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노동자 순직 1주기 성명 >
행복한 교사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서이초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 1년이 지났다. 새내기 청년 교사를 지키지 못한 슬픔과 숱한 악성 민원으로 교육현장이 무너진 현실에 분노한 교사들이 거리로 나섰다. 누적 인원 77만 명이 참여한 교사 집회는 많은 것을 바꾸었지만, 또한 아직도 많은 것이 바뀌지 않았다. 교사에게 민원과 업무가 집중되는 학교현장은 여전하고, 또 다른 교사들의 죽음은 순직 인정조차 받지 못했다. “우리는 안전한가요?”, 여전히 물음만 가득한 이 질문을 안고 1주기가 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마련한 ‘순직교사 온라인 추모공간’에는 떠나간 선생님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과 더 나은 교육현장을 바라는 마음이 쌓이고 있다.
“학생들도 교육자도 안전한 교육환경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 “또 다른 선생님들을 더는 잃고 싶지 않지만 점점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질 것 같지 않다고 매일 느낍니다.”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지 않기를. 대한민국이 배우는 것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 너무 미흡합니다.”“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뜻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고 그렇게 떠나시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교권보호 5법(교육기본법,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교원지위법, 아동학대처벌법)이 올해 3월부터 시행되었지만 여전히 학교현장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나 악성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교사의 무한 책임만을 강요한 체 ‘존경받는 교사’가 ‘극한직업’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현장교사들이 외친 목소리를 깊이 새겨 교권 확립과 교육현장 정상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고 “부당한 민원을 선생님 혼자 외롭게 감내하는 일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현장의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교사 고충 상담 건수는 전년도 하반기 839건보다 증가한 1246건으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시기 조사된 숫자와 비교해도 훨씬 증가했다. 오히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것은 교사 정원 축소나 현장 혼란을 야기한 준비 안 된 늘봄학교 같은 반노동, 졸속 정책이었다.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부와 국회에 요구한다. 서이초 교사노동자 순직 1주기를 맞아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아동복지법과 관계 법령을 개정하여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고 각종 민원 대응 체계를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교사의 교육 활동을 보호하는 것은 교사 개인의 노동 환경을 개선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행복한 교사가 행복한 아이를 만들 수 있다.
민주노총은 서이초 순직교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50만 교사노동자들의 교육할 권리와 나아가 온전한 노동기본권과 정치기본권 보장을 위해 함께 연대하고 투쟁할 것이다.
2024. 7. 18.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