 상반기 최대 고비>(동아), <가뭄이어 경제 또 시련 연대파업 비상>(한국), <가뭄비상에 파업비상까지>(세계)]. 노동일보만이 <민주노총 오늘 연대파업 강행>이라는 제목을 뽑았다.
몇 몇 신문은 또 <'연대파업' 끝내 강행하나>(경향), <이판에 연대파업이라니>(대한매일), <결국 파업 강행인가>(세계), <'가뭄'속에 '명분' 약한 연대파업>(조선), <지금이 연대파업 할땐가>(한국)라는 사설을 통해 '시기론'을 들먹이며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짓밟았다. 한겨레조차 <'상생의 노사관계'와 절제의 미덕>이라는 양비론적 사설을 실었다.
또한 대한매일은 3면 해설기사에서 YMCA 시민중계실장의 말을 인용하며 <시민단체들 "하필 이런 가뭄에…">라는 제목을 뽑아 마치 시민단체 다수가 파업을 비판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했다. 세계일보 역시 1면 파업 기사 바로 오른편에 <화염병- 폭력시위 공권력 즉시 투입>이라는 기사를 실어 파업의 부정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본 민언련은 이러한 일련의 보도흐름을 볼 때 이번 파업에 대한 여론호도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다.
현재의 극심한 가뭄사태에 대해서는 온 국민이 우려하고 있고 국민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실제로 민주노총은 파업중인 레미콘 차량 100대를 파주에서 물 실어 나르기 활동에 지원키로 하는 등 가뭄 극복을 위한 구체적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왜 언론은 가뭄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덧씌우려 하는가.
가뭄과 노동자 파업은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안이 아니다. 지금 가뭄이 계속되어 모든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들어가고, 총파업을 정부와 재계 노동자들이 슬기롭게 풀어가지 못하고 정녕 파국으로 치닫는다면 국민들은 매우 걱정할 것이다. 오히려 언론은 정부와 재계, 노동자들이 총파업 상황을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도록 보도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언론은 이렇듯 가뭄으로 인한 국민불안을 감성적 보도로 자극하여 총파업의 본 뜻을 훼손하고 있다. 이는 우리 언론의 반 노동자적 본질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다.
언론은 노동자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가. 그 동안 우리 언론은 노동계 파업을 수없이 왜곡하고 무조건적으로 반대하기에 급급해왔다. 이런 관행이 급기야 이번 보도처럼 농민들의 애를 태우는 가뭄의 상황을 파업매도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기에 이른 것이다.
본 민언련은 이러한 보도를 접하며 분노를 금할 길 없다. 언론의 태도야말로 가뭄으로 고통받는 농민과 생존권 위협에 처한 노동자 더 나아가 다수 국민의 민생사를 짓밟고 있는 것을 정녕 모르는가. 또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가뭄의 책임을 굳이 묻자면 정부에게 물어야 하는 것이지 노동자에게 묻는 것은 웃지 못할 코미디이지 않은가.
이번 파업에 대해 민주노총은 "정리해고를 저지하고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모성보호법, 주 5일 근무제 등 개혁법안 쟁취와 임금단체협약 요구사항을 실현하기 위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민주노총의 요구는 노동계로서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자 '노동후진국'을 면치 못하는 작금의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정당한 요구다. 또한 민주노총이 밝힌 대로 이번 파업의 주요내용인 '임단협은 노동계에게 1년농사'라 할 수 있다.
우리 언론은 언제 한 번 노동자들의 파업을 인정한 적이 있는가. 아니 인정은 고사하고 왜 파업을 벌이는지 그 절실한 요구에 귀 기울여본 적이 있는가. 가뭄의 책임까지 교묘한 논리로 노동자에게 덧씌우며 노동계 파업을 비난하는 언론을 보며 본 민언련은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 언론인도 언제 정리해고 당할지 모르는 노동자이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언론사 노조와 언론노조의 각성을 촉구한다. 언제까지 노동계 파업을 매도하는 보도를 눈 감고만 있을 것인가.
