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 전국노동자대회 대회사 ]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한달음에 이곳까지 달려오신 동지 여러분께 뜨거운 동지애를 보냅니다. 각계각층을 대표해서 이 자리에 참석하신 동지들과 멀리 외국에서 국제연대를 위해 함께 해주신 동지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특히 자식과 가족을 노동해방의 제단에 바친 열사의 가족 분들께 전국 노동자들의 뜨거운 마음을 담아 인사드리며, 지금도 감옥과 농성투쟁 현장에서 김대중 정권의 노동탄압에 맞서 투쟁하고 계신 단병호 위원장을 비롯한 구속 수배동지들, 장기파업 동지들께도 뜨거운 동지애를 담아 인사드립니다.
동지 여러분!
전태일 열사가 산화해 가신 지 32년이 지났습니다. 전태일 동지가 마지막 순간에 외쳤던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그 처절한 절규가 아직도 귓전을 맴도는 듯 합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근로기준법이 노동자를 더 착취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 등 우리 노동자들의 처지는 결코 변하지 않았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여성 노동자, 장애인 노동자, 이주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의 이름아래 더 가혹한 착취와 억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자본과 정권은 주5일 근무제 도입을 빙자해 노동법을 더욱 개악하려는 음모를 강행하려 하고 있고, 그 피해는 800만에 이르는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전태일 열사는 '나를 버리고 내 마음의 고향인 평화시장 어린 노동자의 곁으로 돌아가겠다'며 자신의 몸과 함께 근로기준법을 불사르며 장렬하게 산화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열사의 정신을 계승 실현하기 위해 정규직 비정규직의 벽을 허물고 남성노동자 여성 노동자의 차이를 뛰어넘어 뜨겁게 단결하겠다는 연대의 결의와 더불어, 근로기준법이 더 고통받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수단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육체와 마음을 진정으로 보호하는 무기로 만들기 위해 투쟁하겠다는 투쟁의 결의를 힘차게 다져야 합니다.
동지 여러분!
김대중 정권 아래서 지난 5년 동안 우리는 참으로 견디기 힘든 세월을 살아야 했습니다. 자본과 정권은 이른바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이름으로 신자유주의 대공세를 퍼부었고, 노동현장은 급격히 무너져왔습니다. 정권말기에 강행하려 하고 있는 경제특구법, 주5일을 빙자한 노동법 개악, 공무원조합법 등 3대 악법은 바로 지난 5년 동안 김대중 정권이 강행해온 신자유주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완성하려는 마지막 대공세입니다.
민주노총은 3대 악법을 저지하기 위해 11월5일 강력한 총파업 투쟁을 성사시켰습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은 정기국회에서 강행 통과될 뻔했던 근로기준법 개악과 공무원조합법 처리를 일단 저지시키는 성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러한 투쟁의 성과는 우리 노동자들로 하여금 강력한 신자유주의 저지전선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부여했습니다. 이 투쟁은 어려운 조건을 돌파하며 파업을 성사시킨 동지 여러분의 가열찬 투쟁의 결과였습니다. 특별히 이 투쟁에 앞장서준 자랑스런 민주노총 조합원 동지들, 공무원 동지들, 그리고 총파업 성사를 위해 밤을 낮 삼아 뛰어주신 모든 동지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전국 노동자 이름으로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바입니다.
그러나 동지 여러분!
