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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 현대차 비정규직에게 손해배상 90억 판결, 비정규노동자에 대한 법적 살인이다

작성일 2013.12.20 작성자 미조직비정규전략본부 조회수 4150

[성명] 현대차 비정규직에게 손해배상 90억 판결, 비정규노동자에 대한 법적 살인이다

 

울산지법이 19일 현대자동차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현대차 사측에 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손해배상액 중 역대 최고액수다. 더 이상 노동조합 활동을 하지 말라는 선고와 다름없다. 법원이 현대차의 불법파견은 묵인하면서 비정규직 죽이기를 자임하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박근혜정부의 사법부는 노동자의 정당한 쟁의행위를 불법으로 매도하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다. 철도노조의 합법적 파업과 인천공항비정규노동자의 정당한 파업에도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노조탄압을 노골적으로 자행하는 등 노동자들의 쟁의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판결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당연히 정규직을 고용해야 할 일자리를 불법으로 사내하청 노동자를 고용해 10년 이상 불법파견을 저질러왔다. 현대차의 불법파견 범죄는 이미 2012년 2월 23일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지금까지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서 비정규노동자들의 정규직전환 요구와 투쟁에 대해 탄압으로만 일관해 왔다.

 

현대차가 불법파견 판결을 받은 이후 비정규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파업을 전개한 결과 비정규노동자들에 주어진 결과는 통장과 급여가압류이며 천문학적인 손해배상금 폭탄만 떠안게 된 것이다. 현재 현대차 비정규직에게 선고된 손해배상액은 122억원에 달한다. 지난 10월에 두 건으로 22억 손배 판결을 받고, 11월28일에 10억 손배 판결에 이어 이번에 90억원이 더해진 것이다. 노동자에게는 상상이 안되는 돈이다. 고용불안과 차별, 저임금의 고통만으로도 삶이 벅찬 비정규노동자에게 법원이 어쩌면 이토록 잔인한 판결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지 참담하다.

 

 

울산지법의 판결은 그동안 현대차의 불법행위로 인해 노동자로서의 권리와 임금 등을 수년간 약탈당해온 비정규노동자를 두 번 죽이는 법적인 탄압이고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가혹행위다. 사용자가 노동자의 정당한 투쟁을 탄압하기 위해 전가의 보도로 사용하는 것이 ‘손배가압류’ 임에도 법원은 이에 대해 아무런 성찰도 없이 사용자의 손을 들어주는 거수기를 자청하고 있다.

 

노동자가 파업을 할 권리인 단체행동권이 헌법에 분명하게 명시, 보장되어 있음에도 법원이 제시하는 합법파업의 요건은 너무나 제한적이다. 법원은 '근로조건 향상'이라는 파업조건을 협소하게 해석하여 노동자들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판결을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법원은 노동자의 쟁의행위에 민사적 원리를 적용하여 민사소송상 손해액만 입증되면 사용자들이 제기한 막대한 손배청구를 인정해 주고 있다. 따라서 노조는 파업을 한번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노동자는 사지에 내몰려 손배가압류의 고통에 자결할 수밖에 없었던 배달호 열사나 최강서열사를 떠올리게 된다.

 

2010년 현대차 사용자는 대법원이 현대차 생산공정에서 사내하청근로는 파견근로라고 판결했다. 이에 파견법에 따라 현대차는 사내하청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당연히 고용했어야 한다. 그러나 현대차는 대법원의 판결을 이행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었으며 오히려 정규직고용을 회피하기 위해 신규채용 등의 꼼수에만 골몰했다. 때문에 노동자들은 파업을 통해 정규직고용 요구를 할 수밖에 없었음에도 법원은 이러한 노동자들의 절박한 상황은 외면하면서 사측의 노조탄압을 면죄해주는 판결을 반복하고 있다.

 

사용자가 수십억, 수백억의 어처구니없는 돈을 노조에게 요구하고 또는 조합원에게 청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손해배상법은 즉각 개정되어야 한다. 법률의 역할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권리를 보장하는 보루라고 한다면, 노조에 대한 손배 청구는 법이 아니라 노조탄압도구에 불과한 바, 손해배상법은 법의 고유한 역할에 맞게 반드시 고쳐야 한다. 또한 법원은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원칙을 세우고 무자비한 손배 판결을 중단해야 한다.

 

201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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