사단법인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신문모니터위원회
제 목 : 노동계 파업 관련 각 일간지 보도에 대한 논평
전송일자 : 2001. 6. 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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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과 가뭄이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노동계 파업에 대한 언론의 여론호도가 또 다시 시작되었다. 오늘(12일)부터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노조 등 민주노총 소속 125개 사업장이 연대파업에 들어간 것에 대해 일부 언론은 이를 '파업비상' 혹은 '비상'이라며 파업의 파장을 부각시켰다(한겨레, 경향, 대한매일). 심지어 가뭄의 상황과 빗대어 악의적으로 파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몰이를 한 신문도 있었는데 조선, 중앙, 동아, 한국, 세계일보가 그렇다[<이 가뭄에 연대파업 비상>(조선), <엎친 가뭄에 덮치는 파업>(중앙), <가뭄에 연대파업 겹쳐 경제 상반기 최대 고비>(동아), <가뭄이어 경제 또 시련 연대파업 비상>(한국), <가뭄비상에 파업비상까지>(세계)]. 노동일보만이 <민주노총 오늘 연대파업 강행>이라는 제목을 뽑았다.
몇 몇 신문은 또 <'연대파업' 끝내 강행하나>(경향), <이판에 연대파업이라니>(대한매일), <결국 파업 강행인가>(세계), <'가뭄'속에 '명분' 약한 연대파업>(조선), <지금이 연대파업 할땐가>(한국)라는 사설을 통해 '시기론'을 들먹이며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짓밟았다. 한겨레조차 <'상생의 노사관계'와 절제의 미덕>이라는 양비론적 사설을 실었다.
또한 대한매일은 3면 해설기사에서 YMCA 시민중계실장의 말을 인용하며 <시민단체들 "하필 이런 가뭄에…">라는 제목을 뽑아 마치 시민단체 다수가 파업을 비판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했다. 세계일보 역시 1면 파업 기사 바로 오른편에 <화염병- 폭력시위 공권력 즉시 투입>이라는 기사를 실어 파업의 부정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본 민언련은 이러한 일련의 보도흐름을 볼 때 이번 파업에 대한 여론호도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다.
현재의 극심한 가뭄사태에 대해서는 온 국민이 우려하고 있고 국민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실제로 민주노총은 파업중인 레미콘 차량 100대를 파주에서 물 실어 나르기 활동에 지원키로 하는 등 가뭄 극복을 위한 구체적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왜 언론은 가뭄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덧씌우려 하는가.
가뭄과 노동자 파업은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안이 아니다. 지금 가뭄이 계속되어 모든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들어가고, 총파업을 정부와 재계 노동자들이 슬기롭게 풀어가지 못하고 정녕 파국으로 치닫는다면 국민들은 매우 걱정할 것이다. 오히려 언론은 정부와 재계, 노동자들이 총파업 상황을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도록 보도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언론은 이렇듯 가뭄으로 인한 국민불안을 감성적 보도로 자극하여 총파업의 본 뜻을 훼손하고 있다. 이는 우리 언론의 반 노동자적 본질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다.
언론은 노동자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가. 그 동안 우리 언론은 노동계 파업을 수없이 왜곡하고 무조건적으로 반대하기에 급급해왔다. 이런 관행이 급기야 이번 보도처럼 농민들의 애를 태우는 가뭄의 상황을 파업매도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기에 이른 것이다.
본 민언련은 이러한 보도를 접하며 분노를 금할 길 없다. 언론의 태도야말로 가뭄으로 고통받는 농민과 생존권 위협에 처한 노동자 더 나아가 다수 국민의 민생사를 짓밟고 있는 것을 정녕 모르는가. 또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가뭄의 책임을 굳이 묻자면 정부에게 물어야 하는 것이지 노동자에게 묻는 것은 웃지 못할 코미디이지 않은가.
이번 파업에 대해 민주노총은 "정리해고를 저지하고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모성보호법, 주 5일 근무제 등 개혁법안 쟁취와 임금단체협약 요구사항을 실현하기 위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민주노총의 요구는 노동계로서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자 '노동후진국'을 면치 못하는 작금의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정당한 요구다. 또한 민주노총이 밝힌 대로 이번 파업의 주요내용인 '임단협은 노동계에게 1년농사'라 할 수 있다.
우리 언론은 언제 한 번 노동자들의 파업을 인정한 적이 있는가. 아니 인정은 고사하고 왜 파업을 벌이는지 그 절실한 요구에 귀 기울여본 적이 있는가. 가뭄의 책임까지 교묘한 논리로 노동자에게 덧씌우며 노동계 파업을 비난하는 언론을 보며 본 민언련은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 언론인도 언제 정리해고 당할지 모르는 노동자이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언론사 노조와 언론노조의 각성을 촉구한다. 언제까지 노동계 파업을 매도하는 보도를 눈 감고만 있을 것인가.
사단법인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신문모니터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