진정한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악법을 일단 저지한 것이지 폐기된 게 아니라 시퍼렇게 살아있습니다. 저들은 연말 대선을 치르고 난 후 전열을 총체적으로 정비하고 엄혹해지는 한반도 정세를 활용해 3대악법은 물론 기간산업 사유화 기업연금제 등을 강행처리하며 신자유주의 완성을 위한 대대적인 공세를 펼칠 것입니다. 그리고 저들은 나흘 후인 11월14일에 경제특구법을 강행 처리하려는 생각으로 호시탐탐 우리의 빈틈을 노리고 있습니다. 현장을 초토화시켜 노조를 무력화하고 생존권을 박탈해 노예와 같은 삶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 앞에 굴복할 것인가 아니면 분연히 맞서 싸울 것인가 그 역사적 대투쟁은 비로소 시작된 것입니다. 동지 여러분, 이번 총파업 투쟁으로 회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무너진 현장을 추스르고 조직해서 이 엄혹한 정세를 돌파할 힘으로 모아나갑시다. 그리하여 다가오는 대투쟁을 승리로 이끌고 신자유주의 깃발을 역사의 무덤에 미련 없이 묻어버립시다. 민주노총은 신자유주의 분쇄 투쟁의 승리를 위해 국회 본회의가 예정돼있는 오는 14일을 '경제특구법 저지 총력투쟁의 날'로 선포하는 바입니다. 11월5일 총파업을 결행했던 뜨거운 열기로 경제특구법을 저지하는 투쟁에 힘차게 나서주시기 바랍니다.
경제특구는 한국경제를 외국자본에게 싼값에 팔아 넘기는 식민 노예특구입니다. 인신매매 중간착취를 위해 전문직에 대한 파견근로를 무제한으로 허용할 뿐 아니라, 일요일 임금과 생리휴가를 떼어먹고 월차를 폐지해 일년 평균 두 달 반에 해당하는 평균 20%의 임금을 삭감하는 노동착취특구입니다. 더 나아가서 장애인 고령자 의무고용 조항을 면제하고, 교육·의료시장을 개방하고 조세징수권을 포기할 뿐 아니라, 환경규제를 풀어버려 공해특구를 만들려는 음모입니다. 경제규모 세계 12위를 자랑하는 한국에서 70년대식 후진국형 노동착취특구를 만들어 노동자와 국민을 외국자본의 사냥감으로 바치는 경제특구를 저지하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납시다. 동지 여러분, 14일 경제특구 저지 총력투쟁에 힘차게 떨쳐 일어설 수 있겠습니까? 민주노총은 정치권이 경제특구법을 강행 처리한다면 양대노총 공동 총파업은 물론 환경, 교육, 의료, 법조 등 사회각계각층과 힘을 합쳐 범국민 저항운동에 나설 것임을 이 자리를 빌어 분명히 경고하는 바입니다.
동지 여러분,
김대중 정권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행하기 위해 이틀에 한 명 꼴로 무려 900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을 구속했습니다. 병원과 금속, 화학과 서비스 할 것 없이 수많은 장기파업 동지들이 자본과 정권의 탄압에 맞서 수백 일에서 수 천 일에 걸친 고난의 행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누리려 했다는 이유 하나로 공무원 노동자들을 처참하게 유린했습니다. 올해가 끝나기 전에, 아니 이 달이 가기 전에 구속된 동지들을 구출하고 고통받는 장기파업 동지들의 말할 수 없는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연대하고 투쟁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폭압의 동토에서 봄을 기다리기란 참으로 고통스런 일입니다. 그러나 겨울 끝에 봄이 오고야 만다는 확신을 갖고 노동자 민중의 봄을 만들려 싸우는 우리 노동자야말로 진정한 역사의 주인입니다. 미국 부시 행정부의 패권주의 정책은 불행하게도 미국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한나라당 민주당도 모자라 재벌당 까지 권력투쟁에 뛰어들어 민중을 현혹하고 있는 현실은 내년 이후 한반도 정세를 더욱 더 어둡게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초국적 자본의 신자유주의는 세계 곳곳에서 민중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고 있으며, 바로 이 곳 한반도에서 노동자와 민중의 저항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오는 13일 서울에서 예정된 30만 농민들의 봉기는 김대중 정권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민중저항의 힘찬 대단원이 될 것입니다.
민주노총은 대의원대회의 결정으로 그동안 민주노동당 창당과 지원에 앞장서왔으며, 마침내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제3당으로 약진했고 그 어느 때와 비교할 수 없는 기세로 대선투쟁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정치를 보수 우익세력들만의 잔치판으로 내버려 둘 수 없습니다.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는 거역할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았고 이번 대선을 거쳐 다음 총선에서는 더욱 확고한 주춧돌을 세우게 될 것입니다.
