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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보도자료] 원청 동양건설산업 사과 및 재발방지대책 촉구 기자회견

작성일 2024.02.02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121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운동본부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충북운동본부

보도자료

배포

202421()

문의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운동본부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국장 장안석 010-9002-8563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충북운동본부

(민주노총충북본부) 총무부장 이주용 010-5551-1450

 

 

 

 

충북 오송 파라곤 아파트 건설현장 25층 높이에서 추락 사망한

베트남 이주노동자 쿠안 님 중대재해

원청 동양건설산업 사과 및 재발방지대책 촉구 기자회견

 

 

 

일시 : 202421() 오후 1

장소 : 동양건설산업 서울 본사 앞(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544(청담동)

 

 

 

1. 취지

- 지난 202376일 동양건설산업이 시공하는 청주 오송 파라곤 2차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베트남 이주노동자 2명이 25층 높이에서 작업 중 추락해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습니다.

 

 

- 이 사고로 숨진 쿠안 씨(당시 37)의 아내 레티화 씨는 원청 동양건설산업에 대해 무엇보다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지난 12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으로 입국해 충북지역에서 민주노총 및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운동본부와 대응에 나선 상태입니다.

 

 

- 이에 따라 원청 동양건설산업과의 첫 교섭이 지난 123() 오후 2시 재해발생 현장인 오송 파라곤 2차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진행되었고, 오늘 21() 오후 2시에 2차 교섭이 동양건설산업 서울 본사에서 예정되어 있습니다. 유족은 지난 1차 교섭을 통해 요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진정성 있는 사과, 중대재해를 막기 위한 재발방지대책, 그리고 고인과 유족에 대한 예우입니다.

 

 

- 21() 교섭에 앞서 오후 1시에 유족이 참여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청에 대한 요구를 다시 한번 공개적으로 밝히고, 이 중대재해에 책임이 있는 원청 동양건설산업이 성실한 자세로 교섭에 임할 것과 유족의 정당한 요구에 대한 사측의 답변을 제출할 것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곧 다가오는 설은 베트남에서도 가장 큰 명절입니다. 설에는 유족이 고국에서 가족과 함께 고인을 보낼 수 있도록, 그 전까지 원청 동양건설산업이 전향적인 태도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 한편, 이 사건은 현재 대전지방노동청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며, 유족 역시 당사자로서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으로 고소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또한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노동자가 건설현장에서 당한 중대재해 사건인 만큼, 건설현장 이주노동자의 안전보건 실태를 개선하는 계기가 되도록 함께 대응해나갈 것입니다.

 

 

- 귀 언론사의 적극적인 관심과 보도를 당부드립니다.

 

 

2. 기자회견 순서

- : 이주용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총무부장

- 발언 1 : 유족 레티화 씨 (중대재해 희생자 쿠안 씨 아내)

- 발언 2 : 권수정 민주노총 부위원장

- 발언 3 : 박옥주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본부장

- 발언 4 : 손익찬 변호사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운동본부)

- 발언 5 : 우다야라이 이주노조 위원장

- 기자회견문 낭독 : 안건수 이주민노동인권센터 소장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충북운동본부)

 

 

3. 참고 : 동양건설산업 오송 파라곤 2차 아파트 공사현장 중대재해 개요

- 현장 : 충북 청주시 오송 파라곤센트럴시티 2차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

- 원청(시공사) : 동양건설산업

- 경위 : 베트남 국적 30대 이주노동자 2명이 갱폼(외벽 거푸집)에서 작업 중 갱폼이 추락하며 25층 높이에서 추락사.

- 해당 현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재해자 개요

- 성명 : Nguyen Ngoc Quang (쿠안)

- 생년월일 : 1987716

- 가족관계 : 아내(Le Thi Hoa, 33), 자녀 2(10세 딸, 6세 아들)

 

 

재해 경위

- 본래 갱폼 조립/해체/인양 시 크레인 같은 인양장비에 매다는 등 안전조치를 취한 후에 기존 고정철물 해체 등의 작업을 진행해야 하나, 본 사건에서는 갱폼을 크레인에 결속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 진행, 이에 따라 갱폼이 안정적으로 지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내부에서 작업하던 노동자들이 갱폼과 함께 추락.

[발언 1] 민주노총 권수정 부위원장

이것은 살인입니다. 왜 떨어져 죽습니까? 까마득한 25층 높이에 사람을 올려 일을 시킬때는 떨어지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해야 하는 의무가 회사에 있습니다. 당연한 것 아닙니까? 이게 어려운 얘기입니까? 안전조치를 하면 25층이든, 30층이든 안떨어지고 안죽습니다. 간단한 얘기입니다. 동양건설산업이 안전장치없이 쿠안씨를 25층 고공으로 내몰아 죽였습니다. 이 전형적이고 무책임한 기업살인이 발생한 것이 지난해 76일입니다.

