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E Login

가맹산하조직별로 발급한 아이디로만 접속 가능하며, 개인 아이디는 사용 불가합니다.

search

성명·보도

[성명]정말 부끄럽다 세계 최장 노동시간

작성일 2001.06.07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2174
< 민주노총 2001.6.07 성명서 >

정말 부끄럽다 세계 최장 노동시간

- 재계 반대와 노사정위 미합의 핑계로 언제까지 주5일근무제 도입 외면할 텐가

1. 미국 시장조사기관 로퍼스타치 월드와이드가 조사한 결과 한국인 주당 노동시간이 세계에서 가장 긴 것으로 조사됐다는 외신 보도에 민주노총은 착잡한 마음과 함께 주5일근무제 도입 관련 법 제정을 미루고 있는 정부 당국의 태도에 깊은 회의를 느낍니다.

2. 2000년부터 주5일근무제를 도입하자는 논의는 이미 98년부터 있어왔고 몇 차례 노사정간 합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끄러울 때 잠깐 거론이 될 뿐 실제 주5일근무제 도입을 위한 발걸음은 전혀 한 발도 앞으로 내딛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해 민주노총의 5월 총파업을 계기로 대통령과 노동부 장관이 연내 법제화를 약속하고 이를 계기로 노사정위원회 논의가 급물살을 타 마치 금방이라도 주5일근무제가 도입될 듯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로 넘어오자 정부 당국자는 올해 상반기 안에 처리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상반기를 넘기자 얼마 전 노동부 장관은 하반기 정기국회 때는 꼭 처리하겠다고 몇 차례나 말을 바꾸며 약속을 어기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과연 이 정부 임기 안에 주5일근무제 도입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회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3. 줄기차게 민주노총이 얘기했듯이 주5일근무제 도입은 정부가 주도해서 해야 할 정부 고유의 책임입니다. 정부가 재계의 반대와 노사정위 미합의라는 구실을 내세워 미루는 것은 정부 책임을팽개치는 것입니다.
주5일근무제 도입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한사코 반대하던 재계는 지난 해 민주노총의 주5일근무제 요구가 국민 여론의 엄청난 지지를 받자 작전을 바꿔 월차 생리휴가 폐지, 할증료 인하, 변형근로제 확대, 5∼10년에 걸친 단계별 도입 등 일곱가지 전제조건을 달며 사실상 주5일근무제 도입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재계가 노동시간 단축에 반대하는 건 당연하며, 어느 나라 어느 역사에도 노동시간 단축을 재계가 찬성하는 예는 없습니다. 심지어 프랑스에서는 주35시간 노동제가 법으로 통과돼 실시되는 데도 사용주들이 반대 시위를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재계 반대는 당연하며, 재계 반대 속에 정부가 국민의 뜻을 따라 실시하는 게 바로 노동시간 단축입니다. 재계가 찬성할 때까지 기다리다가는 주5일근무제 도입은 하세월입니다.
지난 해 대통령의 주5일근무제 도입 긍정 검토 지시 직후 잠잠하던 노사정위 안에서 일사천리식으로 주5일근무제 도입 원칙적 찬성이란 합의문을 발표하게 됐듯이, 현실의 노사정위는 정부 정책의 통과의례기구가 돼있습니다. 따라서 노사정위 미합의를 구실로 삼는 정부의 논리 또한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만약 재계의 반대나 노사정위 미합의가 진정한 걸림돌이라 한다면, 이와 상관없는 관공서 금융기관 토요 휴무제, 주5일수업제 등 정부가 당장 실시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실시해서 정부가 주5일근무제 도입을 위한 사회 분위기와 조건을 만들어 가면 되나 정부는 이 조차도 외면하고 있습니다.

4. 정부나 노동부가 효성 울산공장 파업에 경찰병력을 투입할 생각이 없다고 여러 차례 발표했지만 결국 재계의 압박에 무릎꿇고 경찰병력을 투입해 파업을 강제진압했습니다. 재계가 효성 파업을 강제진압하라고 다그치는 데는 파업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보다도 주5일근무제, 비정규직 철폐, 모성보호법 등 노동자와 국민 대다수의 삶의 질과 관련된 민생개혁법안을 좌초시키려는 게 진정한 노림수입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재계한테 휘둘리는 정부 행태를 보면 과연 이 정부가 재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전체 노동자를 위한 주5일근무제를 실시할 수 있을지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더 이상 재계 눈치 보지 말고 당당한 자세를 전국민의 압도적인 지지 여론을 바탕으로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5일근무제를 즉각 도입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세계 최장 노동시간이란 부끄러운 현실 앞에서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하는 책임을 팽개치지 말고 즉각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5일근무제 도입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끝>
수정    삭제          목록
CLO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