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회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실효성 없는 대미투자 입법 강행
오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대미투자특별법'은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응해 524조 원(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이행하기 위한 법적 장치다. 그러나 지난 2월 미국 대법원이 상호관세를 위법이라 판결하며 투자의 전제가 된 압박 명분이 사라졌음에도, 정부와 국회는 법적 책임이 없는 MOU 이행을 위해 입법을 강행했다. 특히 고용보험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투자 재원으로 동원하면서도 국회 동의 절차는 '사전 보고'로 간소화했고, 투자 실패에 대한 면책 조항(제41조)까지 두어 국익 훼손의 우려가 매우 크다.
- 법적 근거가 상실된 합의 이행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지난 2월 미 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에 근거한 상호관세를 위법 판결했다. 이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의 전제인 관세 압박의 명분이 사라졌음을 말한다. 법적 이행 책임이 모호해진 상황 앞에서도, 정부와 국회가 거액의 국부 유출을 정당화하는 특별법 처리는 앞뒤가 맞지 않다.
- 사회보장성 기금의 목적 외 사용은 국민적 동의가 필수다
이번 법안은 연기금과 고용보험기금, 국민건강증진기금 등 노동자와 서민의 삶을 지탱하는 사회보장성 재원을 투자 재원으로 상정했다. 이러한 기금은 본래의 목적에 맞게 국내 고용 안정과 복지 증진에 우선 사용되어야 한다. 철저한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도 없이 미국 내 설비 투자에 이 자금들을 동원하는 것은 기금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행위다.
- 불평등한 수익 배분 구조와 무책임한 면책 조항을 시정하라
제시된 투자 구조에 따르면, 직접 투자를 하지 않는 미국 측이 초기 수익의 절반을 배분받고 추가 수익의 90%를 가져가게 되어 있다. 반면, 법안 제41조 등은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광범위한 면책 조항을 두고 있다. 특히 특정 산업(조선업 등)의 이익은 개별 기업이 향유하고, 투자 리스크는 국고와 납세자가 떠안는 구조는 심각한 불균형이다.
- 국회의 감시 권한 축소와 ‘깜깜이 투자’ 우려를 해소하라
건별 국회 동의 대신 '사전 보고'만으로 절차를 간소화하고, 안보와 경영 비밀을 이유로 투자 정보를 비공개할 수 있도록 한 대목은 민주적 통제를 무력화할 소지가 크다. 막대한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투명한 정보 공개와 실효성 있는 국회 감시 체계가 선행되어야 한다.
민주노총은 이번 특별법 처리가 국내 산업 공동화를 초래하고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결정임을 밝힌다. 천문학적 자금이 미국 현지 설비에 집중될 때 국내 제조 현장은 공동화되고 양질의 일자리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직접 투자를 하지 않는 미국이 수익의 절반을 선취하고 추가 수익의 90%를 독식하는 불평등한 배분 구조는 국익 우선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특정 기업의 이익은 보장하고 리스크는 납세자에게 전가하는 무책임한 정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2026. 3. 12.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