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2003. 8. 19 성명서 1 >

한나라당은 재벌 핫바지당인가

6년 동안 '주5일 시기상조' 고집 … 재계 '정부안' 동의하자 강행처리 총대

1. 한나라당은 재벌 핫바지당인가. 지난 6년 동안 주5일 근무제는 시기상조라며 도입 자체를 반대해온 한나라당 아닌가. 주5일 근무제 도입 문제에 대해 내부 토론 한 번 진지하게 해보지 않았던 한나라당은 재계가 정부안에서 한 발도 후퇴할 수 없다고 밝히자 정부안에서 한 글자도 고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한나라당은 재벌이 주5일 시기상조라면 주5일에 반대하고, 정부안을 고집하라면 고집하는 재벌 돌격대가 아니고 무엇인가. 민주노총은 한나라당이 재계만 동의하고 노동계는 한사코 반대하는 이른바 주5일 정부안을 강행처리하는 총대를 멘다면 전체 노동자의 이름으로 강력히 심판하고 말 것이다.

2. 민주노총은 재계 손짓하는 대로 거수기 노릇만 하는 한나라당의 행태에 염증을 넘어 서글픔을 금할 수 없다. 도대체 전체 노동자와 국민의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에 일대 전환을 불러올 주5일 근무제 도입에 대해 한나라당 독자의 생각은 없이 재계 입만 쳐다보며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행태는 원내 제1당의 모습으로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수구언론 기자 출신에 군사독재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낸 당 대표에 부자 동네에 지역구를 둔 원내총무, 재벌기업 경영인을 비롯한 사장과 부유층 중심의 의원들로 구성된 부자정당 귀족정당이라지만 최소한의 기본기는 갖춰야 하는 것 아닌가. 한나라당 안에는 중차대한 주5일 근무제 도입에 대해 소신과 원칙을 가진 의원이 단 한 사람도 없단 말인가.

3.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사회현안에 대해 국회와 정치권은 균형감을 갖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방향으로 처리해야 한다. 소박한 상식으로 생각해도 재계만 동의하고 노동계는 반대하는 법안을 아무런 수정 없이 그대로 강행처리하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 한나라당은 주5일 근무제가 몇 년 동안 논의해온 사안이라 더 논의할 게 없다지만, 그럼에도 왜 이 문제를 두고 노사가 의견이 정면으로 대립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특히 애초에 주5일 근무제 도입을 요구했고 수년 동안 줄기차게 투쟁해온 노동계가 정작 주5일 정부안에 대해 한사코 반대하는지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한나라당이 계속 재벌 핫바지당 노릇을 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한나라당 행태에 대해 전체 노동자의 이름으로 엄중한 심판을 내릴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