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한전KPS 불법파견 소송 승리
한전KPS는 판결 이행하고 정부는 정책 수립하라
오늘(28일) 한전KPS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한전KPS 불법파견 소송의 결과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멈추지 않았던 투쟁의 승리다. 오랜 세월 차별과 착취, 죽음의 외주화를 강요받으며 싸워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스스로 쟁취해낸 정의의 결과다. 민주노총은 한전KPS 노동자들의 투쟁 승리를 뜨겁게 환영하며, 이는 불법파견에 맞서 싸우는 모든 노동자들의 공동의 승리임을 선언한다.
민주노총은 한전KPS가 이번 판결을 즉각 이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법원이 불법파견을 인정한 이상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거나 시간 끌기로 버텨서는 안 된다. 항소는 또다시 법적 책임을 미루며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연장시키는 파렴치한 행위일 뿐이다. 불법이 확인된 만큼, 지금 당장 비정규직 노동자를 직접고용하며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것이 유일한 해답이다. 한전KPS는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며, 더 이상 노동자의 희생 위에 이윤을 쌓는 범죄적 행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정부 역시 이번 판결 뒤에 숨거나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오늘 판결은 공공부문 전체에 던져진 역사적 요구다. 정부는 이 판결을 계기로 불법파견과 외주화를 뿌리 뽑겠다는 분명한 방침을 세워야 한다. 공공부문은 민간부문에 모범을 보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수많은 공공기관들이 원청의 책임을 회피하며 하청·파견 구조를 방치했고, 그 결과 노동자들은 열악한 처우와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로 내몰려 왔다. 정부는 이제라도 공공부문부터 선도적으로 불법파견과 외주화를 철폐하겠다는 정책적 방향을 분명히 밝히고, 구체적 실행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한전KPS는 국가 기간산업을 책임지는 공기업임에도 불법파견 구조에 기생해 노동자를 차별했다. 그러나 현장의 노동자들은 굴복하지 않았다. 길거리 천막 농성으로, 끈질긴 파업으로, 법정투쟁으로 버텨내며 “우리가 진짜 노동자다, 우리가 정당하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증명했다. 법정에서의 승리는 결코 시혜가 아니라, 투쟁으로 만들어낸 정의다. 노동자들의 끈질긴 연대와 시민사회의 지지가 없었다면 오늘의 성과는 결코 가능하지 않았다. 이번 승리는 그 자체로 한국 사회가 더 이상 외주화된 죽음과 차별을 방치할 수 없다는 선언이다.
오늘의 승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민주노총은 고 김충현 동지를 비롯한 수많은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동료의 죽음을 기억하며 더 이상 죽음의 외주화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는 단순한 정규직 전환을 넘어선다. 우리의 투쟁은 기후위기 시대에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하는 길 위에 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되찾는 투쟁과도 맞닿아 있다. 정의는 법정이 아니라 노동자의 투쟁 속에서 살아 숨 쉰다는 사실을 오늘 우리는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민주노총은 이 싸움을 끝까지 이어갈 것이며, 모든 노동자가 존중받는 사회를 향한 대장정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5.8.28.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