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박종태 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경찰과 대한통운의 노조탄압이다
정권과 자본의 노조탄압이 또 한 명의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화물연대본부 광주지부 1지회장 고 박종태 열사의 자결은 대한통운의 치밀한 노조탄압과 자본의 황견인 경찰의 폭력, 정부의 특수고용노동자 탄압이 불러온 비극이며, 타살이다. 민주노총은 고 박종태 열사의 뜻을 이어 받아 대한통운을 상대로 한 투쟁을 반드시 승리하고, 모든 특수고용노동자가 온전한 노동3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전 조직적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두 아이의 아빠인 고인이 죽음에 이르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 대한통운 자본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통운은 운송료를 인상키로 한 노사합의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이를 삭감하는가 하면, 이에 항의하는 조합원들을 오히려 집단해고했다. 노조의 반발을 틀어막기 위해 회사 앞에 장기 허위집회신고를 내는가 하면, 대체차량 준비까지 치밀하게 이뤄졌다. 이 와중에 경찰은 고인을 상대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항의집회에 나선 조합원들을 연일 수십명씩 줄연행한 것으로도 모자라 심지어 1인 시위까지도 가로막았다. 법도 없고, 상식도 없었다. 오로지 연이은 탄압으로 화물노동자를 가로막을 뿐이었다.
고인의 유서는 너무나 소박해서 더 슬프다. ‘사람 대접 받도록 최선을 다 합시다’ ‘화물연대 조직이 깨져서는 안됩니다’ ‘길거리로 나선지 43일이 되도록 아무 힘도 써보지 못해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하기 위해 선택한 것입니다’ 사람 대접을 받기 위해서는, 헌법이 보장한 단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하는 나라, 길거리로 내몰려 아무리 외쳐도 자본과 정권 그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나라가 이명박 대통령이 통치하는 대한민국이다. 이런 나라에서 노동자로 산다는 것, 그 중에서도 비정규직․특수고용직 노동자로 산다는 것은 비극을 넘어 재앙이다.
민주노총은 다시는 고인의 죽음과 같은 비극이 생겨나지 않도록 총력을 다해 싸워 나아갈 것이다. 대한통운의 노조탄압을 박살내고, 모든 특수고용노동자가 노동3권을 완전하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고인의 열 살배기 딸과 일곱 살배기 아들이 자랐을 때에는 비정규직, 특수고용직이란 단어가 사라질 수 있도록 고인을 대신해 열사의 몫까지 싸워 나아갈 것이다.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9년 5월 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