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2002.01.08 성명서 1 >
월드컵 선거 겹친 올해 노사안정 바란다면
단병호 위원장 등 구속노동자 먼저 풀어야
- 민주노총 8일 13시30분 단병호 위원장 석방 촉구대회 … 새해 첫 집회
1. 민주노총은 8일 13시 30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 앞에서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새해 첫 집회를 열고 '정부가 월드컵과 선거 등 국가대사가 겹친 올해 노사 노정관계가 안정되길 진정으로 바란다면 단병호 위원장 등 구속 노동자 45명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할 예정입니다. 대회를 마친 후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오후 2시부터 서울지법 311호 법정에서 열리는 단병호 위원장 4차 공판을 방청할 예정입니다.
단병호 위원장은 지난 8월2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김승훈 신부를 통해 잔여형기 복역 후 10월초 석방한다는 내용으로 정부와 대화를 마치고 자진 출두했으나 정부가 약속을 깨고 10월4일 재구속, 오늘 8일 4차 공판까지 받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지난 12월 24일 단병호 위원장에 대한 검경의 수사기록이 1만여 쪽에 달하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을 뿐 아니라 자진 출두한 노동계 대표로 도주우려도 없기 때문에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허가 청구서를 낸 상태입니다.
2. 최근 '노사평화선언 제안 검토설' 등 월드컵과 선거라는 국가대사가 겹친 올해 노사관계 안정을 바란다는 정부의 의견에 대해, 월드컵 과 선거가 원만하게 진행되길 바라는 마음은 노동자들도 똑같다는 점을 우선 밝힙니다. 하지만 천 삼백만 노동자를 대표하는 민주노총 위원장과 45명의 노동자를 감옥에 가둬놓은 상태에서 노동계에 평화선언을 제안하는 정부태도에 대해서는 언뜻 공감하기 어렵고, 구속 노동자 문제가 올해 노사관계의 큰 변수가 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3.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 권력교체기 때마다 노동분야에서 예기치 않은 격동의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80년 전후 'YH사건'이나 '사북사태'가 그렇고 85년 구로동맹파업 - 대우차 투쟁과 87년 대투쟁이 그랬으며, 96∼7년 날치기 노동법 규탄 총파업이 그랬습니다. 그 동안 억눌린 노동자들의 분노가 권력교체기 느슨해진 정권의 탄압을 밀어내고 터져 나온 것입니다.
4. 현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원해서든 불가피해서든 노동자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희생을 요구하고 이에 반발하는 노동자들을 거침없이 탄압했습니다. 빈부격차의 극심한 확대, 비정규직 노동자 급증, YS정권 5년 구속 노동자 632명을 능가한 DJ 4년 구속 노동자 686명 등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봉 1억 넘는 노동자가 2만이 넘는 데 한 달 100만원도 못 받는 노동자가 700만에 달하는 현실, 소득이 많은 노동자 20%의 돈벌이가 소득이 적은 노동자 20%의 5.5배에 달하는 현실을 빚어낸 정부 노동정책에 대해 민주노총이 저항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잘못된 정책에 저항하다 감옥에 갇힌 노동자들을 아직도 풀어주지 않는 정부의 평화선언 제의를 흔쾌히 동의할 노동자는 많지 않습니다. 더구나 올해는 몇 년 동안 경기침체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다 모처럼 경기가 호전되는 가운데 연초부터 물가도 많이 올라 노동자들이 생계 보전 욕구가 강한 상황입니다. 몇 년을 끌어온 주5일 근무 도입 문제가 오리무중인 것도 큰 현안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5. 올 노사관계가 불안할 것이라는 100대 기업 노무담당자들의 여론조사 결과가 아니더라도 꼬일대로 꼬여 쌓이고 또 쌓인 노동현안 문제 속에 있는 우리는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입니다.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며, 양상에 따라서는 우리 사회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대립과 갈등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해도 미리 문제를 풀어 그 정도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애쓸 것입니다. 그러나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이는 어디까지나 정부가 노동정책을 당사자인 노동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편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물론 단병호 위원장과 구속 노동자들을 계속 가둬놓고 민주노총을 제쳐놓은 채 이름뿐인 노사평화선언을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차피 노동현안을 둘러싼 쟁투는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데 민주노총을 빼고 하는 평화선언이라는 것이 기념사진 촬영 이상의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민주노총을 뺀 노사 노정관계는 굳이 평화선언을 하지 않아도 항상 '평화'로운 것 아닙니까?
6. 국가대사를 앞두고 진정으로 원만한 노사관계, 노정관계를 바란다면 정부가 먼저 그 조건을 만들어야 하며, 그 첫 단추를 꿰는 심정으로 단병호 위원장 등 구속 노동자 45명을 즉각 석방해야 합니다. 민주노총은 15일 중앙위원회, 30일 대의원대회에서 올해 투쟁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며, 이 때 △ 구속 노동자 석방 △ 주5일 근무제 도입 △ 비정규직 공무원 요구 해결 등 노동현안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종합해 투쟁계획을 짤 예정입니다. 진정한 평화를 이루기 위한 정부의 진심을 확인할 수 있다면 기꺼이 원만한 노사 노정관계에 나설 용의가 있으나, 계속 노동자들을 이렇게 잡아 가두고 고통을 떠넘긴다면 권력교체기를 맞아 기꺼이 후회 없이 투쟁해나갈 것입니다. <끝>
월드컵 선거 겹친 올해 노사안정 바란다면
단병호 위원장 등 구속노동자 먼저 풀어야
- 민주노총 8일 13시30분 단병호 위원장 석방 촉구대회 … 새해 첫 집회
1. 민주노총은 8일 13시 30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 앞에서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새해 첫 집회를 열고 '정부가 월드컵과 선거 등 국가대사가 겹친 올해 노사 노정관계가 안정되길 진정으로 바란다면 단병호 위원장 등 구속 노동자 45명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할 예정입니다. 대회를 마친 후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오후 2시부터 서울지법 311호 법정에서 열리는 단병호 위원장 4차 공판을 방청할 예정입니다.
