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2003. 10. 28 성명서 1 >
'분신자살 기획됐다' 영등포서장 발언
경찰청과 노무현 정부 공식견해인가?
- 아니라면 '인면수심' 경찰서장 즉각 파면하라
1. 보도에 따르면 최근 손배가압류와 비정규직 차별 등 노동현실에 절망한 노동자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는 데 대해 서울 영등포 경찰서장이 27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분신을 위쪽(노동계 지도부)에서 기획한 것"이라는 둥, "분신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성격이 독특하고, 학교 다닐 때도 얻어맞고 괴롭힘 당하면서 아무 말 못하다 갑자기 욱하는 친구"들이라는 둥 망언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보도가 만약 사실이라면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말이 참여정부라는 노무현 정부 주요 경찰서장의 입에서 스스럼없이 나온 것으로,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참여정부 아래서 최소한 인간에 대한 기본 예의를 갖출 줄 아는 경찰상을 바라는 것은 너무나 지나친 욕심인가?
2. 우선 정부와 경찰청에 묻고 싶다. 이것은 영등포서장 개인의 견해인가, 노무현 정부와 최소한 경찰청 차원의 공식견해인가? 만약 영등포서장 개인의 인면수심의 발언이라면 즉각 파면하라.
영등포 경찰서장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기획분신 운운하는 발언의 증거를 대라. 그렇지 않으면 민주노총은 가능한 모든 법적 책임을 묻겠다. 실제로 자신이 비정규직으로 모든 것을 가압류 당한 채 비참하게 살아봐야, 하나 뿐인 목숨을 던지는 노동자들의 참담한 현실을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3. 민주노총은 당국이 이 문제에 대해 책임 있는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아도 손배가압류와 비정규직 차별 문제가 심각해 불행한 참극까지 벌어져 노동계가 크게 격앙돼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고인들을 모독하고 유가족들의 가슴을 후벼파며 노동계를 자극하는 발언을 일삼고 있으니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손배가압류와 비정규직 차별의 현실이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하나 뿐인 목숨을 던지는 극단의 선택만은 말고 살아서 함께 싸워 문제를 해결하자는 노동계의 절규가 들리지 않는가.
4. 영등포서장을 즉각 파면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경찰청 나아가 노무현 정부의 공식 견해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그에 합당하게 대응하겠다. 정부당국은 즉각 책임 있는 태도를 밝혀라. <끝>
□ 영등포서장 망언 항의방문 - 2003.10.28(화) 11:00 영등포 경찰서 앞 (100여명 예정)
□ 민주노총 노동탄압 규탄·이라크 파병 중단 촉구 시국농성 돌입 (서울과 주요도시 일제히 - 서울은 서울역 앞 28일 15시부터 단병호 위원장 등 지도부 / 29일 오전 서울역 농성장서 시민사회단체 공동회견 )
* 한겨레 2003.10.28 기사 참조
“노동자 분신 기획 느낌” 영등포서장 발언 물의
일선 경찰서장이 최근 잇따르는 노동자들의 분신과 관련해 노동계 지도부에 의한 ‘기획분신’ 가능성을 언급해 물의를 빚고 있다.
김성훈 서울 영등포경찰서장(경찰대 1기)은 27일 오전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거 학생운동이 거셀 때를 생각해보면 요즘도 거기 위쪽(노동계 지도부)에서 기획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며 “중요한 건 한 개인의 분신이 아니라 단병호(민주노총) 위원장 등의 머릿속에 뭐가 있는가 하는 거다. 지도부에서 노동자의 분신을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내가 볼 때 요즘 (노동자 분신이 잇따르는 상황이) 감이 안좋다”며 “지금 상황이 시기적으로 전태일의 경우와는 달라서 그토록 극한 상황까지는 아니고, 자살이 잇따를 만한 때가 아닌데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것은 다른 게 있는 거다”라고 주장했다.
김 서장은 이어 “분신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성격이 독특하고, 대다수 분신은 우발적”이라며 “학교 다닐 때도 얻어맞고 괴롭힘 당하면서 아무 말 못하다 갑자기 욱하는 친구가 있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김 서장은 지난 26일 서울 종묘공원 집회에서 이용석(31)씨가 분신한 뒤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원 등 300여명이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농성하는 것과 관련해, 기자들과 대화하던 중이었다.
이후 김 서장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다시 기자실로 찾아와 “분신은 사회적으로 굉장히 특이한 현상이기 때문에 아이디어 차원에서 (기사) 기획을 해보라는 뜻이었다”며 “나는 최근에 노동자 분신과 관련해 정확한 사실을 알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손낙구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은 “극한 상황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사정을 모른 채 격앙된 노동자들을 자극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근거를 대지 못하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분신자살 기획됐다' 영등포서장 발언
경찰청과 노무현 정부 공식견해인가?
