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광복 80년 평화 주권 역사정의 선언
오늘 우리는 탄핵광장의 승리 속에 광복 80년 8.15를 맞이했습니다. 12.3 계엄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극복한 우리는 항일독립운동 정신의 진정한 계승자이며 승리자입니다.
80년 전,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배로부터 벗어나 해방을 맞았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해방은 아직도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분단과 전쟁, 냉전, 군사적 종속과 경제적 불평등이 뒤섞인 역사 속에서, 우리의 삶은 온전히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해방의 기쁨은 곧 분단의 고통으로, 자주독립의 열망은 강대국 중심의 패권질서에 종속되는 비극으로 이어졌습니다.
계엄 명분을 만들기 위해 전쟁까지 기획하고 혐오와 폭력을 선동해온 극우·내란세력은 수십년간 분단·냉전체제에 기생해 온 세력들입니다. 적대와 대결, 혐오를 강요해 온 분단냉전 정치와 체제 아래서 민주주의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이번 내란사태가 보여 주었습니다.
광복 80년, 내란은 막아냈지만 내란·외환세력과 분단·냉전체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현대사의 시련과 고비마다 우리 민중이 발휘한 용기와 헌신은 광복 80년의 역사를 발전시켜온 동력입니다. 거듭된 항쟁으로 민주주의와 주권, 평화와 역사정의를 전진시켜 온 그 힘으로, 내란 세력을 막아낸 그 힘으로, 이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광복80년, 분단 냉전을 넘어 자주와 평화의 새 시대를 열자는 다짐으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하나. 내란·외환 범죄를 완전히 청산하고 평화 주권과 역사정의를 바로 세웁시다.
일제 식민지배 청산과 새 사회 건설이 좌절된 후 수립된 분단냉전체제는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가로막았을 뿐 아니라 대결과 전쟁위기를 끊임없이 양산해 왔습니다. 내란 세력들은 분단냉전체제를 이용하여 위헌위법한 비상계엄과 전쟁까지 유도했으며, 분단냉전체제의 망령, 국가보안법을 동원한 ‘반국가세력’ 낙인찍기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내란·외환 범죄를 완전히 청산하고 그 세력의 뿌리를 들어내야 온전한 과거 청산과 평화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광복 80년의 숙원, 해방의 완성은 내란·외환의 청산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하나. 미국의 강압과 동맹수탈에 맞서 주권과 평화를 이뤄냅시다.
오늘날 세계는 미 트럼프 정부의 노골적인 통상 압박과 안보 위협에 경악하고 있습니다. ‘동맹’은 무기 구매와 방위비 부담을 강요하는 굴레가 되었고, 미국의 대중국견제 전략 가운데 주한미군의 역할변경이 추진되고 ‘동맹 현대화’의 이름아래 한국군의 역할까지 요구되면서 한반도가 대중국 전초기지로 전락할 위험에 직면해 있습니다. 주권국가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군사적·정치적·경제적 자율성은 위협 관리와 비용 분담이라는 명분 아래 끊임없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동맹’의 허울속에 자리한 한미관계의 굴욕적이고 처참한 민낯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이 전 지구적인 질서 변화를 준비하는 지금, 미국의 강압적 요구와 동맹수탈에 맞서 우리의 주권을 지키는 길에 함께 나섭시다.
하나. 한반도 전쟁위기를 조장하는 적대 행동에 반대하며 평화를 위해 싸웁시다.
남북관계, 북미관계의 악화와 함께 한층 강화되고 있는 한반도 주변의 신냉전 대결은 이중삼중의 군사 위기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한반도가 또 다시 강대국 정치의 희생양이 되어 전쟁터가 되고 마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될 것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적대와 대결을 멈추고 남북, 북미관계 개선에 힘써 다시 평화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접경지역 군사훈련,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중단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전쟁위기 해소,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체제 수립의 문을 다시 열어야 합니다.
하나. 식민지배와 전쟁범죄의 책임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일본과 모든 역사수정주의에 반대하며 진실에 따른 사죄와 배상을 촉구합니다.
해방 이후 청산하지 못한 식민의 유산은 광복 80년이 된 지금도 사회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일본의 역사왜곡과 식민전쟁 책임 회피는 오늘날 한일관계의 긴장은 물론이고 새로운 전쟁의 불씨까지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더구나 한일간 과거사 문제가 채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한일-한미일 군사동맹이 추진되면서 가해국 일본의 군사 재무장 길을 피해국인 한국이 열어주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강제동원 제3자변제와 2015 일본군 위안부합의에 반대하며 올해로 60년을 맞는 한일협정을 바로잡아, 일본에 식민지 전쟁범죄 책임을 묻고 역사정의를 제대로 세워내기 위해 행동할 것입니다.
하나. 주권과 평화를 이뤄낼 힘은 주권자인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믿음으로 중단없이 행동해 나갑시다.
우리는 탄핵광장에서 시대의 역행을 막아냈습니다. 이제 사회대개혁의 과제들을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오랜 분단냉전체제를 청산하는 길이야말로 자주와 평화, 민주주의를 살리는 길입니다.
이 땅의 주권은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주권을 무시하는 동맹은 동맹이 아닙니다. 지금이야 말로 낡은 동맹질서를 과감히 떨쳐 내고, 과거의 억압과 분단을 넘어서 진정한 평화, 주권, 역사정의가 실현되는 시대를 열어야 할 때입니다.
광복 80년, 자주와 평화, 민주와 평등, 역사정의가 꽃피는 사회를 위해, 오늘의 선언을 행동으로 이어 나갑시다.
2025.8.15.
광복80년 평화 주권 역사정의 실현 8.15범시민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