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이동관에 이어 유인촌까지. 어려운 나라상황을 감안해 몸소 ‘아나바다’를 실천한 윤석열 정부. 대한민국 정부는 재활용 공장인가?
※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며 노동자, 시민이 실천할 수 있는 재활용, 아나바다의 의미를 훼손하거나 평가절하할 의도로 읽히지 않길 바라며...
이동관 방통위원장이 임명될 때 우리는 다음 개각에 유인촌 문화체육특보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임명되는 웃픈 미래를 예상했고 오늘 그 예상은 전혀 빗나가지 않았다.
이제 대한민국에 발붙이고 사는 시민들은 비판의 목소리는 배제된 채 전두환 독재시절 ‘땡전 뉴스’에 버금가는 ‘윤비어천가’를 보고 들어야 하며, 때때로 언론 노동자를 향해 “XX… 저리 치워”라는 막말을 듣는 것과 함께 “세뇌당했냐?”며 끊임없는 사상검증에 내몰리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불행한 시대를 살게 됐다.
본인의 정치 철학이 부재한 무능, 불통의 대통령 아래서 나올 수 있는 인사는 아마도 이것이 최선이었으리라. 노골적인 친자본 행보, 맹목적 미국 추종 행보에 더해 ‘뉴라이트’와 다를 바 없는 극단의 이념전쟁으로 나라를 두 동강 낸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인사가 이번 ‘재활용 공장’, ‘아나바다 인사’로 드러난 것이다.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 김행 씨는 대통령 부인의 20년 지기로 세계 잼버리 파행과 취임 이후 무능으로 점철된 전임 장관의 대체를 위해 대통령과 부인이 나눠 쓰기 인사다. 국방부 장관 내정자 신원식 의원은 해병대 장병 사망 사건과 대통령실의 부당 개입으로 탄핵위기에 몰리자 사임한 전임장관을 대체하는 바꿔 쓰기 인사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유인촌 씨는 이동관 방통위원장에 이어 두 번째로 사용된 다시 쓰기 카드다. 그야말로 국방부 장관 내정자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두 명은 말 그대로 부적격 인사다. 이제 남은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그렇게 아끼는 카드만 남았다. 이제 다음 콜업을 기다리는 MB맨은 누구인가?
하늘 아래 새것이 없다고 하지만 이번 ‘재활용 아나바다’ 개각을 통해 드러난 윤석열 정부의 의도는 불을 보듯 뻔하다. 소통과 배려. 책임은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 없는, 오로지 본인의 의지와 의중만이 관철되는 ‘제왕적 대통령’의 확립과 강화에 나선 대통령의 행보에 드리운 짙은 먹구름을 본인만 보지 못하니 오호통재라…
2023년 9월 1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