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쿠팡 특검 수사 결과, ‘면죄부’는 아니지만 ‘윗선’ 규명 실패는 유감이다
- 검찰의 '쿠팡 봐주기' 실체 확인했으나, 몸통은 건드리지 못한 반쪽짜리 수사 -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90일간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수사를 통해 과거 검찰이 쿠팡의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는 과정에서 명백한 ‘수사 외압’과 ‘직권 남용’이 있었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전직 지청장급 검사들이 부하 검사에게 불기소 처분을 강요하고 보고서를 대필하는 등 사법 정의를 짓밟은 행태가 기소로 이어진 것은 마땅한 결과이다. 이는 그동안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를 비롯한 각계각층에서 끊임없이 제기해 온 ‘쿠팡과 검찰의 유착 의혹’이 단순한 추측이나 기우가 아니었음을 명백히 입증하는 결과다.
이번 수사 결과는 ‘일용직 노동자의 퇴직금’이 결코 부정될 수 없는 정당한 권리임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 노동의 가치와 퇴직금의 권리에 일용직과 상용직의 경계가 있을 수 없다. 특검은 근무의 연속성이 인정된다면 쿠팡의 일용직 노동자 또한 상용 근로자와 동등하게 퇴직금을 향유할 권리가 있다는 상식을 분명히 했다. 이는 자의적인 취업규칙 변경으로 노동자의 피땀 어린 임금을 가로채 온 쿠팡의 후진적 노무 관리에 준엄한 경종을 울린 것이다. 쿠팡은 이제라도 미지급된 퇴직금을 전액 소급 지급하고, 기만적인 노무 관리로 고통받은 노동자들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특검 수사는 ‘권력형 유착’의 몸통을 비껴간 반쪽짜리 결과라는 결정적 한계를 드러냈다. 수사 무마를 실행한 전직 검사들은 기소되었으나, 정작 그들이 왜 자신의 직(職)을 걸고 쿠팡의 방패막이를 자처했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쿠팡 대관 조직과의 구체적인 검은 거래나 검찰 상부의 조직적인 지시 여부 등 ‘진짜 몸통’에 대해서는 끝내 밝혀내지 못한 것이다. 꼬리는 잘랐으나 몸통은 건드리지 못한 이번 수사 결과는, 거대 자본과 검찰 권력이 결탁한 추악한 카르텔의 전모를 밝히길 기대했던 국민적 염원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특검은 “유착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했으나, 이는 수사 의지의 부족이거나 거대 자본과 권력의 카르텔을 뚫지 못한 무능의 소치다.
고용노동부는 특검 수사 결과를 즉각 수용하고, 관련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 이번 사건의 계기는 ‘취업규칙 변경이 퇴직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자문서를 받았음에도 이를 일선 청에 공유하지 않은 것과 불법적인 쿠팡의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대한 노동부의 승인이었다. 따라서 특검의 수사 기록을 바탕으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을 편취하기 위해 자행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승인 과정의 위법성을 전면 재조사해야 할 것이다. 또한 1년 이상 상시 근무한 노동자들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무늬만 일용직’ 계약을 반복하며 법망을 비웃어 온 쿠팡의 변칙 고용 구조를 왜 지금까지 방치했는지, 노동부 쿠팡 TF 스스로 그 행정적 직무유기부터 통절히 반성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쿠팡 노동자들에 대한 퇴직금이 제대로 지급되고 있는지 쿠팡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현미경식 특별근로감독을 즉각 실시해야 한다. 만약 이번에도 노동부 쿠팡 TF가 ‘기업 봐주기식’솜방망이 처분으로 일관한다면, 이는 검찰에 이어 행정부마저 쿠팡의 사유화된 방패막이임을 만천하에 자인하는 꼴이 될 것이다.
민주노총은 쿠팡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쿠팡의 반노동적 경영 체제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6. 3. 6.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