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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대통령 아들 비리정국 모면하려 노동계 파업 볼모 삼나

작성일 2002.05.20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4397
< 민주노총 2002.05.21 성명서 1 >

대통령 아들 비리정국 모면하려 노동계 파업 볼모 삼나
- 정부는 월드컵 무파업 강요말고 노동탄압 즉각 중단하라

1. 마치 호떡집에 불 난 듯 하다. 월드컵 때 노동자들 파업하면 큰 일 난다고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국무총리, 대통령까지 나서서 무파업을 강요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월드컵 때 원만한 노사관계를 이루는 데 꼭 필요한 노동탄압 중단, 사용주들의 성실교섭 방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이 그저 노동자들 매도하고 파업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윽박지르기 밖에 없다. 더구나 의아스러운 일은 민주노총이 22일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투쟁과 대화를 병행해 월드컵 이전에 임단협을 타결하려 애쓰겠다고 밝혔고, 실제로 예년의 경우를 봐도 정상적인 교섭만 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인데 필요 이상으로 노동계를 몰아세우는 이유가 궁금하다. 혹시 정부는 대통령 아들 부정비리 국면을 모면하는 데 노동자들을 사회 안에서 왕따 시키는 게 필요해서 이러는가?

2. 우리는 월드컵이라고 해서 무조건 쥐죽은듯이 있으라는 군사문화식 동원체제에 찬성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월드컵 때를 겨냥해 투쟁할 생각도 없다. 그래서 6월로 예정된 쟁의시기를 어렵게 5월 하순으로 당겨 월드컵 전에 마무리하려는 것이며, 노동탄압을 중단해 굳이 투쟁하지 않아도 되는 월드컵을 만들자는 것이다.
구속 수배 해고 가압류 등 노동탄압은 정부가 주도해온 일이며, 정부가 나서야만 풀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정부는 노동탄압을 수습할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무조건 무파업을 강요하고 있다. 앞에서 노사평화선언운동을 벌이면서 뒤로는 노동탄압을 계속해 노동자들 피눈물 흘리게 만드는 정부 태도를 우리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3. 또 한 가지 궁금한 점은 왜 노동자들한테만 윽박지르듯이 무파업을 강요하느냐는 점이다. 노사 노정관계는 상대가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아무리 한 쪽에서 노력해도 다른 쪽에서 장단을 맞춰주지 않으면 어렵다. 노동자들 생각에는 현재 문제가 풀리지 않는 이유는 사용주와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아서라고 판단한다. 그런데 대통령이나 국무총리나 사회관계장관들은 무조건 노동자들보고 파업하지 말라는 얘기만 할 뿐, 정작 사용주나 사용주 노릇을 하는 정부 기관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으니 말이다. 금속 보건의료노조의 산별교섭 요구를 사용주들이 외면해 교섭이 겉돌고 있지만 노동부는 '노사가 알아서 할 일'이라면 뒷짐만 지고 있다. 산자부 복지부 교육부는 오히려 발전노조 사회보험노조 전교조를 자극하고 탄압하며 투쟁을 부추기고 있지 않은가.

4. 정부의 과잉반응과 상관없이 우리는 애초 계획대로 파업에 돌입하고 임단협을 월드컵 이전에 마무리하려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 일에 정부와 사용주도 적극 협조해주기 바란다. 그러나 정부가 노동탄압문제를 해결할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허울좋은 무파업만 강요한다면 이를 대통령 아들 비리정국 모면을 위한 음모로 받아들이고 월드컵 시기에 부정부패 척결 노동탄압 분쇄를 위한 투쟁으로 나아갈 것이다.
노동자와 국민들이 정리해고를 당하고 금을 모으며 온갖 고통을 겪고 정성을 기울여 나라경제를 살리려 발버둥칠 때 자식 간수 하나 못해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온 세계 앞에 부끄러운 치욕을 겪고 있다.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그런데 이 정권의 위기를 모면하려 노동자들을 볼모로 삼는다면 역사 앞에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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