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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구미 KEC 김준일 지부장 분신, 더 큰 참사 막아야 한다

작성일 2010.10.31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3842

[기자회견문]

구미 KEC 김준일 지부장 분신, 더 큰 참사 막아야 한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어제(10월 30일) 저녁 9시 50분 경 김준일(46세) 금속노조 구미지부장이 분신하는 일이 벌어졌다. 김지부장은 현재 얼굴 부위 3도의 중화상으로 하루이틀 용태를 지켜보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이다.

김지부장은 어제 저녁 7시부터 회사측과 막판 교섭을 진행하고 있었고 교섭이 결렬되어 자리를 뜨는 순간 경찰병력이 교섭장에 난입하여 노조간부들을 연행했고 김지부장은 화장실로 피신하여 몸에 신나를 붓고 항거하였으나 경찰이 이를 무시하고 연행을 시도하자 분신을 한 것이다. 이후 경찰은 위중한 김지부장을 구미 순천향병원과 차병원, 대구 푸른병원 등 몇 번씩이나 병원을 옮겼다가 민주노총의 강력한 요구로 오늘(10월 31일) 새벽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러한 사태는 이미 예견되었던 바이다. 위험물질이 가득한 밀폐된 공장을 점거한 조합원들에게 10일이 넘도록 물과 음식물, 심지어 생리대 반입조차 막는 반인륜적인 처사가 계속되었고 회사와 경찰은 대화를 통한 해결은커녕 교섭을 빌미로 지부장을 불러내어 연행하려 했던 것이다. 특히 경찰관계자들이 협상의 여지가 없으니 노조를 고사시키겠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었으니 이번 사태는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더 큰 참사를 막아야 한다.

김지부장의 용태도 걱정스럽지만 지금 농성현장은 무슨 참사가 벌어질지 모를 심각한 상황이다. 주요 간부들은 농성돌입 때부터 유서에 가까운 편지를 가족들에게 남겼고, 생사고락을 같이하던 간부들이 연행되고 지부장이 분신하여 생명이 경각에 달린 상태에서 농성조합원들은 격앙되어 있으며 위험물질이 가득한 밀폐된 반도체 공장안은 화약고와 같다. 회사와 경찰이 농성조합원을 자극하거나 정부당국이 사태의 원만한 해결노력을 보이지 않을 경우 구미 KEC 공장은 용산참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끔찍한 사태로 비화될 것이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더 큰 참사는 막아야 한다.

이에 민주노총은 정부와 회사에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농성현장에 배치된 경찰병력과 용역직원들을 철수 시킬 것

둘째, 농성조합원들에게 의료진과 식량 및 생필품을 제공할 것

셋째, 직장폐쇄 철회 등 사태해결의 구체적인 의지를 표시할 것

넷째, 국회차원의 진상조사와 책임자를 처벌할 것.

이상의 요구는 이미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이다. 정부는 G20 서울회의를 앞두고 국제사회 갈등해결의 조정자 운운하고 있지만 국내 상황조차 해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조정을 입에 올릴 수 있으며 인권과 노동권을 짖밟으면서 무슨 국격과 선진화를 논할 수 있을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KEC 사태의 해결 없이는 G20도 없다.

사태해결 없이는 전면전밖에 없다.

지금의 상황은 반노동정책으로 일관해온 이 정권이 자초한 것이며 정권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 노동3권이 사라지고 노사자율도 없이 정부의 부당한 개입과 공권력의 힘만으로 노동조합과 노동자를 탄압하는 상황은 극렬한 저항을 초래한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조차 기만으로 모면해 보려고 한다면 우리의 선택은 정권에 대한 전면전 밖에 없다.

민주노총은 사태가 더 악화되지 않게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야5당은 공동으로 진상조사를 실시하기로 하였고 양식있는 시민사회 역시 민주노총과 함께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당국이 지금까지와 같이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한다면 민주노총은 전면적인 저항과 투쟁을 조직할 수밖에 없다. 11월 7일 전국노동자대회와 11월 11일 G20규탄투쟁 등 민주노총 차원의 대규모 집회와 행사를 앞둔 지금, 선택은 정부당국의 몫이다. 살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야만의 시대, 인권과 생명을 경시하는 독재정권에 대해 저항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생명이 쓰러질 것인 바, 민주노총은 투쟁할 수밖에 없다.

2010.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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