비정규직 조직화와 산별노조 건설 등 조직 내부의 과제를 힘차게 밀고 나가는 한편으로,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확고한 민중연대전선을 더욱 힘차게 구축해나감으로써 다음 정권 기간 안에 현재의 힘관계를 역전시키는 대전환을 기필코 이뤄내야 할 것입니다.
동지 여러분, 우리 함께 전태일 열사가 굴려온 역사의 수레바퀴 진보의 수레바퀴를 밀면서 앞으로 앞으로 힘차게 전진합시다. 민주노총은 투쟁과정에서 상처를 입을지라도 결코 쓰러질 수 없습니다. 우리는 조직 안팎의 온갖 어려움을 돌파하고 11월5일 총파업을 성사시켜냈습니다. 자본과 정권의 탄압에 맞서 뜨겁게 일어서며 민주노총과 함께 하는 철도노조 공무원 노조는 민주노총이 결국 승리하고 말 것임을 웅변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이 자신감과 기세를 몰아 신자유주의를 역사의 무덤에 파묻어 버리는 대결전으로 동지 여러분과 함께 힘차게 달려나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02년 11월 10일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유덕상
[ 2002 전국노동자대회 결의문 ]
1970년 군사독재정권의 폭압적인 탄압 하에서 노동자의 생존권을 찾기 위해 한 노동자가 목숨을 바쳤다.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한맺힌 염원을 안고 전태일 열사는 노동자계급의 불꽃이 되어 산화해 갔다.
22년이 지난 지금 자본과 정권은 전태일 열사가 목숨과 바꾸어 지킨 근로기준법을 쓰레기로 만들려 한다.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이미 대세가 되어버린 주5일제를 핑계로 근기법개악을 강행하고 있다. 11월 5일 민주노총 총파업투쟁으로 근기법개악 음모는 일시 중단되었다. 그러나 자본과 정권은 11월 6일 근기법개악저지 총파업투쟁의 기치를 내리고 현장으로 복귀하는 노동자계급의 등에 비수를 꽂았다. 열사가 죽음으로 지킨 근기법을 개악하려는 또 다른 음모가 전격적으로 자행된 것이다. 월차휴가폐지, 주휴무급화, 생리휴가 무급화, 파견노동자 무제한 확대 등을 포함하는 경제특구법을 국회 상임위에서 통과시킨 것이다.
자본과 정권은 11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경제특구법 통과를 노리고 있다. 그리고 내년 1-2월 임시국회에서 주5일제를 빌미로 한 근기법개악을 예정하고 있다. 전태일 열사 분신 22주기를 맞이하는 오늘 근기법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지 않고서 어떻게 열사정신 계승을 말할 수 있겠는가? 우리 자신의 생존권을 어떻게 지킬 수 있겠는가? 우리의 아들딸과 후배들은 무슨 낯으로 보겠는가?
자, 이제 투쟁이다. 1300만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건 투쟁이다.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근기법개악안과 경제특구법을 폐기시키고, 노동조건 개악없는 주5일제, 비정규직철폐, 노동3권 쟁취를 위한 투쟁으로 분연히 떨쳐일어설 것이다.
<투쟁결의>
하나, 근기법개악과 경제특구법을 즉각 폐기하라!
하나, 노동탄압 중단하고, 공무원 노동3권 보장하라!
하나, 11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경제특구법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전국 각 지역의 대국회, 대정당 투쟁에 적극 참가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11월 14일 모든 조직의 임원, 상집간부, 대의원, 소위원들은 연월차, 조퇴투쟁으로 지역별 대정당 항의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특히 수도권 지역의 확대간부는 국회앞 항의투쟁에 총력 집중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이러한 투쟁에도 경제특구법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양대노총 총파업투쟁을 포함한 전국민적 저항투쟁에 돌입할 것을 결의한다!
