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E Login

가맹산하조직별로 발급한 아이디로만 접속 가능하며, 개인 아이디는 사용 불가합니다.

search

성명·보도

[성명]경제부총리, 민주노총과 공개토론 한 번 합시다

작성일 2003.05.27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3981
< 민주노총 2003.05.28 성명서 1 >

민주노총과 경제부총리의 공개토론을 제안한다

- '대기업 노조 권익 국제수준 맞게 낮추겠다' 발언 노동문제 무지함 드러낸 것

1. 민주노총은 27일 경제부총리의 '대형사업장 노조 권익을 국제수준에 맞게 낮추고 비정규직 근로자 권익은 국제기준에 맞게 단계적으로 보장해주겠다'는 발언은 우리나라 경제관료가 노동문제에 얼마나 무지한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하며, 김진표 경제부총리에게 이 문제를 포함한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허심탄회한 공개토론을 개최할 것을 정중히 요구한다.

2. 보도에 따르면 김진표 경제부총리는 27일 한 외국은행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과거 대기업 대형사업장 노조가 강력한 교섭력을 바탕으로 1년 내내 사용주와 대립하느라 외국인투자가들이 노사관계 개선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게 됐다며 대형사업장 노조의 권익을 국제수준에 맞게 낮추겠다고 말했다 한다. 김부총리는 일단 경제자유구역에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노사관련 제도를 없앤 뒤 이런 분위기가 사회 전체로 퍼져 대기업 대형사업장 노조의 권익이 국제수준에 맞게 내려오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우리나라 노동공급 유연성이 매우 높은 수준인 점 등을 감안해 비정규직 근로자 권익은 국제 기준에 맞게 단계적으로 보장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3. 비정규직 노동자들 몫을 빼앗아 간 것은 대기업 노동자들이 아니라 재벌과 부유층들이며 사회적 분배를 하려면 재벌과 부유층을 겨냥해야 한다. 왜 뼈빠지게 일하면서 간신히 하위 중산층 수준의 생활을 하는 대기업 노동자들 타박인가. 도대체 대기업 노동자들에게서 빼앗아야 할 '국제수준을 넘긴 것'이 무엇인가? 김부총리가 국제수준을 따지려면 대학졸업까지 무료 의무교육, 의료보험 100% 적용, 노후연금 보장, 영구 임대주택 제공 등 국제수준의 사회보장부터 적용하고 나서 대기업노조의 권익을 낮춰도 낮춰야 할 것이다. 오늘날 사회문제로 폭발하고 있는 전체 노동자의 56.6%에 이르는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는 바로 김부총리가 역대정권에서 충실하게 펼쳐왔던 재벌중심의 성장위주 경제정책과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이 낳은 사회적 재앙이다. 왜 자신의 정책실패의 책임을 죄 없는 대기업노조에게 돌리는가. 외국 자본가들 앞에서 자기나라 노동자들을 1년 내내 싸움질이나 하는 집단으로 매도하는 게 경제부총리가 할 일인가? 경제자유구역은 결국 노동자들 권익을 빼앗기 위한 것임을 실토한 것인가? 경제부총리의 생각에 대해 궁금한 게 너무도 많고 하고픈 말도 너무 많다. 기꺼이 토론에 응해주길 바란다.

4. 지난 화물연대 파업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경제부처 관료들이 노동문제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을 뿐 더러 상당히 왜곡된 인식을 갖고 있어 노동계와 큰 충돌을 일으킬 요소로 잠복하고 있다. 노동부 장관은 노동계 이상으로 재계나 외국 투자가들 찾아다니면서 대화하고 노동정책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비해, 경제관료들은 노동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노동계와 전혀 대화하려 하지 않는다. 지난 3월 화물운송 관련 토론회에 건교부는 응하지 않고 있다가 화물파업 늑장대응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마당에 29일로 예정된 경제자유구역 관련 토론회에 재경부를 초청했으나 역시 거절당했다. 노동정책에는 재계 견해를 반영해야 한다면서, 노동계 의사를 무시하고 경제정책을 펼치는 것, 이것도 고쳐야 할 비정상이요 비상식이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 노동정책이 공안치안 정책으로부터 독립 해가고 있는 데 대해서는 충분히 평가하면서도, 경제정책의 부속물로 취급되는 데 대해서는 심각한 문제인식을 품고 있다. 민주노총은 김진표 부총리의 오늘 발언을 계기로 경제관료들과 노동계의 적극적인 대화와 토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또 한번 절감한다. 김부총리는 민주노총의 공개토론 요청을 부디 받아들여 오늘 발언에 대해 노동계를 납득시켜주기 바란다. <끝>


수정    삭제          목록
CLO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