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내 형제의 곁으로” 열사의 염원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으로 나아가자
“나는 돌아가야 한다. 꼭 돌아가야 한다. 불쌍한 내 형제의 곁으로, 내 마음의 고향으로, 내 이상의 전부인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 조금만 더 참고 견디어라. 너희들의 곁을 떠나지 않기 위하여 나약한 나를 다 바치마.”
전태일 열사가 1970년 8월 9일 일기에서 남긴 절박한 외침은, 55년이 흐른 지금 우리 심장에 절절하게 호소하고 있다.
청년이 과로로 스러진 런던베이글뮤지엄, 기계처럼 내몰리는 SPC 제빵노동자, 죽음의 알고리즘에 갇힌 쿠팡 노동자, 추락과 붕괴가 반복되는 건설현장은 오늘의 평화시장이다. 노동자는 여전히 인간으로 대우받지 못하고, 법은 존재하지만 여전히 많은 일터에 닿지 못한다. 노동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명과 권리는 오늘도 비용으로, 통계로, 숫자로만 취급된다.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외치며 산화했다. 열사의 외침은 노동자 존엄에 대한 호소였다. 2025년 오늘, 열사의 외침은 여전히 ‘법 밖의 노동자들’에게 현실로 되살아 나고 있다. 특수고용 ․ 플랫폼 ․ 프리랜서 노동자, 청년 노동자, 이주노동자들이 여전히 법의 울타리 밖에서 일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손길조차 닿지 않는 현장이 얼마나 많은가. 열사가 돌아가고자 했던 ‘형제의 곁’, 그 자리는 바로 지금 민주노총이 서야 할 자리다.
민주노총은 선언한다. 이제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으로 나아가겠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조직노동자와 미조직노동자를 가르는 담벼락을 허물고, 특수고용 플랫폼노동자, 청년, 이주노동자 모두의 권리를 지키겠다.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모든 일하는 사람의 곁에 설 것이다. 열사의 외침이 멈춘 자리에서 민주노총은 그 목소리를 이어 외친다.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가슴에 새기며, 모든 노동자의 곁에서 온 힘과 온 마음을 다해 투쟁할 것이다.
2025.11.1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