2002년 11월 1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한달음에 이곳까지 달려오신 동지 여러분께 뜨거운 동지애를 보냅니다. 각계각층을 대표해서 이 자리에 참석하신 동지들과 멀리 외국에서 국제연대를 위해 함께 해주신 동지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특히 자식과 가족을 노동해방의 제단에 바친 열사의 가족 분들께 전국 노동자들의 뜨거운 마음을 담아 인사드리며, 지금도 감옥과 농성투쟁 현장에서 김대중 정권의 노동탄압에 맞서 투쟁하고 계신 단병호 위원장을 비롯한 구속 수배동지들, 장기파업 동지들께도 뜨거운 동지애를 담아 인사드립니다.
동지 여러분!
전태일 열사가 산화해 가신 지 32년이 지났습니다. 전태일 동지가 마지막 순간에 외쳤던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그 처절한 절규가 아직도 귓전을 맴도는 듯 합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근로기준법이 노동자를 더 착취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 등 우리 노동자들의 처지는 결코 변하지 않았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여성 노동자, 장애인 노동자, 이주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의 이름아래 더 가혹한 착취와 억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자본과 정권은 주5일 근무제 도입을 빙자해 노동법을 더욱 개악하려는 음모를 강행하려 하고 있고, 그 피해는 800만에 이르는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전태일 열사는 '나를 버리고 내 마음의 고향인 평화시장 어린 노동자의 곁으로 돌아가겠다'며 자신의 몸과 함께 근로기준법을 불사르며 장렬하게 산화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열사의 정신을 계승 실현하기 위해 정규직 비정규직의 벽을 허물고 남성노동자 여성 노동자의 차이를 뛰어넘어 뜨겁게 단결하겠다는 연대의 결의와 더불어, 근로기준법이 더 고통받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수단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육체와 마음을 진정으로 보호하는 무기로 만들기 위해 투쟁하겠다는 투쟁의 결의를 힘차게 다져야 합니다.
동지 여러분!
김대중 정권 아래서 지난 5년 동안 우리는 참으로 견디기 힘든 세월을 살아야 했습니다. 자본과 정권은 이른바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이름으로 신자유주의 대공세를 퍼부었고, 노동현장은 급격히 무너져왔습니다. 정권말기에 강행하려 하고 있는 경제특구법, 주5일을 빙자한 노동법 개악, 공무원조합법 등 3대 악법은 바로 지난 5년 동안 김대중 정권이 강행해온 신자유주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완성하려는 마지막 대공세입니다.
민주노총은 3대 악법을 저지하기 위해 11월5일 강력한 총파업 투쟁을 성사시켰습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은 정기국회에서 강행 통과될 뻔했던 근로기준법 개악과 공무원조합법 처리를 일단 저지시키는 성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러한 투쟁의 성과는 우리 노동자들로 하여금 강력한 신자유주의 저지전선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부여했습니다. 이 투쟁은 어려운 조건을 돌파하며 파업을 성사시킨 동지 여러분의 가열찬 투쟁의 결과였습니다. 특별히 이 투쟁에 앞장서준 자랑스런 민주노총 조합원 동지들, 공무원 동지들, 그리고 총파업 성사를 위해 밤을 낮 삼아 뛰어주신 모든 동지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전국 노동자 이름으로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바입니다.
그러나 동지 여러분!
