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600일의 강인한 의지
민주노총은 외투기업 규제 ․ 일터 복귀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600일 만에 고공에서 내려왔다. 끝없는 계절의 교차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며 세상에 던진 그의 외침은 노동자의 생존과 존엄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투쟁이었다. 이번 투쟁은 단순히 한 사업장의 갈등을 넘어, 외국인투자기업의 무책임한 철수와 해고, 그리고 국가의 무능이 빚어낸 구조적 모순을 드러낸 사건이다.
일본 닛토덴코는 화재를 빌미로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청산했고, 노동자들을 한순간에 거리로 내몰았다. 그러나 사업은 멈추지 않았다. 다른 자회사를 통해 생산을 이어가며 매출과 이익을 오히려 키웠다. 기업은 피해를 보지 않았고, 모든 손실은 오롯이 노동자의 몫이 되었다. 심지어 투쟁을 이어가는 노동자에게 수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뻔뻔한 행태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자본의 민낯이며, 무책임한 외투기업이 한국 사회에 남긴 상처다.
박정혜 동지는 이러한 부조리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그리고 해고 노동자들의 절규를 사회적 의제로 만들기 위해 목숨을 건 고공에 올랐다. 그의 투쟁은 국내외 언론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일본 현지에서도 연대 행동이 이어졌다. 국회의장과 정치권 인사들이 귀를 기울였으며, 마침내 집권 세력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정부와 국회, 대통령실은 미뤄온 교섭을 주선하고 외투기업의 횡포를 규제하는 법제도 마련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스스로 내몰려 한 뒤늦은 조치일 뿐, 책임을 회피해온 지난 세월을 결코 지울 수 없다. 지금부터가 국가의 책무를 다할 마지막 시험대다.
우리는 분명히 경고한다. 이번 약속이 공허한 선언으로 끝난다면, 사회적 분노와 투쟁은 더 거세질 것이다. 다시는 누군가가 목숨을 걸고 하늘로 올라야만 하는 상황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제2, 제3의 ‘박정혜’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교섭이 실질적으로 열려야 하고, 외투자본의 먹튀를 제어할 강력한 법적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이제 민주노총이 땅 위에서 투쟁의 새 장을 열 것이다. 해고 노동자가 다시 현장으로 돌아오고, 불법과 횡포를 자행한 자본을 강력히 규제하는 날을 만들기 위해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자본이 노동자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현실을 바꾸는 길은 오직 투쟁과 연대뿐이다. 우리는 박정혜 동지의 굳센 의지를 이어 받아 전국 곳곳에서 더 크고 강고한 싸움을 조직할 것이다.
600일 고공의 외침은 단지 한 노동자의 희생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 땅의 모든 노동자가 더는 버림받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호소였고, 한국 사회가 반드시 바꾸어야 할 현실을 드러낸 증언이었다. 민주노총은 그 외침을 결코 헛되이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다시 투쟁의 깃발을 높이 들고, 끝내 승리를 쟁취할 것이다.
2025.8.28.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