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미국 연방대법원의 관세 위헌 판결
정부는 굴욕적인 대미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경제 주권을 수호하라
미 연방대법원은 2026년 2월 20일,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를 구실로 발동한 관세 조치들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판결문은 미 헌법 제1조 8항을 근거로 “세금 및 관세 부과 권한은 의회에 속한다”고 명시하며,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 판결로 한국산 제품에 일괄 적용되던 15% 상호관세는 법적 정당성을 완전히 상실했다. 이는 미국의 약탈적인 통상 정책이 법적 근거조차 없는 불법적 폭거였음을 전 세계 앞에 증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결코 미국의 본질적인 보호무역주의나 우리 노동자·민중을 향한 경제적 압박의 종결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은 자명하다.
실제로 이번 판결은 ‘상호관세’에 국한될 뿐, 무역확장법 232조 등 다른 법령에 기반한 자동차·철강 등 품목별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법적 절차를 우회해서라도 자국 우선주의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으며, 후속 조치로 무역법 122조를 동원한 ‘글로벌 10% 관세’를 선포했다. 미국의 통상 압박은 형태만 바꿨을 뿐, 여전히 한국 경제와 노동자의 삶을 위협하는 서슬 퍼런 칼날로 남아 있다.
이러한 정세 속에서 이재명 정부의 대미 행보는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우리 민중이 땀 흘려 일구어낸 국부 3,500억 달러(약 460조 원)를 미국 땅에 쏟아붓겠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은 국내 제조 산업의 공동화를 가속하고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선택이다. 미국이 자국의 위기를 타국 민중의 희생으로 돌파하려 하는 이때, ‘대미투자특별법’을 입법하는 것은 경제 예속을 심화하고 주권 국가로서의 자주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꼴이다. 미국 내부에서조차 통상 정책이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오는 마당에, 정부가 서둘러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며 천문학적인 자금을 ‘상납’하는 것은 실리도 명분도 없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가 미국의 강도적인 요구에 단호히 맞서, 노동자의 생존권을 최우선에 둔 자주적 통상 정책을 펼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미국 자본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계획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하며, 경제 주권을 제약하는 ‘대미투자특별법’ 추진 또한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우리 노동자들은 더 이상 제국주의 패권 논리에 휘둘려 생존권을 위협받을 수 없다. 민주노총은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미국의 경제 침탈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며, 정부가 진정으로 노동자·민중의 삶을 지키는 길로 나설 때까지 가열찬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6. 2. 2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