진정한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악법을 일단 저지한 것이지 폐기된 게 아니라 시퍼렇게 살아있습니다. 저들은 연말 대선을 치르고 난 후 전열을 총체적으로 정비하고 엄혹해지는 한반도 정세를 활용해 3대악법은 물론 기간산업 사유화 기업연금제 등을 강행처리하며 신자유주의 완성을 위한 대대적인 공세를 펼칠 것입니다. 그리고 저들은 나흘 후인 11월14일에 경제특구법을 강행 처리하려는 생각으로 호시탐탐 우리의 빈틈을 노리고 있습니다. 현장을 초토화시켜 노조를 무력화하고 생존권을 박탈해 노예와 같은 삶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 앞에 굴복할 것인가 아니면 분연히 맞서 싸울 것인가 그 역사적 대투쟁은 비로소 시작된 것입니다. 동지 여러분, 이번 총파업 투쟁으로 회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무너진 현장을 추스르고 조직해서 이 엄혹한 정세를 돌파할 힘으로 모아나갑시다. 그리하여 다가오는 대투쟁을 승리로 이끌고 신자유주의 깃발을 역사의 무덤에 미련 없이 묻어버립시다. 민주노총은 신자유주의 분쇄 투쟁의 승리를 위해 국회 본회의가 예정돼있는 오는 14일을 '경제특구법 저지 총력투쟁의 날'로 선포하는 바입니다. 11월5일 총파업을 결행했던 뜨거운 열기로 경제특구법을 저지하는 투쟁에 힘차게 나서주시기 바랍니다.
경제특구는 한국경제를 외국자본에게 싼값에 팔아 넘기는 식민 노예특구입니다. 인신매매 중간착취를 위해 전문직에 대한 파견근로를 무제한으로 허용할 뿐 아니라, 일요일 임금과 생리휴가를 떼어먹고 월차를 폐지해 일년 평균 두 달 반에 해당하는 평균 20%의 임금을 삭감하는 노동착취특구입니다. 더 나아가서 장애인 고령자 의무고용 조항을 면제하고, 교육·의료시장을 개방하고 조세징수권을 포기할 뿐 아니라, 환경규제를 풀어버려 공해특구를 만들려는 음모입니다. 경제규모 세계 12위를 자랑하는 한국에서 70년대식 후진국형 노동착취특구를 만들어 노동자와 국민을 외국자본의 사냥감으로 바치는 경제특구를 저지하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납시다. 동지 여러분, 14일 경제특구 저지 총력투쟁에 힘차게 떨쳐 일어설 수 있겠습니까? 민주노총은 정치권이 경제특구법을 강행 처리한다면 양대노총 공동 총파업은 물론 환경, 교육, 의료, 법조 등 사회각계각층과 힘을 합쳐 범국민 저항운동에 나설 것임을 이 자리를 빌어 분명히 경고하는 바입니다.
동지 여러분,
김대중 정권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행하기 위해 이틀에 한 명 꼴로 무려 900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을 구속했습니다. 병원과 금속, 화학과 서비스 할 것 없이 수많은 장기파업 동지들이 자본과 정권의 탄압에 맞서 수백 일에서 수 천 일에 걸친 고난의 행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누리려 했다는 이유 하나로 공무원 노동자들을 처참하게 유린했습니다. 올해가 끝나기 전에, 아니 이 달이 가기 전에 구속된 동지들을 구출하고 고통받는 장기파업 동지들의 말할 수 없는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연대하고 투쟁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폭압의 동토에서 봄을 기다리기란 참으로 고통스런 일입니다. 그러나 겨울 끝에 봄이 오고야 만다는 확신을 갖고 노동자 민중의 봄을 만들려 싸우는 우리 노동자야말로 진정한 역사의 주인입니다. 미국 부시 행정부의 패권주의 정책은 불행하게도 미국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한나라당 민주당도 모자라 재벌당 까지 권력투쟁에 뛰어들어 민중을 현혹하고 있는 현실은 내년 이후 한반도 정세를 더욱 더 어둡게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초국적 자본의 신자유주의는 세계 곳곳에서 민중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고 있으며, 바로 이 곳 한반도에서 노동자와 민중의 저항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오는 13일 서울에서 예정된 30만 농민들의 봉기는 김대중 정권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민중저항의 힘찬 대단원이 될 것입니다.
민주노총은 대의원대회의 결정으로 그동안 민주노동당 창당과 지원에 앞장서왔으며, 마침내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제3당으로 약진했고 그 어느 때와 비교할 수 없는 기세로 대선투쟁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정치를 보수 우익세력들만의 잔치판으로 내버려 둘 수 없습니다.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는 거역할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았고 이번 대선을 거쳐 다음 총선에서는 더욱 확고한 주춧돌을 세우게 될 것입니다.