 

 

쿠안씨에게는 베트남에 아내와 두아들이 있었습니다. 남편이 죽었는데, 어느 한 놈 해명도 사과도 없이, “소송을 하지 않는다면 합의금을 주겠다”“빨리 합의금을 수령하지 않으면 아예 못받을 수도 있다.” 레티화씨는 협박을 들었습니다.

남편이 죽었는데, 사과도 없이, 왜 죽었는지도 모르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남편을 살인한 죄를 묻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받아야 하는 목숨값은 얼마란 말입니까?

, 이런 기가막힌 일이 다 있습니까? 동양건설산업은 살인만 한 것이 아니라, 살인을 은폐하려는 범죄도 저질렀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있으면 뭐합니까? 사람이 죽고 6개월이 지나도록 왜 동양건설산업 대표이사는 아직 구속되지 않았습니까? 경찰은 뭐하고, 노동부는 뭐하고, 검사는 뭐하고 있습니까?

살인자 동양건설산업 대표이사를 처벌해야 하는 국가기관이 이를 방기하고 시간만 끌고 있으니 그사이 회사는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유족을 협박한 것입니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이미 지난 1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중인 중대재해처벌법을 유예시키려는 협상을 하고 있으니 한심합니다. 국회의원 배현진씨가 돌에 맞아 죽었어도 처벌의 유예를 협상하시겠습니까. 정신들 차리시기 바랍니다. 사람 목숨은 국회의원에게도 이주노동자에게도 하나입니다.

 

 

오늘 교섭에 나오는 동양건설산업에게 말합니다. 아직도 대표이사가 구속되지 않았으니 유감입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서 안전장치 없이 25층 높이로 노동자를 내몰아 죽이고 6개월이 지나도 처벌되지 않으셨으니, 참 좋으시겠습니다.

그러나 여기까지입니다. 당신들은 이미 할 수 있는 범죄를 다 하였고, 이제 책임을 질 시간입니다. 오늘 교섭에서 레티화씨에게 정중히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사고경위를 설명하시기 바랍니다. 다시는 이런 식으로 사람을 죽이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시기 바랍니다. 동양건설산업의 공사현장에 재발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을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유족에게 마땅한 예우를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쿠안씨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레티화씨, 남편이 돈벌로 갔다가 죽은 머나먼 이역땅으로 이 추운 겨울에 와서 정당한 요구를 하고 있는 레티화씨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민주노총은 레티화씨의 정당한 투쟁에 답하여, 이주노동자들이 안전한 노동현장에서 일할수 있도록, 다시는 이런 참혹한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투쟁하는 레티화씨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담아 민주노총이 드리는 약속입니다.

 

 

[발언2] 민주노총 충북본부장 박옥주

먼저 억울하게 돌아가신 쿠안씨의 명복을 빕니다. 또한 유족인 레티화씨에게 민주노총이, 한국의 노동자들이 제대로 투쟁해서 쿠안씨를죽음으로 내몬 자본의 폭력을 막지 못한것 깊이 사과 드립니다.

 

 

지난해 7월 오송  파라곤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동양건설은 갱폼 작업할 때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사업주의 의무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갱폼 작업을 할 때 타워크레인 등으로  확실히 고정시키지 않은 채 숙련도 되지 않은 이주노동자들에게 죽음의 작업을 강제했습니다.

이것은 사고가 아니라 살인입니다.

 

 

고 쿠안씨는 열살 여섯살 두 아이와 아내를 떠나 낯설고 먼 타국에서 살기 위해 일했습니다. 죽기 위해 일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건설사 순위 36위인 동양건설산업이 크레인 설치비 몇 푼을 아끼려 25층 높이에서 이주노동자를 떨어져 죽게 했습니다.

너무나 기가막힌 일입니다.

서른 일곱 청년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동양건설자본을 규탄합니다.

 

 

중대재해벌법 제정된 이후에도 이렇게 자본이 조금이라도 더 이윤을 추구위해 안전장치를 하지 않은 것은 생명이 아니라 이윤만 추구하고자 하는 자본의 탐욕 때문입니다.

우리 민주노총은 자본이 생명보다 이윤을 앞세우는 행태를 바로잡고 이주노동자가 안전하게 투쟁할 것입니다.

 

 

레티화씨는 한국과 같은 선진국이 법을 지키지 않아 사람을 죽게 만든 이유가 믿을 수 없이 너무 끔찍하다고 합니다.

