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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고물 전투기 사준 것도 모자라 '알토란 발전소' 미국에 넘겨주렵니까?

작성일 2002.04.01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2465
< 민주노총 2002.04.01 성명서 1 >

4.2 총파업 앞두고 정부에 마지막으로 묻습니다

F-15K 고물 전투기 사준 것도 모자라
'알토란 발전소' 미국에 넘겨주렵니까?

- 조건없는 대화제의 묵살하고 '4천명 집단해고' 초강경 쓰는 저의가 이겁니까?

1. 발전파업에 대한 정부 태도에 대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첫째,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정부 태도는 그 무엇으로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발전소 사장단은 파업 이전에 7개월 동안 노조와 대화를 거부하다 파업을 자초했습니다. 그리고 파업 한 달 동안에도 무려 정부는 무려 세 번에 걸쳐 일방적으로 대화중단을 선언했습니다. 민주노총이 지난 27일 제안한 '3월31일까지 발전파업 타결을 목표로 한 조건 없는 대화'도 묵살했습니다. 우리는 노조의 대화 제의를 번번이 거부하는 정부 태도를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둘째, 정부는 말을 바꾸지 말아야 합니다. 발전노조가 '발전소 매각(민영화) 철회'를 요구하자 정부는 '민영화는 법적으로 교섭대상이 아니다. 민영화를 제외하고 근로조건 개선, 고용보장, 징계최소화 문제는 얼마든지 협상할 수 있다'고 한달 내내 일관되게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25일 4천명 집단해고 시한을 앞두고 노조가 정부 방침을 받아들여 '민영화를 제외한 나머지 문제만 타결되면 파업을 풀겠다'고 하자 돌연 말을 바꿨습니다. '민영화에 동의하지 않으면 협상은 없다'고 말입니다. 법으로 금지했다는 '민영화 교섭대상'을 강변하고 나왔습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태도입니다.
셋째, 정부는 발전노조를 기어이 꺾겠다는 승부욕을 버려야 합니다. 심지어 정부는 민영화에 동의하지 않으면 4천명을 집단해고 하겠다는 것도 모자라서, 만약 노조가 일방적으로 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해도 언제 사고 칠지 모르니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이성 잃은 초강경 대책까지 검토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정부 정책에 도전한 발전노조와 민주노총에 밀리지 않겠다는 지나친 승부욕에서 나온 것이라고 밖에는 이해할 길이 없습니다. 발전노조원은 정부가 승부에서 이겨야 할 대상이 아니라 대화로 설득해 국가 기간산업을 책임지게 해야 할 이 나라의 기술인력입니다. 발전노조원을 꺾어 집단해고하고 나면 여름철 월드컵 때 전력대란은 필연입니다.

2. 이 같은 문제의식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은 정부의 초강경 자세와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충돌했을 때 불러온 파국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끝까지 대화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민주노총과 발전노조가 대화로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정부 당국은 잘 알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초강경 대응을 계속하는 데 대해서는 강한 의구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발전파업을 원만하게 마무리하려 무던히도 애를 써왔지만, 이제 더 이상 인내의 한계를 느낍니다. 퇴로를 차단하고 노동자들을 끝내 무릎 꿇리겠다는 막가파식 노동정책에 맞서 올 한 해투쟁기조를 수놓을 대정부 전면투쟁의 신호탄을 올리겠습니다. 더 나아가서 민주노총은 4월2일 총파업을 시작으로 '고물 전투기를 미국한테 울며 겨자 먹기로 사준 것도 모자라 1년에 수 조원의 흑자를 내는 알토란같은 발전소를 미국의 압력에 못 이겨 넘겨주려는 정부 정책'을 전면적으로 문제삼는 투쟁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발전소 매각이 왜 매국행위이며 국민들에게 엄청난 요금인상 등 피해를 주는 것인지, 통일조국에 더 절실한 전력주권을 미국에게 넘겨주는 일이 과연 올바른지를 묻는 범국민 운동과 투쟁으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차세대 전투기와 발전소 문제를 묶은 범국민 운동과 투쟁으로 나아가기 위한 학계,시민사회계,종교계,노동계의 내부 논의는 4월 8일경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입니다.

3. 총파업을 하루 앞둔 오늘 사회관계장관회의, 노동장관 회견, 여야논평, 재계성명… 등 항상 이 때가 되면 나오는 판박이 '흘러간 옛노래'가 되풀이됐지만, 저희 귀에는 솔직히 한가한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파국을 막기 위한 진지한 고민 속에서 나온 얘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신 민주노총 노조원 20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는 보도에 경악을 금할 수 없습니다. 어린아이와 부녀자들이 사는 사택에서 퇴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은 언론보도에 난 바 있습니다만, 그 뿐 아니라 회사는 사설 경비원들을 고용해 사택에 있는 가족들을 감시하고, 심지어 슈퍼에 가는 가족들을 1m 뒤에서 군화발 소리를 크게 내며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이를 참다못한 민주노총 노조원들이 용역경비원들과 우발적으로 충돌하는 과정에서 쌍방이 부상을 입었고 경찰이 출동해 민주노총 노조원 32명을 연행, 그 가운데 20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마침내 이성을 잃었습니다. 이성을 잃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단 말입니까. 민주노총은 앞으로 사설 경비원이 됐든 경찰이 됐든 회사 관계자가 됐든 부녀자와 어린아이들이 대부분인 발전노조 가족들을 괴롭히는 일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응징할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4. 민주노총은 예정대로 4월2일 13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겠습니다. 정부에게는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대책 없는 경제관료들에 밀려 대화로 풀자고 바른 말 할 줄 아는 용기 있는 각료가 단 한 사람도 없어 사태가 꼬이는 것이니, 더 이상 기다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끝내 정부의 대화거부로 총파업이 시작되면 올해 노정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정면대결로 치닫게 될 것입니다. 그 책임은 정부에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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