단병호 위원장은 지난 8월2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김승훈 신부를 통해 잔여형기 복역 후 10월초 석방한다는 내용으로 정부와 대화를 마치고 자진 출두했으나 정부가 약속을 깨고 10월4일 재구속, 오늘 8일 4차 공판까지 받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지난 12월 24일 단병호 위원장에 대한 검경의 수사기록이 1만여 쪽에 달하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을 뿐 아니라 자진 출두한 노동계 대표로 도주우려도 없기 때문에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허가 청구서를 낸 상태입니다.
2. 최근 '노사평화선언 제안 검토설' 등 월드컵과 선거라는 국가대사가 겹친 올해 노사관계 안정을 바란다는 정부의 의견에 대해, 월드컵 과 선거가 원만하게 진행되길 바라는 마음은 노동자들도 똑같다는 점을 우선 밝힙니다. 하지만 천 삼백만 노동자를 대표하는 민주노총 위원장과 45명의 노동자를 감옥에 가둬놓은 상태에서 노동계에 평화선언을 제안하는 정부태도에 대해서는 언뜻 공감하기 어렵고, 구속 노동자 문제가 올해 노사관계의 큰 변수가 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3.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 권력교체기 때마다 노동분야에서 예기치 않은 격동의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80년 전후 'YH사건'이나 '사북사태'가 그렇고 85년 구로동맹파업 - 대우차 투쟁과 87년 대투쟁이 그랬으며, 96∼7년 날치기 노동법 규탄 총파업이 그랬습니다. 그 동안 억눌린 노동자들의 분노가 권력교체기 느슨해진 정권의 탄압을 밀어내고 터져 나온 것입니다.
4. 현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원해서든 불가피해서든 노동자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희생을 요구하고 이에 반발하는 노동자들을 거침없이 탄압했습니다. 빈부격차의 극심한 확대, 비정규직 노동자 급증, YS정권 5년 구속 노동자 632명을 능가한 DJ 4년 구속 노동자 686명 등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봉 1억 넘는 노동자가 2만이 넘는 데 한 달 100만원도 못 받는 노동자가 700만에 달하는 현실, 소득이 많은 노동자 20%의 돈벌이가 소득이 적은 노동자 20%의 5.5배에 달하는 현실을 빚어낸 정부 노동정책에 대해 민주노총이 저항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잘못된 정책에 저항하다 감옥에 갇힌 노동자들을 아직도 풀어주지 않는 정부의 평화선언 제의를 흔쾌히 동의할 노동자는 많지 않습니다. 더구나 올해는 몇 년 동안 경기침체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다 모처럼 경기가 호전되는 가운데 연초부터 물가도 많이 올라 노동자들이 생계 보전 욕구가 강한 상황입니다. 몇 년을 끌어온 주5일 근무 도입 문제가 오리무중인 것도 큰 현안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5. 올 노사관계가 불안할 것이라는 100대 기업 노무담당자들의 여론조사 결과가 아니더라도 꼬일대로 꼬여 쌓이고 또 쌓인 노동현안 문제 속에 있는 우리는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입니다.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며, 양상에 따라서는 우리 사회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대립과 갈등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해도 미리 문제를 풀어 그 정도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애쓸 것입니다. 그러나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이는 어디까지나 정부가 노동정책을 당사자인 노동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편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물론 단병호 위원장과 구속 노동자들을 계속 가둬놓고 민주노총을 제쳐놓은 채 이름뿐인 노사평화선언을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차피 노동현안을 둘러싼 쟁투는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데 민주노총을 빼고 하는 평화선언이라는 것이 기념사진 촬영 이상의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민주노총을 뺀 노사 노정관계는 굳이 평화선언을 하지 않아도 항상 '평화'로운 것 아닙니까?
6. 국가대사를 앞두고 진정으로 원만한 노사관계, 노정관계를 바란다면 정부가 먼저 그 조건을 만들어야 하며, 그 첫 단추를 꿰는 심정으로 단병호 위원장 등 구속 노동자 45명을 즉각 석방해야 합니다. 민주노총은 15일 중앙위원회, 30일 대의원대회에서 올해 투쟁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며, 이 때 △ 구속 노동자 석방 △ 주5일 근무제 도입 △ 비정규직 공무원 요구 해결 등 노동현안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종합해 투쟁계획을 짤 예정입니다. 진정한 평화를 이루기 위한 정부의 진심을 확인할 수 있다면 기꺼이 원만한 노사 노정관계에 나설 용의가 있으나, 계속 노동자들을 이렇게 잡아 가두고 고통을 떠넘긴다면 권력교체기를 맞아 기꺼이 후회 없이 투쟁해나갈 것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