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비정규직 노동자들, 총파업으로 소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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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공단에서, 학교에서,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 대형 마트에서, 수리 센터에서, 중앙행정기관에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지역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며, 마주칠 일도 없는 우리를 한자리로 모아준 것은 다름 아닌 박근혜 정권과 자본이다. 그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묵묵히 일해온 우리를 차별의 설움과 고용불안으로 몰아넣었다.
우리는 오늘 비정규직의 절박한 요구를 총파업으로 말하려 한다. 말을 할 줄 몰라서가 아니다. 이런 방식으로만 우리의 얘기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만드는 우리 노동자들이 묵묵히 일만 하면 저들은 절대로 들으려 하지 않는다. 오직 생산을 중단하고 일손을 멈출 때에만 정권과 자본은 우리 이야기를 듣는 척이라도 한다.
박근혜 정권은 ‘비정규직 종합대책’이라는 미명 아래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고령자와 전문직에게 평생 파견을 무제한으로 허용하며, ▲‘통상해고’라는 이름으로 해고를 자유롭게 만들고, ▲자본에게 유리하도록 취업규칙을 변경하며 ▲직무급·성과급·연봉제·임금피크제 등 더 낮은 임금체계로 바꾸는 걸 모조리 허용해주려 한다.
박근혜 정권의 기만적인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막아내기 위해,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민주노총 4월 총파업 투쟁에 함께 할 것을 선언한다. 아니, 4월 총파업은 투쟁의 시작일 뿐이다. 기만적 대책 저지만이 아니라 우리의 권리 쟁취를 위해 5~6월 임단협 투쟁과 하반기 재차 총파업 투쟁을 조직할 것이다.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막아내고 권리를 쟁취하는 것은, 다음 세대의 주인공이 될 아이들과 청년들의 요구이기도 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 잃을 것이 없다. 비정규직 사용기간이 2년으로 되어 있건 4년으로 바뀌건,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한 마디에 길거리에 쫓겨나는 신세는 똑같다. 통상해고냐 정리해고냐를 따지지 않고 매일같이 사표를 쓰는 노동자들이 부지기수이다. 파견 허용이 늘건 줄건 이미 수십만 명이 불법파견으로 사용되고 있다. 600만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이라는 형태의 직무급을 받고 있으며, 취업규칙은 노동자들에게 묻지도 않고 제멋대로 변경된다.
더 잃을 것이 없는 우리가 총파업으로, 임단협 파업으로, 처절한 투쟁으로 나서는 이유는, 우리가 반드시 쟁취해야 할 요구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사람으로 대접하라는 것, 죽도록 부려먹었으면 그만큼 책임을 지라는 것,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생활임금과 고용안정 그리고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이는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우리만의 얘기가 아니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노동자들의 요구이다.
최소한의 가족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 월 209만원으로 인상하라! 상시적 업무에는 직접고용 원칙을 세우고 비정규직 사용을 금지하라! 자본가들의 불법파견을 엄벌하고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라! 노조법 2조를 개정하여 진짜 사장인 원청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하고 특수고용 노동3권을 보장하라! 공공부문 시중노임단가 적용 및 고용승계 정부 지침부터 이행하라!
우리는 이런 요구를 내걸고 당장 내일부터 일부 비정규직 노동자들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4월 내내 대학에서, 초·중·고교에서, 건설 현장에서, 공장에서, 공공기관과 지자체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이 이어질 것이며 4월 24일 민주노총 총파업은 그 정점이 될 것이다. 5~6월 임단협 과정에서 그리고 하반기 총파업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진출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노동하는 이들이 노동을 거부해야만 귀를 기울이는 정권과 자본을 향해, 우리는 파업과 투쟁으로 소리칠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우리 아이들과 미래 세대에게 비정규직이라는 명찰을 물려줄 수 없기에!
2015년 4월 7일
민주노총 비정규직노동자 2015년 임․단협 승리,
총파업 결의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 첨부 : 투쟁계획 등 기자회견 전체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