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87년 6·10민주항쟁 27주년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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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독재의 억압에 맞서 일어섰던 87년 6·10민주항쟁, 오늘은 그 27주년째 날이다. 잊지 말고 되새겨야 할 역사적인 날이다. 이 역사가 노동자에게 더욱 의미 있는 것은 87년 7~8월 노동자대투쟁을 촉발시킨 계기였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단지 정치적 권리의 확대로만 제한될 수 없다. 일상의 삶과 권리를 개선시키지 못한 민주주의는 껍데기다. 진정한 민주주의의 발전은 노동기본권과 경제민주주의의 확대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아직도 민주주의에 목마른 나라다.
한국은 세계 최장 노동시간 국가이며, 수십 년 째 ILO협약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경제규모는 세계 10위지만 최저임금은 하위권이여 저임금노동자의 비중이 매우 높다. 비정규직이 노동인구의 절반을 넘어, 고용은 너무도 불안하고 차별은 심화되고 있다. 산재로 사망하는 노동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암울한 현실을 개선할 권리도 여전히 억압받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노동권을 가장 보장받지 못하는 나라로 분류되었고, 노조를 불온시하는 권력의 통치로 노조 조직률은 10%에 불과하다. 경제민주주의는 고사하고 노조를 인정해달라며 목숨을 버리는 노동열사가 끊이지 않는 나라이며, 경제민주주의를 내걸고 당선된 대통령은 국민과의 약속을 사과 한 마디 없이 파기했다.
87년 6‧10의 함성과 노동자대투쟁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신자유주의 체제 확산 이후 오히려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있다. 이윤추구를 위한 경쟁과 효율성만 앞세운 나머지, 사람과 생명보다 돈이 우선이 사회로 치닫고 있으며, 끝내 세월호 대참사까지 낳았다.
87년 6‧10항쟁의 정신은 지금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선거부정을 저지르고도 권력은 청와대를 차지하고 앉아있다. 언론을 장악해 민심을 왜곡시키고 있으며, 국민의 정치참여가 확산될까봐 전전긍긍하는 새누리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호소하건데, 우리 사회는 6‧10항쟁의 함성을 다시 일깨워 행동해야 한다. 6월에서 8월까지 민주주의를 밀고 간 노동자들이 인간선언을 쟁취했듯, 민주주의 수호와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분열은 단결로 넘어서고 낡은 관성은 혁신할 것이며, 대중과 더불어 투쟁할 것이다.
민주주의의 편에 선 우리는 당당하다. 책임지지 않는 정권, 무능한 권력, 탐욕스런 자본의 대리인을 자처하는 정부를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심판할 것이다. 6‧10민주항쟁,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2014. 6. 10.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