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E Login

가맹산하조직별로 발급한 아이디로만 접속 가능하며, 개인 아이디는 사용 불가합니다.

search

성명·보도

[논평]선거일 유급휴일 지정에 반대하는 경총입장 반박 - “평일에 죽어라 일하면 일요일에나 투표하게 해주겠다?”

작성일 2012.09.12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4458

[논평]

- 선거일 유급휴일 지정에 반대하는 경총입장 반박 -

진심으로 투표시간도 정치기본권도 노동자에겐 주기 싫다는 경총

평일에 죽어라 일하면 일요일에나 투표하게 해주겠다?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등 노동자의 박탈된 참정권을 회복시키기 위한 운동과 그와 관련한 제도개선안을 제시하자 경총이 반박 입장을 발표했다. 주장의 핵심은 선거일을 유급휴무로 하면 사장님들의 임금부담이 가중되므로 일부 선진국처럼 일요일에 선거를 실시하자는 것인데, 이는 사실 노동자들에게 동등한 정치기본권을 보장해주는 민주주의보다 자신들의 돈 벌이가 더 중요하다는 진심을 드러낸 주장일 뿐이다.

 

경총이 예로든 선진국의 다수는 절대 노동시간 자체가 적고, 주말 또한 광범위하게 보장된 터라 휴일투표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적다. 게다가 평일에 선거를 실시하는 경우에도 선거참여를 매우 적극 보장하고, 심지어 투표한 국민에게 다양한 보상을 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한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오래 일하고, 명목상 주5일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일요일 등 주말에도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셀 수 없이 많다. 그런 노동자들에겐 그나마 일요일이라도 노동자 개인과 가족만을 위한 휴식시간이 간절하다. 이를 또 희생하고 투표에 할애하라는 것은 평일에 죽어라 일하면 일요일에나 투표하게 해주겠다는 말과 뭐가 다른가.

 

게다가 한국에선 헌법이 보장한 투표권을 요구했다가는 해고를 각오해야 하는 지경이다. 이렇듯 선진국과 한국은 노동을 존중하는 사회적 환경 자체가 다른 조건을 무시한 채, 경총이 자신들의 비용부담을 이유로 선거일 유급휴무제를 반대하는 것은, 거듭 말하지만 노동자의 참정권이 박탈되든 말든 민주주의가 실현되든 말든 오직 돈 벌이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천박한 논리에 불과하다. 경총은 선거일 유급휴무를 반대하기 이전에 최장시간노동과 저임금노동이라는 고단한 현실 먼저 반성하고 개선해야 한다.

 

경총은 무슨 자격으로 하루의 벌이로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자영업자와 일당 노동자 핑계를 대는가. 그들의 삶이 아슬아슬하고 불안한 것은 시장을 지배하고 부를 독식하는 대기업을 비롯한 자신들의 책임이 아닌지 돌아보는 것이 양심이 아닌가. 대책이랍시고 노동자 등 약자들의 휴식시간을 갉아먹을 궁리나 하면서 약자들을 핑계로 약자들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반대하고 나서는 것은 치졸한 논리다. 다시 말하지만 정히 일요일 선거제를 실시하고 싶다면, 최장 노동시간을 먼저 줄이고 비정규직 저임금부터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길 바란다. 민주노총이 제기한 참정권의 문제는 노동자도 차별 없이 민주주의를 누려야 한다는 원칙이자, 동시에 노동기본권은 물론 정치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반노동사회의 현실을 고발하고 개선하자 하는 취지임을 경총은 제대로 이해하길 바란다.

 

 

2012. 9. 12.

CLO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