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재벌 개혁은 노사관계 개혁의 기본조건이다.

최근 검찰은 그동안 불법정치자금으로 수사를 받아오던 대기업회장들에 대해 수사를 포기하고 무혐의 방침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동시에 그동안 외국으로 도피성 출국을 했던 재벌오너들이 속속 귀국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 재벌총수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다고 한다.
참으로 답답한 현실이다. 재벌과 정치권의 정경유착은 이렇게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태는 한국사회에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선진사회로 진입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놓친다는 점에서 대단히 우려할만한 일이다.
생각해보면 한국사회의 발전에서 재벌을 비롯한 대기업들의 노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발전의 원동력은 그동안 열악한 현장에서 세계최대의 산재공화국, 세계 최고의 최장시간 노동으로 생산을 감당해왔던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있었다.

오히려 대기업들은 정치권력과의 유착 속에서 각종 특혜로 이권을 따고 쉽게 돈을 버는 풍토에 젖어왔다. 그러한 안일한 경영풍토에서 IMF를 맞이하게 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경제회복의 길은 멀게만 느껴진다. 재벌들의 정치자금에 대한 수사는 단순히 부정비리를 뿌리뽑는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고질적 정경유착을 단절시킴으로서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지금도 비정규직문제를 포함하여 우리 사회의 노사문제를 풀기위해서는 이러한 재벌들의 정경유착을 단죄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해서 오로지 기술력으로 인정받는 투명한 사회로 만드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지금 검찰의 수사포기는 한국사회개혁의 포기를 의미한다. 중단없는 철저한 수사만이 한국을 새로운 발전의 단계로 올려놓을 수 있다. 정부와 검찰의 보다 철저한 재벌개혁을 촉구한다.

2004. 5. 2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