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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대회사]“120년의 외침, 일할 권리 단결할 권리 보장하라!”

작성일 2010.04.30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3128

[120주년 세계노동절 대 회 사]
“120년의 외침, 일할 권리 단결할 권리 보장하라!”

"만약 그대가 우리를 처형함으로써 노동운동을 쓸어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우리의 목을 가려가라! 너희는 하나의 불꽃을 짓밟아 버릴 수 있다. 그러나 사면팔방에서 끊일 줄 모르는 불꽃은 들불처럼 타오르고 있다"

120년 전 시카고에서 독점자본가들의 음모로 처형당한 미국 노동운동 지도자의 최후진술입니다.

지금 이명박 정권은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그리고 민주노총을 죽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명박-한나라당의 일방독주와 민주주의 후퇴에 만족한다면 민주노총을 죽이라고 합시다. OECD 최고의 산재율과 최저의 행복지수에 만족한다면 노동조합을 죽이라고 합시다. 씻을 곳도 먹을 곳도 없이 일해야 하는 처지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면 차라리 우리를 죽이라고 합시다.

이명박 정부는 노동자 서민의 삶을 구할 능력도 생각도 없습니다. 입만 열면 선진화와 국격을 말하지만, 정작 선진적 인식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저들이 말하는 선진화는 혹세무민의 구호이며 노동착취의 음모였습니다. 차별은 노동자 서민을 가르고 분열시키는 지배통치의 열쇠였고, 비정규직 등 저임금 빈곤층은 늘어만 갑니다. 정치는 독재로 회귀하고 법은 억압의 노리개로 전락했습니다. 개발은 사람을 잡아먹다 못해 4대강 사업은 소박한 산하까지 집어삼키려 합니다. 민족의 운명도 위태롭습니다. 평화는 서해에서 침몰하고 권력자들은 같은 민족을 향한 전쟁을 선동합니다. 노동자 서민의 자식들을 다시 사지로 내몰려합니다. 과연 이 나라에 희망이 있습니까!

재벌의 곳간은 차고 넘치고 정부는 가파른 경기회복이라 자랑하며 서로가 비즈니스 프랜드리를 칭송합니다. 하지만 노동자 서민의 삶은 팍팍하기만 합니다. 그나마 근근이 살아가는 최저임금을 깎는 것이, 금지된 비정규직 파견노동을 합법화하고 확대하는 것을 고용정책이라며 내세우는 정부입니다. 400만이 넘는 실업은 여느 서민 자녀들의 기본 스펙이 되었고, 일하는 노동자들도 구조조정과 임금삭감 협박에 매일 매일이 불안합니다. 기업이 돈이 없어 고용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고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돈을 버는 시대입니다. 현실은 가진자들의 부가 노동자 서민의 땀과 권리를 착취한 결과라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더 많은 착취는, 더 많은 억압을 통해 가능했습니다. 정부와 자본은 노조전임자 임금을 주지 않겠다며 야합하더니, 근심위에서는 기어이 전임자를 없애고 이참에 노조활동 자체를 금지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냈습니다. 제 멋대로 단협을 파기하고 파업은 무조건 불법이라 합니다. 단체교섭과 파업권이 봉쇄된 전교조와 공무원노조는 아예 설립조차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특수고용노동자의 굴레도 서러운데 특수고용노동자가 있으면 노조가 아니라며 건설노조, 운수노조를 겁박합니다. 노동3권은 총체적인 위기에 처했습니다. 국민들은 좋은 일자리를 원하고 있지만 정부와 자본은 권리를 빼앗긴 임금노예로 살든가 실업자로 죽으라며 나 몰라라 합니다.

노동기본권에 대한 억압은 민주주의에 대한 억압과 나란히 진행됩니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법전 속의 죽은 권리일 뿐 더 이상 거리의 권리가 아닙니다. 여전히 경찰은 권력의 몽둥이일 뿐이며, 부끄러운 줄 모르고 기세가 등등합니다. 민주주의를 향해 마구잡이로 기소권을 남용하는 검찰은 향락과 부패로 썩을 대로 썩었습니다. 이런 검경을 앞세워 정권은 방송과 언론을 장악했습니다. 지금도 정부는 파업 중인 MBC를 향해 호시탐탐 음모를 꾸미고 있습니다. 경찰은 물론 선거부정을 막자고 만든 선관위까지 관건 부정선거에 앞세울 지경이니 이명박 정권의 강압통치와 오만이 어디까지 달했는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노동기본권이 사라지고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현실에서 사회공공성을 요구하는 것이 무망할 따름입니다.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기초노령연금과 실업수당 확충, 영세사업장의 사회보험과 퇴직금 적용, 의료‧교육‧물‧에너지‧철도 등 필수공익사업에 대한 사유화 중단, 대형마트 규제 등의 요구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것이 이명박 정권입니다. 그러니 정부권력으로부터 오랜 푸대접을 받아 온 농민들의 깊은 주름은 아예 잊혀져버릴 지경입니다. 대북 쌀지원으로 남북관계도 개선하고 농민도 살리자고 했지만 정부는 도리어 선제공격 운운하며 대북 강경책에만 골몰할 뿐입니다. 이상 기후와 질병확산에 대한 농가대책을 마련하지는 못할망정 정부가 농민들 스스로 마련한 대책까지 훼방 놓는 격입니다.

이처럼 이명박 정권 아래 우리 사회는 노동, 경제, 정치, 문화 어느 하나 위험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국민들께 호소합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 나서야 합니다. 너나없이 앞장서야 합니다. 노동자들이 앞장서고 학생들이 나서야 합니다. 노동자와 농민이 연대하고, 학생과 빈민이 손을 맞잡아야 하며, 연령과 성별을 넘어 진보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모든 국민이 일어서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작년에 이어 오늘 5월 1일 120주년 세계노동절 역시 다양한 계급과 계층이 어우러지는 범국민대회로 개최합니다. 범국민대회의 연대는 한 번의 행사로 그치지 않습니다. 노동기본권이 민주주의라는 인식 아래, 우리는 5~6월 총력투쟁에 나선 노동자들과 지속적으로 연대할 것이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지방선거의 승리를 일구어 다시금 온 국민과 함께 6월 항쟁을 계승하는 실천을 펼치기를 희망합니다. 오늘 5월 1일은 그 희망의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에게 경고합니다. 억압은 저항을 누르지 못하고 반역은 진보를 죽이지 못합니다. 결국 권력은 국민을 이기지 못합니다. 진정한 사죄와 반성만이 살길임을 자각하기 바랍니다. 정부는 물론 전 사회를 향해 오늘 우리는 4대 요구와 20대 과제를 선포합니다. 이 당면 과제는 노동자 서민의 생존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시대적 요청입니다. 이 요청을 거부하는 권력은 심판받을 것이며, 이 요청과 함께 하는 모든 국민들에게 그 영광이 돌아갈 것입니다.

2010. 5. 1
전국민주노동조합 총연맹 위원장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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