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팽목항 방문과 담화발표, 박근혜 자신만을 위한 정치이벤트
- 구호 “박근혜 퇴진!”은 대통령의 자업자득 -
세월호 참사 1주기인 오늘, 박근혜 대통령의 팽목항 방문은 유가족이나 희생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억지춘향 행위였다. 유가족을 모욕한 배보상 설레발과 진상규명을 가로막는 정부 시행령에 대한 사회적 비난. 그리고 성완종 리스트로 폭로된 정치부정 등 절정에 이른 정치적 부담을 덜어내고, 이 와중에 장기간 해외순방에 나서는 명분을 갖추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러니 팽목항에서 발표했다는 대국민 담화 역시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의 분노만 살 뿐이었다. “인양 검토”에서 “조속한 인양”으로 말만 바꿨지 구체적인 인양 방침을 못 박지 않았다. 확실한 계획이 없는 ‘조속함’이란 결국 그동안 세월아 네월아 해왔던 정부의 시간일 뿐이다. 더구나 폐기를 요구받고 있는 시행령 문제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또 다시 배보상을 언급하며 돈 문제를 부각시켰고, 심지어 “가신 분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그분들이 원하는 가족들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살라며 훈계함으로써, 1년을 거리에서 살아 온 유가족들의 한을 모욕했다. 대통령부터가 이러니 어찌 정부에 일말의 신뢰를 보낼 수 있단 말인가.
방문일정부터가 기습적이고, 유가족이 있건 말건 내 할 말만 하고 떠난다는 식의 팽목항 방문은, 유가족 입장에선 차라리 보지 않느니만 못했다. 결국 대통령 자신이 필요해서 할뿐인 팽목항 방문은 추모가 아닌 정치이벤트만 남기고 끝났다. 총총히 사라진 박근혜 대통령은 126명 기업인들과 웃으며 해외순방 비행기에 올랐을 것이다. 4월 16일 오늘의 이 한 장면은 박근혜 정권이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하는 권력임을 보여준다. 이에 맞서 오늘 시민들은 다시 추모의 광장에 모일 것이고, “박근혜 퇴진” 구호가 외쳐질 것이다. 대통령의 자업자득이다.
2015. 4. 16.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