- 아니라면 '인면수심' 경찰서장 즉각 파면하라
1. 보도에 따르면 최근 손배가압류와 비정규직 차별 등 노동현실에 절망한 노동자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는 데 대해 서울 영등포 경찰서장이 27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분신을 위쪽(노동계 지도부)에서 기획한 것"이라는 둥, "분신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성격이 독특하고, 학교 다닐 때도 얻어맞고 괴롭힘 당하면서 아무 말 못하다 갑자기 욱하는 친구"들이라는 둥 망언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보도가 만약 사실이라면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말이 참여정부라는 노무현 정부 주요 경찰서장의 입에서 스스럼없이 나온 것으로,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참여정부 아래서 최소한 인간에 대한 기본 예의를 갖출 줄 아는 경찰상을 바라는 것은 너무나 지나친 욕심인가?
2. 우선 정부와 경찰청에 묻고 싶다. 이것은 영등포서장 개인의 견해인가, 노무현 정부와 최소한 경찰청 차원의 공식견해인가? 만약 영등포서장 개인의 인면수심의 발언이라면 즉각 파면하라.
영등포 경찰서장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기획분신 운운하는 발언의 증거를 대라. 그렇지 않으면 민주노총은 가능한 모든 법적 책임을 묻겠다. 실제로 자신이 비정규직으로 모든 것을 가압류 당한 채 비참하게 살아봐야, 하나 뿐인 목숨을 던지는 노동자들의 참담한 현실을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3. 민주노총은 당국이 이 문제에 대해 책임 있는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아도 손배가압류와 비정규직 차별 문제가 심각해 불행한 참극까지 벌어져 노동계가 크게 격앙돼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고인들을 모독하고 유가족들의 가슴을 후벼파며 노동계를 자극하는 발언을 일삼고 있으니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손배가압류와 비정규직 차별의 현실이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하나 뿐인 목숨을 던지는 극단의 선택만은 말고 살아서 함께 싸워 문제를 해결하자는 노동계의 절규가 들리지 않는가.
4. 영등포서장을 즉각 파면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경찰청 나아가 노무현 정부의 공식 견해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그에 합당하게 대응하겠다. 정부당국은 즉각 책임 있는 태도를 밝혀라. <끝>
□ 영등포서장 망언 항의방문 - 2003.10.28(화) 11:00 영등포 경찰서 앞 (100여명 예정)
□ 민주노총 노동탄압 규탄·이라크 파병 중단 촉구 시국농성 돌입 (서울과 주요도시 일제히 - 서울은 서울역 앞 28일 15시부터 단병호 위원장 등 지도부 / 29일 오전 서울역 농성장서 시민사회단체 공동회견 )
* 한겨레 2003.10.28 기사 참조
“노동자 분신 기획 느낌” 영등포서장 발언 물의
일선 경찰서장이 최근 잇따르는 노동자들의 분신과 관련해 노동계 지도부에 의한 ‘기획분신’ 가능성을 언급해 물의를 빚고 있다.
김성훈 서울 영등포경찰서장(경찰대 1기)은 27일 오전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거 학생운동이 거셀 때를 생각해보면 요즘도 거기 위쪽(노동계 지도부)에서 기획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며 “중요한 건 한 개인의 분신이 아니라 단병호(민주노총) 위원장 등의 머릿속에 뭐가 있는가 하는 거다. 지도부에서 노동자의 분신을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내가 볼 때 요즘 (노동자 분신이 잇따르는 상황이) 감이 안좋다”며 “지금 상황이 시기적으로 전태일의 경우와는 달라서 그토록 극한 상황까지는 아니고, 자살이 잇따를 만한 때가 아닌데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것은 다른 게 있는 거다”라고 주장했다.
김 서장은 이어 “분신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성격이 독특하고, 대다수 분신은 우발적”이라며 “학교 다닐 때도 얻어맞고 괴롭힘 당하면서 아무 말 못하다 갑자기 욱하는 친구가 있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김 서장은 지난 26일 서울 종묘공원 집회에서 이용석(31)씨가 분신한 뒤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원 등 300여명이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농성하는 것과 관련해, 기자들과 대화하던 중이었다.
이후 김 서장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다시 기자실로 찾아와 “분신은 사회적으로 굉장히 특이한 현상이기 때문에 아이디어 차원에서 (기사) 기획을 해보라는 뜻이었다”며 “나는 최근에 노동자 분신과 관련해 정확한 사실을 알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손낙구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은 “극한 상황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사정을 모른 채 격앙된 노동자들을 자극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근거를 대지 못하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