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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 주한미군 무기 중동 차출 규탄한다. 한반도를 미국 전쟁의 병참기지로 만들지 말라

작성일 2026.03.06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229

[성명]

 

주한미군 무기 중동 차출 규탄한다

한반도를 미국 전쟁의 병참기지로 만들지 말라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 정부가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일부 무기를 중동으로 차출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미국이 전력을 재배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차출 대상으로는 다연장로켓 등 주한미군이 보유한 지상 화력 장비가 거론되고 있으며, 미국은 상황에 따라 주한미군 전력을 중동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한미 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미 제국주의의 패권 야욕이 전 세계를 전쟁의 참화로 몰아넣고 있다. 주한미군 보유 무기체계의 중동 차출 계획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미국의 세계 패권 전략 아래 종속시키는 위험천만한 행태다. 이 사태는 한반도 안보를 명분으로 유지되어 온 한미동맹의 실제 성격이 무엇인지 여실히 드러낸다.

 

최근 서해 상공에서 미군과 중국 군용기가 대치하는 상황에서도 드러났듯 미국은 동북아에서의 패권 경쟁을 위해 한국의 안보 환경을 자국 전략의 하위 요소로 취급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한국 방어를 위한 군대라기보다 미국의 세계 전략을 수행하는 전진기지로 활용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한국의 자주적 국방 권한은 지속적으로 무시되어 왔다. 정부는 협의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과정은 동맹이라는 이름 아래 미국의 전략적 판단이 우선되고 한국 정부는 그 결과를 전달받는 구조에 가깝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반도는 주권 국가로서의 목소리를 잃은 채 미국의 전쟁 기동 부대로 전락하고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불평등한 한미동맹의 참담한 현주소다.

 

미국은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고조시키며 우리 영토와 영공을 자국의 전략 자산처럼 다루고 있으며, 이제는 주한미군 무기까지 제멋대로 빼돌려 타국의 분쟁에 개입시키려 하고 있다. 주한미군 무기가 중동으로 차출된다는 사실은 한국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미국의 전쟁 수행을 위한 군사 거점이자 무기 공급처로 편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더욱 분노스러운 점은 노동자·민중의 피땀 어린 혈세로 충당되는 방위비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주한미군 전력이 지구 반대편에서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미국의 불법 침략 전쟁에 투입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평화를 파괴하고 죽음을 양산하는 미국의 전쟁 비용을 한국이 직·간접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을 결코 묵과할 수 없다.

 

중동의 현 상황은 미군 기지를 허용한 국가들이 어떻게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미국이 군사기지를 두고 있는 국가들은 분쟁이 격화될 때마다 미국의 전쟁 수행에 동원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 진영의 보복 공격 대상이 되어 왔다. 실제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 이후 중동 전역의 긴장이 고조되며 여러 국가들이 공격 가능성에 노출되고 있다. 미군 기지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지역 국가들이 분쟁의 전선에 놓이는 현실은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한반도에 배치된 미군 기지가 미국의 전쟁 수행에 활용되는 순간 한국 역시 그 전쟁의 잠재적 당사자가 된다. 한국의 영토와 국민이 미국의 패권 전쟁에 연루될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침략 전쟁에 협조하는 대가는 우리 민중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한 위험한 선택이며, 그 끝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일 뿐이다. 한반도가 미 제국주의의 병참 기지가 되어 주변국과의 갈등을 고조시키는 것은 우리 노동자·민중의 삶을 파괴하고 전쟁의 위협 속에 가두는 행위와 다름없다.

 

미국의 전쟁 정책은 세계 곳곳에서 노동자와 민중의 삶을 파괴해 온 제국주의적 침탈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중동에서 벌어져 온 전쟁들은 수많은 민중의 희생과 사회적 파괴를 남겼고, 그 대가는 언제나 평범한 노동자들이 감당해 왔다. 이러한 전쟁에 한국이 군사적 거점으로 동원되는 상황은 우리 노동자들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문제이며, 국제 연대의 관점에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한국 정부는 이제라도 맹목적인 한미동맹의 환상에서 벗어나 자주적인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정부는 미국의 패권 전략에 부화뇌동하며 우리 영토를 전쟁의 발진기지로 내어주는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미국의 침략 전쟁에 어떠한 협조나 방조도 해서는 안 되며,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미명 아래 자행되는 무기 반출과 전력 이동을 주권 국가로서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주한미군 무기의 중동 차출은 군사력 배치에 관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 어떤 국제적 위치에 설 것인지에 관한 문제다.

 

민주노총은 미국의 패권 전쟁을 강력히 규탄한다. 한반도는 미국의 세계 전략을 위한 군사 플랫폼이 아니라 노동자와 민중이 평화롭게 살아가야 할 삶의 터전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침략 전쟁에 대한 어떠한 협조도 거부하고,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한 자주적 외교와 안보 정책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우리는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 노동자·민중과 연대하여 전쟁 무기의 이동을 막아내고, 이 땅이 더 이상 제국주의의 전쟁 놀이터가 되지 않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26. 3. 6.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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