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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민주노총 압수수색영장 연장 움직임에 대해

작성일 2003.09.01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4003
< 민주노총 2003. 09. 01 성명서 1 >

민주노총 압수수색영장 연장 움직임에 대해

1. 한 주일을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2가 민주노총 사무실에 출근하는 심정은 착잡하다. 수배전단과 얼굴을 번갈아 노려보는 섬뜩한 정사복 경찰의 눈초리와 마주쳐야만 사무실에 이를 수 있는 오늘 출근길은 한 순간이나마 지금이 노태우 정권 때가 아닌가 착각이 들게 한다. 영등포와 대방동, 여의도와 시흥방면 교통 요충지답게 다섯 갈래 길이 만나는 탓에 도로와 신호가 복잡할 뿐 아니라 영등포 철공소 골목을 뒤로하고 있어 골목도 복잡하기 짝이 없는 이 곳에서 늘어선 전경버스, 몽둥이를 들고 골목 요소요소를 지키는 건강한 체격의 경찰 기동대와 사복경찰을 피해 민주노총으로 갈 수 있는 길은 없다. 민주노총 압수수색영장 발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경찰은 오늘 영장을 다시 일주일 연장한다고 한다.

2. 노무현 정권, 도대체 뭘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김영삼 정권 때 창립해 김대중 정권 때 합법화되고 노무현 정권은 누구보다도 기대에 참 마음으로 맞이했건만 이게 도대체 뭔가? 9층 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사무실에 끼워 넣어 5층 민주노총 사무실에까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놓고는 청와대 모수석은 '체포영장 발부자가 민주노총 사무실에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민주노총을 적대하자는 것은 아니다' 무책임한 이야기나 하고 있다. 일주일 내내 건물에 입주해있는 사무실은 물론 주변 상인들에게까지 피해를 준 것도 모자라 이제는 또 영장을 일주일 연장하겠다는 것인가. 엊그제는 경찰의 무차별 불심검문 탓에 충돌까지 빚어져 이번 사태와 아무 관련이 없는 해고 노동자 한 사람이 구속되기에 이르렀다. 도대체 서로 남는 것이라고는 대립과 투쟁의 앙금뿐일 이런 일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여기서 깨끗이 철수하지 못하는 것은 압수수색영장 발부 자체가 억지요 무리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운 마지막 자존심 때문인가?

3. 대화를 가로막고 강경책으로 화물연대를 파괴하려던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한 정부 내 강경세력의 대책 없는 밀어붙이기 때문에 지불해야 했던 유형 무형의 피해는 지금까지로 족하다. 복귀율을 조작하고 통계를 이리저리 장난처럼 꿰 맞춰 운송 정상화를 선언한 바로 그 날 파업으로 생긴 손실이 5억 달러를 넘겼다는 발표는 무엇이며 부두 안에서 왔다갔다할 뿐 장거리 수송은 사실상 마비상태라는 엄연한 사실은 또 무엇인가. 정부는 지금이라도 대책없는 강경책을 거두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라. 민주노총과 운송하역노조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그만 거두고 문제의 해법을 찾아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이미 많은 상처를 남긴 이번 일은 현 정부 임기 4년 6개월 동안 민주노총과 노무현 정부간에 돌이킬 수 없는 화근이 되고 말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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