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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최저임금노동자 1200년 일해야 삼성전자 이사 연봉

작성일 2012.09.14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4562

[논평]

최저임금노동자 1200년 일해야 삼성전자 이사 연봉

- 어떤 경제민주화가 필요한지 말하는 현실 -

 

 

13일 금융감독원이 삼성전자 등 대기업 임원 및 직원들의 임금분석 결과를 발표했다고 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기이사의 평균연봉은 109억 원으로 직원의 평균연봉의 139.7배에 달하고, 최저임금 노동자가 삼성전자 이사들의 연봉을 벌려면 1200년을 일해야 한다고 한다. 2012년 최저임금은 시급 4,580원으로 올해 3월 통계청이 발표한 칼국수 한 그릇 평균가격(5,378원)에도 못 미친다.

 

이러한 격심한 임금격차는 이른바 상대적 박탈감을 넘어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차별이 기업사회에 뿌리박혀 있음을 느끼게 한다. 또한 최근 회자되고 있는 경제민주화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도 말해준다. 노동을 일개 수단이나 비용으로 여기고 지나치게 자본이 우위에 선 한국의 기업시스템과 총수가 모든 것을 지배하고 노동자 위에, 국민 위에 군림하는 기업문화는 가장 대표적인 반민주적 문화이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들의 일상을 규정하고 있다. 이런 경제적 토대 위에선 정치적 민주화도 제구실을 할 리 없다. 실지로 CEO대통령 치하에서 민주주의는 후퇴를 거듭하고 있지 않는가.

 

이에 반해 외국에는 고어(Gore)라는 기업이 있다. 14년 연속 <포춘>이 정한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에 속했는데, 이 기업에는 지배자가 없으며 직급도 없다고 한다. 대신 리더가 있을 뿐이며 회사 명함에도 직급대신 동료(Associate)라는 명칭만 있다고 한다. 스페인의 협동조합그룹 몬드라곤의 운영 원칙에는 이런 것도 있다. △1인1표에 기초한 민주적 운영. 즉 많은 투자가 더 많은 권리를 의미하지 않는다. △노동자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노동자평의회에 최고 결정권 부여 △자본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보조적 도구 △임금의 균등화 추구 △사회민주화와 정의, 평화 등 보편적 가치 확산 등. 이에 따라 그룹의 최고임금은 최저임금의 10배를 넘길 수 없다고 한다.

 

이러한 외국 사례는 아직 보편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향할 수 없는 몽상도 아닌 엄연한 현실이다. 반면 한국 기업의 현실은 독재사회라고 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 물론, 삼성전자는 청년들이 취업하기 선호하는 회사이긴 하다. 그러나 이는 그만큼 한국의 노동조건이 후진적이고 열악하다는 반증이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것은 삼성의 노조탄압과 초과노동, 비인간적 조직문화가 결코 아니다. 청년들의 현실은 그저 심각한 실업을 탈출하기 위해선 임금노예도 감내해야만 하는 고단한 우리사회의 한 풍경인 것이다. 이를 넘어 경제민주화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노동 반민주 기업문화를 청산하고 노동존중의 기업사회로 진입해야 하며, 대기업과 영세업자, 임원과 직원,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각종 지배와 차별, 지나친 격차를 없애는 일이 핵심이다.

 

 

2012.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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