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민주노총 30년, 도약할 건지 멈출 건지?
주도할 건지 끌려갈 건지? 그 기로에 서 있다
- 민주노총 30년 정책대회를 마치고 -
민주노총이 11월 27일부터 29일 (2박3일)까지 강원도 정선에서 ’도약하라 민주노총 주도하라 새시대를’ 이라는 주제로 첫 정책대회를 진행했다. 많은 의의가 있는 대회였다.
첫째는 사상 첫 정책대회였다. 준비부터 쉽지 않았다. “윤석열 퇴진 투쟁 한 중심에 2박 3일씩이나” “2천명이 2박 3일동안 밥 먹고 잠자는게 가능합니까”, 장소 결정 토론도 중앙집행위원회의에서 두 번에 걸쳐했다. “조합원에게 토론을 시킨다고”, “더구나 참가금 내고 누가 참석하겠냐?”
기조는 오직 하나! 민주노총 30년 평가와 전망을 현장부터 토론 한다는 것. 어떤 의제로, 어떤 방식으로, 어떤 대상으로, 2박 3일 프로그램은? 2천명이 동시에 식사할 방법은? 행사장에서 숙소까지 이동 방안은? 어떤 모델도 없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과정이었다. 민주노총의 돌파력과 창조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둘째는 그동안 금기시되었던 의제를 꺼내 공론화 시킨 대회였다. 사회적 대화에 대한 생각, 1사업장 1노조의 필요성, 조합비 정율제, 이주노동자에 대한 입장, 절대 변하지 않을 집회 문화에 대한 새로운 요구. 노동자 정치 세력화 위한 진보 정당과의 관계와 선거 전술에 대한 의견. 서로 눈치보며 말하기 힘들었던 의제를 공론장으로 올린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대응하고 시간이 되면 논의했던 끌려가는 방식이 아니라 주도하기 위한 선제적 의제를 던진 대회였다.
셋째는 파격을 선보인 대회였다. 그 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이다. 개막식 첫 공연으로 선보인 마이클잭슨 음악에 맞춰 전자 불빛(?)의 안무 역시 새로웠다. 섹션별 토론도 집단토론식 모듬토론식 강의식 영상시청 방식 등 다양했다. 해외 노총 강의와 질의응답도 그동안 보지못했던 장면이었다. 브라질 노총은 룰라 대통령의 노동조합 활동과 노동자당 창당과 집권, 그리고 극우보수의 공격으로 감옥을 가고 다시 집권 과정 활동을 이야기했다. 프랑스노총은 산별교섭으로 맺은 협약은 산별에 속하는 거의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프랑스는 산별노동조합의 대표성이 존중된다. 일본 노총 관계자도 참석해 일본 사례도 이야기했다. 다른 나라 노총 간부와 함께 질문하고 답하는 새로운 모습였다. 마지막 문화제에서 제시한 우리 안의 ’선을 넘자‘ 라는 메시지를 주는 대회였다.
대회 첫날부터 내리는 폭설 역시 ’사상 첫‘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기상 관측이래, 첫 눈으로는? ” 이 모든 것을 뚫고 모인 2천여 조합원. 취재차 방문한 한 기자는 우리 대회를 보며 “이게 가능하다고요?” “토론 시간 더 달라는 게 말이 돼요?” “민주노총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탄압에도 굳건히 버티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알겠다”고 했다. “스스로 알아서 자발성에 기한 참여 같다”고도 했다.
민주노총 30년. 도약할건지 멈출건지?, 주도할건지 끌려갈건지? 우린 그 기로에 서있다.
조합원 mbti 형식의 설문결과와 토론 내용을 모두 공개했다. 민감한 질문도 있고 우리 현실을 보여주는 결과도 있다. 도약하기 위한 과정이다. 정확한 현실 인식부터 해야 한다. 그래야 도약할 수 있고 주도할 수 있다.
2024년 11월 3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