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쉬었음’ 청년 7만 명 증가
이제는 법과 제도를 바꿀 때다
'쉬었음' 청년이 1년 새 7만 명 넘게 증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쉬었음' 청년층(15∼29세) 10명 중 3명은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쉬고 있다 한다. 통계청이 어제(5일) 발표한 2025년 8월 기준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29세 이하) 임금근로자 338만9천 명(이전 연도) 중 143만1천 명, 무려 42.2%가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계약이 언제 끝날지 몰라 늘 불안한 청년, 월급날마다 근로계약서를 새로 써야 하는 청년, 사회보험 가입조차 되지 않아 아플 수도 쉬지도 못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다. ‘한 달만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일하지만, 다음 달의 일자리가 보장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청년들이 결국 구직을 포기하고 ‘쉬었음’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시장을 떠난다.
배달 라이더, 대리운전 기사, 웹디자이너 등 특수고용직과 플랫폼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는 수많은 청년들이 근로기준법의 울타리 밖에서 노동기본권과 사회안전망 없이 위험하게 일하고 있다. 좋은 일자리는 이들이 스스로 불안정한 계약을 벗어나 장기적인 삶을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야 한다.
청년의 불안정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가족, 우리의 자녀, 우리의 이웃, 우리 모두의 일이다. 누구나 아침마다 출근해 일하고, 일한 만큼 존중받는 세상을 꿈꾸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 꿈을 가로막고 있다.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 단순히 ‘일할 곳’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일할 만한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로 일하는 청년들이 더 이상 주변부에 머물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 출발점은 근로기준법 개정이다. “일하는 모든 이들은 노동자다.” 이 한 문장을 법으로, 제도로,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을 노동기본권과 사회보장의 울타리 안으로 포용할 때, 비로소 우리 사회의 청년들은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 청년의 불안정은 곧 우리 사회의 불안정이다. 정부와 국회는 이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불안정의 대물림을 끊는 일, 그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누구나 존엄하게 일하고,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세상. 그것이 청년이 바라는 미래이자,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야 할 현재다.
2025.11.6.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