 

 

자본이 돈을 위해 노동자의 목숨은 아무렇지도 않게 죽음으로 내몰수 있는 이유는 산업안전보건법도 중대재해처벌법도 무시해도 될 정도로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있는 윤석열정권 때문입니다.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보다 자본의 이윤추구만 지원하는 자본가정권 윤석열 정권을 규탄합니다.

 

 

또한 오늘 아침에도 부산에서 50 인미만 사업장 노동자가 일하다 사망했는데 중대재해처벌법 50 미만 사업장에서 법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개악하려는 국힘과 민주당 강력히 규탄합니다.

 

 

동양건설산업 대표는 지금 당장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또한 더 이상 이주노동자가 안전대책 미비와 법 위반으로 위험한 일터에 내몰려 죽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여야 합니다. 재발방지대책에는 이주노동자 안전대책 다단계 하도급 근절대책 임금 체불 방지대책 등에 대한 명확한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다음주가 되면 베트남의 최대 명절이 설입니다. 유족 레티화씨가 설 명절 전에 고국으로 돌아가 두 아이와 함께 쿠안씨를 편히 보내드릴 수 있도록 성실하게 교섭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민주노총충북본부와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충북운동본부는 중대재해로 목숨을 잃은 쿠안 씨와 그 유족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풀어내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또한 쿠안씨와 같은 억울한 죽음 되풀이되지 않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투쟁!

 

 

[발언 3] 전국평등이주노조 우다야라이 위원장

한국 정부가 이주노동자들을 데리고 와서 일 한지는 오래 되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없이는 여려 산업현장이 운영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정부가 사업주의 요구대로 이주노동자 도입 숫자는 해마다 늘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이 모든 노동현장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대부분 아주 열악하고 안전하지 않은 위험한 노동현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오자마자 작업에 투입돼서 작업에 대한 교육, 안전에 대한 교육 별로 없이 사업주가 원하는 양을 생산해야 합니다. 이주노동자가 사용자가 원하는 양을 생산 못하면 불이익을 받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사용자의 부당한 지시를 거절할 수 없습니다. 제도가 그렇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이주노동자에게 안전장비 주지 않습니다. 사용자들은 이주노동자의 안전과 생명보다는 자신들의 이윤만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사용자들이 안전에 대한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습니다. 이주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해도 처벌이 약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한해 이주노동자들이 100명 이상이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재해자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 산재사망비율이 내국인에 비해 3배나 높습니다. 이주노동자의 안전 상황, 사망 통계가 이러니 이주노동자들은 너무나 불안해하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가 제일 걱정하는 것이 살아 남아서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는지입니다.

 

 

지금 제조업 농어업 건설 현장 모든 곳에서 똑같이 위험하고 열악합니다. 그래서 오송 파라곤 아파트 건설현장처럼 다른 곳에서도 이주노동자 쿠안씨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젠 이런 비극을 멈춰야 합니다. 사용자들의 이윤을 위해 이주노동자 희생 시켜서는 안됩니다.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의 법제도 근로조건, 안전 상황을 개선은커녕 후퇴시키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쉽게 이주노동자 고용할 수 있게 해주고 사용자의 권리만 강화해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부실한 법제도, 회사의 안전 장비 부실, 안전교육 부실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의 소중 생명을 잃는 일이 없어져야 합니다. 이땅의 모든 노동자가 사고 없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항상 정부와 사용자한테 요구해 왔습니다.

 

 

이제는 변해야합니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어야 합니다. 이주노동자도 노동자이고 사람입니다.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죽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닙니다. 이윤보다 이주노동자의 생명 안전 중요합니다. 동양건설은 쿠안씨 사망에 대해 책임져야 합니다. 유가족에게 진정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발언 4]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운동본부 손익찬(민변 변호사)

동양건설은 쉬운 문제를 어렵게 풀지 마라!

이 사건에 관한 정보를 접했을 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은 매우 명백한 사건으로 보였습니다. 아울러 제대로 된 체계가 갖춰졌더라면 이 사고가 예방이 되었을 것이므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또한 명백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의 관련자들이 처벌을 받는 것은 불가피한 일입니다. 법에서 정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는 것도 명백합니다. 작업자의 과실을 논하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100% 사용자가 책임져야 하는 사건입니다.

한마디로 결론이 명백하게 내려진, 간단하고 사건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너무도 쉬운 것입니다.

동양건설은 쉬운 문제를 어렵게 풀지 않길 바랍니다. 이미 답은 나와있습니다.

먼저, 유가족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합니다. 고인의 죽음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또 고인의 시신에 대해 비인간적인 대우를 한 점, 그동안 협상을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점에 관한 사과가 필요합니다.

