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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보도]임시대의원대회 단병호 위원장 대회사

작성일 2001.07.13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3333
<7.13 임시대의원대회 - 단병호 위원장 대회사>

대 회 사

존경하는 대의원 동지 여러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분쇄와 민주노조 운동에 대한 김대중 정권의 폭력적 탄압에 맞서 최일선에서 투쟁하고 계시는 대의원 동지들에게 무한한 존경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동지 여러분의 끊임 없는 염려와 격려의 덕분에 삼엄한 경찰의 수배망을 뚫고 무사히 명동성당에 진입해 힘찬 농성투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동지들과 함께 대의원 대회를 치루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안고 이렇게 지면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대의원 동지 여러분!
김대중 정권은 민주노총의 6월 총력투쟁을 빌미로 전면적인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노정간의 피할 수 없는 대 결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결전은 지난 2월 대우자동차에 대량 정리해고를 단행하고 이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에게 폭력적인 탄압을 자행함으로써 예고되었던 결전입니다. (주)효성에 경찰병력을 투입하고 민주노총 지도부와 간부들에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이번 도발은 오래 전부터 계획한 분명한 목적을 가진 도발입니다. 김대중 정권은 노동부문의 개혁을 천명하며 소위 신노사문화을 정착시키겠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장해 왔습니다. 신노사문화! 이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노사간 노정간의 철저한 협력관계를 전제로 한 노조활동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는 곧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통해 발전시켜 온 자주적이고 민주적이며 연대와 투쟁을 생명처럼 생각하는 민주노조운동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결전은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는 또 물러설 곳 없는 싸움인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다시 한 번 노태우 군사독재 시절 '사수 전노협!'의 기치를 들고 국가권력과 자본에 맞서 투쟁하던 결연한 의지와 실천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동지 여러분!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노동자는 투쟁하는 만큼 지키고 투쟁하는 만큼 우리의 요구를 확보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신자유주의 분쇄! 고용안정, 생존권 쟁취!' 투쟁은 3년여에 걸친 기나긴 투쟁이었습니다. 그 동안 수 차례 총파업 투쟁을 전개했고 올해도 총력투쟁의 첫째 요구가 '신자유주의 분쇄'였습니다. 일각에서는 민주노총의 이러한 투쟁에 대해 '투쟁일변도의 무리한 투쟁을 배치함으로써 조직의 피해만 가중시키고 무엇하나 이루어 놓은 것도 없지 않는가' 라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십시오. 그간의 투쟁과정에서 우리가 치루어야 했던 희생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민주노총의 강도 높은 투쟁이 없었다면 과연 오늘의 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 있을 것이고, 우리 노동자들은 어떤 환경에 처해 있을 것인가를! 지금보다 엄청나게 많은 노동자들이 정리해고되고 노동현장은 온통 비정규직으로 채워졌을 것은 물론이고 노동유연화 정책으로 노동관계법은 지금보다 엄청나게 개악되었을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사회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공기업은 대부분 해외로 팔려나가 이 나라는 사실상 초국적 자본의 식민지가 되고 노동자들은 식민지 국가의 노예노동자로 전락해 있을 것입니다. 비록 신자유주의를 분쇄하지 못했지만, 수많은 노동자들이 정리해고를 당하고 비정규직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지만, 해외매각과 정리해고 중심의 구조조정을 이 정도로나마 막을 수 있었던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그 동안 투쟁해 온 성과입니다. 또한 대정부, 대자본에 대한 중앙투쟁전선은 단위노조의 교섭력을 현격하게 강화시켜 IMF초기 희생을 강요당했던 임금과 노동조건을 회복시키는 데도 크게 기여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대의원 동지 여러분!
국가권력의 총체적인 공세가 펼쳐지고 있는 현재 국면이 노동자들에게 반드시 불리한 정세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김대중 정권은 매우 취약한 정권입니다. 현 정권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20%을 전후하고 있고 특히 김대중 정권의 정치적 토대라고 하는 광주에서도 지지율이 47%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이미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들은 현 정권에 등을 돌린 지 오래입니다. 개혁실종과 민생파탄에 대한 사회, 시민운동단체들의 실망은 급기야 270여 단체의 명의로 시국선언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민주노총에 대한 폭력적인 탄압도 허약한 정권일수록 국가권력의 물리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전형적인 한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대의원 동지 여러분!
우리는 오늘 당면한 탄압을 분쇄하고 하반기 투쟁을 힘차게 결의해 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저는 대의원 동지 여러분에게 제안하고자 합니다. 첫째, 2001년 사업방침에서 확인했던 '신자유주의 분쇄, 김대중정권 퇴진'의 기조를 하반기에도 더욱 견고히 지켜 나가고, 조직 내부적 목표로 '산별노조 건설과 노동자의 실질적인 정치세력화'를 추가해 반드시 이루도록 합시다. 둘째,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중단,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차별철폐, 노동시간 단축, 사회개혁, 국보법 철폐 및 민족자주권 쟁취라는 기본요구를 더욱 분명히 하고, 다른 한편으로 각계 각층에서 전개되고 있는 부문별 요구와 투쟁에 대해서도 주체적으로 받아 안고 나갑시다. 셋째, 민주노총은 정권퇴진이라는 자신의 투쟁 목표를 분명히 하되 광범위한 세력을 묶어 반 김대중 정권 투쟁전선을 조직합니다. 노동자만의 투쟁이 아니라 전 민중과 진보적이고 양심적인 모든 세력의 투쟁이 되도록 합시다. 넷째, 하반기에는 실질적인 총파업을 전제로 한 위력적인 투쟁을 조직합시다. 다섯째, 결의와 실천을 통일시켜 나갑시다. 결의 따로 실천 따로의 한계를 이제는 극복해야 합니다. 책임질 수 있을 만큼 결의하고, 결의한 만큼 책임지는 성숙함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존경하는 대의원 동지 여러분!
일선에서 헌신적으로 활동하고 계시는 대의원 동지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 번 존경과 격려의 말씀을 올리며, 이번 대의원 대회가 노동운동의 역사에 오래 오래 기억되고 빛나는 대회로 기록되는 대의원대회가 될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하는 바입니다. 동지들의 건투를 빕니다.

2001년 7월 13일

명동성당 농성장에서 위원장 단 병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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