비정규직 조직화와 산별노조 건설 등 조직 내부의 과제를 힘차게 밀고 나가는 한편으로,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확고한 민중연대전선을 더욱 힘차게 구축해나감으로써 다음 정권 기간 안에 현재의 힘관계를 역전시키는 대전환을 기필코 이뤄내야 할 것입니다.
동지 여러분, 우리 함께 전태일 열사가 굴려온 역사의 수레바퀴 진보의 수레바퀴를 밀면서 앞으로 앞으로 힘차게 전진합시다. 민주노총은 투쟁과정에서 상처를 입을지라도 결코 쓰러질 수 없습니다. 우리는 조직 안팎의 온갖 어려움을 돌파하고 11월5일 총파업을 성사시켜냈습니다. 자본과 정권의 탄압에 맞서 뜨겁게 일어서며 민주노총과 함께 하는 철도노조 공무원 노조는 민주노총이 결국 승리하고 말 것임을 웅변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이 자신감과 기세를 몰아 신자유주의를 역사의 무덤에 파묻어 버리는 대결전으로 동지 여러분과 함께 힘차게 달려나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02년 11월 10일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유덕상
[ 2002 전국노동자대회 결의문 ]
1970년 군사독재정권의 폭압적인 탄압 하에서 노동자의 생존권을 찾기 위해 한 노동자가 목숨을 바쳤다.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한맺힌 염원을 안고 전태일 열사는 노동자계급의 불꽃이 되어 산화해 갔다.
22년이 지난 지금 자본과 정권은 전태일 열사가 목숨과 바꾸어 지킨 근로기준법을 쓰레기로 만들려 한다.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이미 대세가 되어버린 주5일제를 핑계로 근기법개악을 강행하고 있다. 11월 5일 민주노총 총파업투쟁으로 근기법개악 음모는 일시 중단되었다. 그러나 자본과 정권은 11월 6일 근기법개악저지 총파업투쟁의 기치를 내리고 현장으로 복귀하는 노동자계급의 등에 비수를 꽂았다. 열사가 죽음으로 지킨 근기법을 개악하려는 또 다른 음모가 전격적으로 자행된 것이다. 월차휴가폐지, 주휴무급화, 생리휴가 무급화, 파견노동자 무제한 확대 등을 포함하는 경제특구법을 국회 상임위에서 통과시킨 것이다.
자본과 정권은 11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경제특구법 통과를 노리고 있다. 그리고 내년 1-2월 임시국회에서 주5일제를 빌미로 한 근기법개악을 예정하고 있다. 전태일 열사 분신 22주기를 맞이하는 오늘 근기법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지 않고서 어떻게 열사정신 계승을 말할 수 있겠는가? 우리 자신의 생존권을 어떻게 지킬 수 있겠는가? 우리의 아들딸과 후배들은 무슨 낯으로 보겠는가?
자, 이제 투쟁이다. 1300만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건 투쟁이다.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근기법개악안과 경제특구법을 폐기시키고, 노동조건 개악없는 주5일제, 비정규직철폐, 노동3권 쟁취를 위한 투쟁으로 분연히 떨쳐일어설 것이다.
<투쟁결의>
하나, 근기법개악과 경제특구법을 즉각 폐기하라!
하나, 노동탄압 중단하고, 공무원 노동3권 보장하라!
하나, 11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경제특구법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전국 각 지역의 대국회, 대정당 투쟁에 적극 참가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11월 14일 모든 조직의 임원, 상집간부, 대의원, 소위원들은 연월차, 조퇴투쟁으로 지역별 대정당 항의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특히 수도권 지역의 확대간부는 국회앞 항의투쟁에 총력 집중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이러한 투쟁에도 경제특구법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양대노총 총파업투쟁을 포함한 전국민적 저항투쟁에 돌입할 것을 결의한다!
2002년 11월 1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