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공공기관의 '사용자성 지우기' 불법행위
노동권 파괴 주범이 될것인가
공공기관들의 사용자 책임회피 행태가 가히 충격적이다. 오늘(25일)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등 주요 부처 산하 공공기관 17곳 가운데 9곳이 개정 노조법 시행을 앞두고 ‘사용자성’을 위험요인으로 규정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한 대응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계약서와 과업지시서 문구를 수정하고, 업무 지시·관리 방식을 조정해 사용자로 인정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일부는 하청노조의 단결력을 약화시키는 교섭 전략까지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 시행 이전부터 조직적으로 교섭 책임 회피를 준비해 온 것이다.
개정 노조법은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자에게 사용자 책임을 묻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개정노조법은 하청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실질적, 구체적으로으로 지배·결정하는 원청사용자의 책임을 부과하기 위한 법이다. 그동안 원청사용자들은 하청노동자를 실제로 사용하면서도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든 노동법적 책임을 회피해왔다. 개정노조법은 이익은 취하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 부당한 사용자들의 행태를 바로잡기위한 법이다.) 그러나 공공기관들이 ‘사용자성’을 리스크로 규정하고, 업무지시 방식 변경, 계약서 문구 수정 등 형식적 조작을 통해 책임을 회피했다. 이는 법의 실질이 아닌 껍데기만을 남겨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권을 기만하는 행위이며, 공공기관이 앞장서 불법과 편법의 길을 열어주는 행위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하청노조의 단결을 약화하기 위해 ‘갈라치기’ 까지 서슴치 않았다는 점이다. 교섭을 회피하기 위해 노동자 간 분열을 유도하겠다니, 공공기관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공공성과 책임의식마저 내팽게친 것이 아닌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 노동권을 무력화하는 전략을 연구하고 실행했다는 사실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정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정부가 공공기관의 ‘모범 사용자’ 역할을 강조해왔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정반대의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는 명백한 관리·감독 실패다. 사실상의 방조다. 법 시행 이후에도 교섭을 회피하는 공공기관에 대해, 정부는 명백한 지침을 내리고 노조법을 의도적으로 위반하려는 공공기관장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을 해야한다.
공공기관은 지금이라도 ‘사용자성 지우기’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하청노동자와의 교섭에 지금 당장 성실히 나서라. 정부는 공공기관의 교섭 회피 실태를 전면 조사하고, 책임자 문책과 함께 강력한 시정 조치를 즉각 시행하라. 민주노총은 공공기관의 조직적인 교섭 회피에 맞서 원청 사용자 책임을 끝까지 묻는 투쟁에 나설 것이다.
2026. 3. 25.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