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정부와 발전 공기업은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바로 오늘 8월 27일 발전소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상 첫 공동파업에 들어간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총고용 보장이 그 주요 요구이다. 올해 말부터 석탄화력발전소들이 폐쇄되기 시작한다. 올해 12월 태안 1호기, 내년 6월 하동 1호기 등을 시작으로 2038년까지 전체 61기 중 37기가 폐쇄된다. 발전소는 이제 폐쇄되지만, 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그 어떤 대책도 제시되지 않았다. 에너지를 생산하는 산업역군이었던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이 이제는 폐쇄되는 발전소의 대책 없는 폐기물처럼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는 폐쇄될 수밖에 없다. 자신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음에도, 발전 노동자들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동의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결단이었다. 하지만 이에 화답하는 우리 사회와 정부의 대처는 더디기만 하다. 발전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과 일자리 상실 위험에 대해 정부의 대책은 한심하기만 한 수준이다. 원청사의 허락 없이는 전직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현실, 자영업 창업 지원이 고용 안정 지원대책인 현실, 발전소 폐쇄와 전환의 부차적인 비용으로만 취급되는 법제도 현실 속에 발전 노동자들의 삶과 미래가 스러지고 있다. 발전소는 폐쇄되어도 발전 노동자의 삶은 폐쇄될 수 없지 않겠는가?
고 김용균 노동자의 사고 이후에도 십여 명의 발전 노동자들이 발전 현장에서 사고로 숨졌다. 그리고 올해 또다시 고 김충현 노동자가 사망했다. 발전소 폐쇄 계획으로 인해 2인1조의 안전규정도 지키지 못할 정도로 인력충원을 마다했던 결과에 다름아니다. 발전 비정규 노동자들의 이번 파업은 결국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외침이요, 발전소 폐쇄가 발전 노동자의 삶의 폐쇄가 아니라 고용이 보장되는 정의로운 전환이어야 한다는 간절함이다.
전력을 생산하는 최일선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전력 수요가 높기만 한 여름 한창에 파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부와 사용자가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못 들은 척하는 현실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수많은 노동자, 시민의 염원으로 얼마 전 공공재생에너지법 제정 5만 국민동의청원이 성사되었다. 임박한 석탄화력발전소 폐쇄가 공공재생에너지 발전 확충으로, 발전 노동자와 지역 공동체의 삶과 미래를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으로 귀결되어야 한다는 여망이었다. 노동자는 전환의 부산물, 부차적 비용이 아니다. 노동자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전환과 대책 마련, 그것이 정의로운 전환이다. 정부와 발전 공기업들은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는 발전 비정규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제대로 화답해야 한다. 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전환, 그 누구의 삶과 미래도 감당해야 할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는 전환, 정의로운 전환이 필요하다.
민주노총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가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발전노동자 고용 보장의 정의로운 전환이어야 한다는 발전 비정규 노동자들의 요구를 지지한다. 민주노총은 기후정의를 위한, 정의로운 전환 쟁취를 위한 발전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에 끝까지 함께 할 것임을 밝힌다.
2025.8.27.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