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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강남 은마아파트 청소노동자 김씨의 죽음이야 말로 인재

작성일 2011.07.28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3718

[논평]

강남 은마아파트 청소노동자 김씨의 죽음이야 말로 인재 


기록적인 폭우로 유명을 달리한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빌며, 비탄에 잠겼을 가족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더불어 정부와 서울시에는 한강르네상스네 디자인서울이네 하며 외관을 치장하는 사치성 행정에 몰두하기에 앞서 국민의 안전한 생활과 그 삶의 질에 대해 먼저 고민하길 당부한다. 도시의 외관을 꾸미는 것 자체가 나쁠 것은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연재해에 대비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고, 정리해고나 실업과 같은 사회적 재앙으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키는 일이다. 그럼에도 오세훈 시장은 정작 필요한 삶의 안전망을 갖추는 것은 내팽개친 채 생색내기에 용이한 도시치장에만 몰두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수마가 인재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수마는 어김없이 가장 낮은 곳에 있던 이들의 생명을 앗아간다. 그 가운데 강남 은마아파트 청소노동자 김씨의 죽음은 대처가 부실한 관계 당국의 인재를 넘어, 우리 사회의 슬픈 단면을 보여준다. 정부도 대처하지 못한 엄청난 폭우에 고령의 김씨는 아파트 침수에 대처해야 한다며 평소보다 2시간 일찍 새벽출근을 서둘렀다. 15층 은마아파트의 절반은 그가 청소하는 일터였고, 아침 8시부터 16시까지 6년 동안 그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그 일을 홀로 해냈다고 한다. 그러고 받은 월급은 70만원도 안 됐다. 그는 침수된 아파트 지하실에서 감전사로 사망했다. 평생을 고된 노동에 짓눌려왔을 그에겐 한 장의 영정사진조차 없었다고 한다. 

이 죽음에 대해 관리소 측 책임자는 김씨가 위험하게 지하로 들어간 것이 문제라고 했다. 일말의 책임조차 피해보려는 떠넘기기가 아닐 수 없다. 당시 지하실에서 물을 퍼내던 이들은 김씨만이 아니었다. 이는 회사의 요구가 있었음을 방증한다. 김씨의 동료들도 “비가 내릴 때면 아파트 지하의 물을 퍼내지 않으면 관리소의 질타가 있었다”는 증언을 하고 있다. 만에 하나 회사 측의 말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회사는 말리지 못한 자신들을 자책했어야 양심이 아닌가. 위험도 마다않는 노동자들의 책임감에 감사를 표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최근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그들은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서럽게 살고 있다. 그 서러운 삶과 서러운 죽음을 애도하지는 못할망정 욕되게 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냉혹한 돈과 자본의 논리가 우리 사회에 팽배하다. 이러고서야 자연재해든 인재든 사회적 재앙이든 사람을 먼저 살릴 희망이 무망하다. 청소노동자 김씨의 회사는 책임을 시인하고 반성함으로써 고인의 마지막 길에 애도를 표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와 더불어...

 

2011.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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