둘째로, 법에서 정한 충분한 배상, 즉 징벌적 손해배상을 약속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고인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기 바랍니다. 대책을 세우겠다는 추상적인 수준의 답을 넘어서, 대책을 공언하고 그 이행을 담보하며, 이행에 관하여 주기적으로 점검하기 바랍니다.

이 투쟁이 끝날 때까지 우리는 함께할 것입니다.

[기자회견문]

 

 

중대재해로 남편 잃은 유족, 설 명절까지 타국에서 홀로 보내게 할 것인가?

베트남 이주노동자 쿠안 씨 중대재해

원청 동양건설산업이 책임지고 유족의 요구 수용하라!

 

 

 

 

지난 202376, 동양건설산업이 시공하는 충북 청주 오송 파라곤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베트남 이주노동자 2명이 25층 높이에서 작업 중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관계법령에 따른 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를 지키지 않아 벌어진 중대재해였다. 아파트 건설현장 외벽공사에 쓰이는 구조물인 갱폼은 무게도 무겁고 고층에 매달려 있기 때문에, 이 갱폼 작업을 할 때에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타워크레인 등 인양장비에 갱폼을 안정적으로 결속해놓아야 한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사업주의 의무로 규정된 이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고, 결국 갱폼 자체가 외벽에서 탈락해 추락하면서 그 안에서 작업하던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떨어져 변을 당했다.

 

 

이 중대재해로 희생된 고 쿠안 씨는 당시 37세의 청년노동자로, 베트남 현지에 아내와 10살이 채 안 된 두 아이를 남겨두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한국까지 와서 고된 노동을 계속해왔다. 임금체불을 겪기도 했고, 쉬는 시간에조차 고국의 가족에게 마음 놓고 통화할 수 없었다. 사고를 당한 갱폼 작업 역시 이전부터 하던 일이 아니라 숙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입된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을 참고 일했지만, 그 끝에 돌아온 것은 너무나도 억울한 죽음이었다. 그러나 사고 직후 사측의 팀장은 사과는커녕 유족에게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합의금을 주겠다며 마치 선심을 쓴다는 것처럼 책임회피성 합의를 종용했고, 이조차 빨리 합의금을 받지 않으면 아예 못 받을 수도 있다며 협박까지 했다.

 

 

고인에 대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짓밟는 이런 행태에 분노한 고 쿠안 씨의 아내 레티화 씨는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 12월 남편을 잃은 땅인 이곳 한국에 왔다. 그리고 지난 123일 원청 동양건설산업과의 첫 대면을 통해 유족의 요구를 분명히 전했다. 원청 동양건설산업이 이번 중대재해 사건에 대해 책임지고 사과해야 하며,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방지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요구다. 동양건설산업 스스로 첫 대면에서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겠다고 밝힌 만큼, 그 진정성을 입증하려면 오늘 교섭에서 유족의 요구를 수용한 책임 있는 답변을 제출해야 한다.

 

 

이번 쿠안 씨 중대재해는 이주노동자가 건설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사건으로, 한국의 일터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의 전형적인 실태를 보여준다.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에는 최소한의 노동권조차 박탈당한 채 일해야 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문제와 함께, 고질적인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 채 임금체불은 물론이고 죽음의 위험으로 내몰리는 건설현장의 문제가 겹쳐 있다. 쿠안 씨의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이러한 구조적 문제들에 대해 사측의 책임 있는 답변이 있어야 하며, 나아가 이번 중대재해를 계기로 이 사각지대 노동자들의 생명안전 실태를 환기하고 우리 사회가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 다음주면 설 연휴가 다가온다. 베트남에서도 설은 최대 명절이지만, 지금 레티화 씨는 가족과 떨어진 채 남편을 잃은 나라에 와서 명절을 앞두고 있다. 레티화 씨가 설에는 고국의 가족과 함께 쿠안 씨를 보내드릴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이 고인과 유족에 대한 마땅한 예우다. 이미 유족은 사측에 대해 분명하게 입장을 밝혔다. 설 명절 이전에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도록, 고인의 중대재해에 책임을 져야 할 원청 동양건설산업이 답을 내놓아야 한다. 우리는 이번 중대재해로 목숨을 잃은 쿠안 씨와 그 유족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풀어내기 위해 함께 싸울 것이다. 원청 동양건설산업은 너무나도 정당한 유족의 요구를 하루빨리 수용하라.

 

 

-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동양건설이 책임져라!

- 동양건설이 책임자다, 유족 요구 수용하라!

- 유족에게 사죄하고 재발방지대책 마련하라!

 

 

 

 

202421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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