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양우권 열사 학대 살해 이지테크는 사죄하라
- 회장 박지만, 대통령 박근혜는 죽음의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내하청업체인 이지테크의 극심한 노동탄압에 고통 받던 비정규직 노동자 고 양우권 조합원이 어제(10일) 오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비극은 권력형 기업의 잔혹함과 무노조 경영 포스코가 낳은 결과다. 양우권 열사는 2006년 노동조합(금속노조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이지테크 분회)을 설립했지만, 회사의 탄압에 의해 노조는 무너졌다. 그럼에도 그는 거의 10년을 홀로 노조를 지키며 분회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그도 회사의 잔악한 탄압으로 끝내 무너졌다. 이지테크의 노동탄압은 학대나 다름없었다. 회사가 그를 감봉에 처하고 3개월이 넘도록 대기 발령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2011년엔 정직을 시키더니 그해에만 두 차례나 해고했다. 4월 첫 해고가 부당해고 판결을 받았지만, 회사는 복직시키지 않은 채 12월에 또 해고시켰고 법원은 이 역시 부당해고라고 판결했다. 얼마나 억울했을까. 그러나 회사는 전혀 뉘우침이 없었다.
거듭 부당해고 판결이 나오자 회사는 2014년 5월 겨우 복직을 통보했지만, 이제 회사 안에서 그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그의 일터인 광양제철소가 아닌 공장 밖 사무실에 책상 하나 던져주곤 1년간이나 일감을 주지 않았으며 말도 못 붙이게 하며 왕따시켰다. 게다가 덩그런 그의 책상 앞에 CCTV까지 설치해놓고 괴로워할 그를 감시하며 꼬투리를 잡으려했다. 누군들 멀쩡할 수 있겠는가. 결국 그는 극도의 스트레스와 불안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 회사는 1년을 그렇게 학대하더니 올해 5월 그를 또 다시 정직시켰다. 죽으라는 얘기였고, 학대에 의한 타살이었다. 누구든 대답해보라. 이게 기업인가. 이게 자살인가.
또 경악스러운 것은 이 잔악한 자본의 본사 회장이 대통령의 동생이라는 사실이다. 회장 박지만은 물론 대통령도 이 죽음에 미안함과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왜 대통령을 들먹이냐고 말하지 말라. 대통령의 친인척이 돈만 받아먹어도 사과해야 마땅하고, 가족이 교통사고만 내도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것이 가족 된 도리다. 헌데 친동생이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억울한 노동자를 수년간 학대하기까지 했다. 대통령이라면 동생의 착취와 학대가 일반 시민보다 수백 배는 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고, 사죄와 문제해결 역시 외면해선 안 된다. 고 양우권 열사는 박지만 회장에게 “인간다운 경영인이 되어 주시요”라는 유서를 남겼다. 당연히 비극의 직접적이고 신속한 책임은 이지테크 회장 박지만씨가 져야한다. ‘몰랐다고’ 무책임하게 발뺌하지 말라. 열사는 와병 중에도 포스코센터, 국회, 청와대를 찾아 1인 시위를 하고 최근 이지그룹 체육대회 현장에서도 억울함을 호소하며 투쟁해왔다.
열사는 조합원들에게 “끝까지 싸워서 정규직화 소송, 해고자 문제 꼭 승리 하십시오”라는 유서도 남겼다. 민주노총은 열사의 유지를 받아 억울한 죽음을 위로하고, 사죄와 합당한 책임을 받아낼 것이다. 가족의 위임을 받은 금속노조대책회의는 오늘 △포스코와 이지테크의 책임 인정 △노조탄압 중단과 재발방지 약속 △불법파견 중단과 사내하청 정규직화 △산재 인정 및 유가족 배상을 요구했다. 회사가 이에 성실히 협의하고 수용하지 않는다면, 투쟁은 전국으로 확산될 것이고 대상은 일개 회사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반드시 책임을 묻고, 고인의 바람처럼 화장하여 새들의 몸에 실려서라도 철조망 넘어 그가 일했던 곳, 그렇게 가고 싶었던 현장으로 그를 보내줄 것이다. 이지테크는 무릎 끓고 화답하라!
이승에서 힘이 돼주지 못했던 죄스러움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5. 5. 1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