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윤석열 후보... 진심으로 민주노총과 마주하고 싶다면 일단 본인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고 당선이나 된 후에 봅시다.
한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대통령 선거에 나선 이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말본새가 너무 가볍다. 아니 가벼움을 넘어 경망스럽다. 한국 정치사를 통틀어 이런 사람이 있었나 싶어 찾아보지만 유일무이하다.
노동과 노동조합을 바라보는 그와 그를 내세운 정당의 사고는 마치 200여 년 전에 머물러 있는 듯 보이며, 그릇된 시각과 이에 근거한 인식은 네 번째 산업혁명을 앞두고 미래를 향한 대비에 한창인 모두의 지향에 턱없이 미달하는 퇴행의 점철이다.
지지난 주 전교조에 대한 음해에 대해 법적 고발을 당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난 주말 유세장에서 집권 여당과 민주노총, 언론노조를 지칭하며 내뱉은 발언은 가히 역대급이다. 하긴 선거가 막판에 몰리며 박빙의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사안이 발생했으니 다급한 심정에 내뱉은 막말로 치부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도둑이 제 발 저린 심정이 아니었을까?’
눈에 시뻘겋게 칠한 색안경을 끼고 북을 자극하는 것을 넘어 아예 대놓고 시비를 거는 발언은 여전히 그가 색깔론에 근거해 대결과 반목에 기반한 집권전략과 철학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뭐 좋다. 그렇게 해서라도 당선이 되면 모든 것이 덮어지고 끝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퇴행적 사고와 언행이 자신을 옭아맬 족쇄가 되고 빠져나오려 발버둥 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개미지옥의 시작임을 깨닫길 바란다.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하고 검사는 공소장으로 말한다’는데 한때 이 나라 검찰의 수장이었던 이가 객관적 사실과 이를 입증하는 증인과 증거는 제시하지 못한 채 논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고 오로지 무지와 혐오에 기초한 괴변과 선동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이 상황에 대해 민주노총은 뭐라 대꾸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한다.
윤석열 후보는 당선이 되든 되지 않든 ‘본인이 한 일에 책임질 일이 있으면 진다.’는 평소 지론대로 뱉은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혹여 민주노총과 마주할 일이 생긴다면 본인과 소속한 정당의 명운을 걸고 단단히 준비하고 나와야 할 것이다.
2022년 3월 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