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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이제는 노조원에게 범인은닉죄까지

작성일 2001.07.12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2960
< 민주노총 2001.7.12 성명서 >

이제는 노조원에게 범인은닉죄까지…

보건의료노조 서울대병원지부장 등 셋 체포 …
머물게 해준 노조원도 영장 청구 예정

1. 집회시간 10분 넘겼다고 전교조 교사 둘 구속, 검문 후 일어난 단순 교통사고를 특수공무집행방해 상해죄로 몰아 공공연맹 여성간부 구속, 시위대로 가장한 사복경찰의 택시유리 파손 등 민주노총에 대한 도를 넘어선 탄압에 앞장서는 경찰이 이번에는 수배중인 노조 집행부를 집에 머물게 해준 노조원을 범인은닉죄로 구속하겠다고 나서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2.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오늘 새벽 지난 6월 연대파업과 관련 체포영장이 떨어져 쫓기던 보건의료노조 서울대병원 최선임 지부장과 유행선 부지부장, 보건의료노조 현정희 부위원장 등 세 사람을 이들이 머물던 마포구 망원동 한 아파트에서 붙잡았다고 합니다. 경찰은 이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특히 이들을 자기 집에 머물게 해준 서울대병원지부 노조원 손 아무개 씨를 범인은닉죄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3. 우리는 묻습니다. 최선임 지부장 등 노조 집행부가 무슨 간첩입니까, 아니면 살인범이나 흉악범입니까? 이들은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정당하게 행사한 죄 밖에 없으며, 그것도 병원의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을 정상으로 가동하는 등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단체행동권을 행사한 사람들입니다. 다만, 헌법을 무시하는 직권중재라는 잘못된 법 때문에 수배자 아닌 수배자가 돼 쫓기고 있었고, 특히 민주노총에 대한 정부의 강경탄압 광풍 때문에 이들은 자신들이 범한 죄 이상의 가혹한 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한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경찰은 이들을 구속할 것이 아니라 즉각 풀어줘서 파업이 끝나 정상화된 서울대병원에 복귀할 수 있게 해줘야 마땅한 데도 한 술 더 떠 이들을 머물게 해준 노조원을 범인은닉죄로 구속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사회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예의와 정 조차도 잘못된 법 조항과 강경탄압으로 씨 말리려는 행위이자, 노사관계는 물론 노정관계를 더욱 극한으로 모는 야만스런 행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4. 우리는 또 묻습니다. 과연 정부는 노동자 이외의 힘있는 사람들의 범법행위에 대해서도 이처럼 무모할 정도로 용감합니까? 수십 조원을 들고 해외로 내뺀 김우중 대우 전 회장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용역깡패와 구사대를 동원해 노조를 파괴하는 수많은 사용주들의 불법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범법 사실을 찾기 어렵다'며 봐주고 있습니다. 만약 정부가 오늘 연행한 서울대병원지부 넷까지 구속하면 벌써 올 들어 구속노동자는 무려 168명이 되고, DJ 집권 후 3년6개월 동안 605명이 됩니다. 이러고도 아직 단병호 위원장 등 60여명에 대한 검거령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올 들어 부당노동행위로 구속된 사업주는 넷에 지나지 않고 이들도 대부분 체불임금 사업주들이며, DJ 집권 후 부당노동행위로 구속된 사업주는 11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노동현장에서는 오늘도 노조를 깨려고 대화도 거부한 채 용역깡패와 구사대를 동원한 사용주들의 폭력이 난무하지만 정부는 한사코 이들의 범법 사실을 찾기가 너무나 힘들다고 하고 있습니다. 의료폐업 과 같은 가진 자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얼마나 안쓰러울 정도로 맥 못 췄던 정부입니까. 구속은커녕 징계조차 무서워서 못 하고 있다는 최근 보도도 나왔습니다. 노동자들은 굳이 처벌하지 않아도 되는 죄까지 손쉽게 씌워 마구 잡아 가두면서 말입니다.

5.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농사도 인생도 정치도 뿌린대로 거두는 법입니다. 이런 식으로 정치하면 반드시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가까운 역사에서도 아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민심이 정부에 등을 돌려 돌아올 줄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대선에서 이길 방법을 찾을 수 없을 지경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노동자를 마구 때려잡아 뭔가 일을 만들어 보려 한답니다. 그런다고 민심이 돌아옵니까? 눈물 흘리는 노동자 서민들 위로하고 아픔을 감싸 안아도 될까 말까 한 데 이게 도대체 뭐 하는 겁니까? 정부는 제발 이성을 되찾으십시오. 남은 임기 제 정신으로 정치해주십시오. 파탄 난 민중생존, 실종된 개혁, 파괴된 환경으로 상징되는 실정에 실망하는 민심을 제대로 읽고 더 이상 자살특공대식 노동자 탄압을 중단하고 집권 첫 마음으로 돌아가 국민 눈물 닦아주는 정치로 돌아가십시오. 검거반에 쫓기는 노조 집행부 머물게 해준 노조원을 범인은닉죄로 구속하려는 독기 품은 법 집행 부터 당장 그만 두십시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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