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최저임금 논의 도급제 노동자 첫 포함, 늦었지만 당연한 첫걸음
고용노동부가 2027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하며 도급제 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 문제를 공식 안건으로 포함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그간 제도 밖에 방치되어 온 수많은 노동자들의 현실을 비로소 제도 논의의 장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다. 늦었지만 당연한 조치이다.
노동부는 심의요청서에 "최저임금을 시간·일·주·월 단위로 정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도급제(또는 유사 형태) 임금 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을 따로(생산고 또는 업적의 일정 단위 등) 정할지 여부"를 명시했다.
그동안 도급제 노동자들은 ‘근로자성’ 논란과 제도적 공백 속에서 최저임금의 보호를 받지 못해 왔다. 같은 노동을 하고도 임금의 최저 기준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은 명백한 차별이자 제도의 실패였다. 특히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다수가 도급·위탁 구조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이번 안건 포함은 최저임금 제도의 근본적 전환을 요구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그러나 단순한 ‘안건 포함’만으로는 부족하다. 최저임금위원회는 형식적 논의에 그칠 것이 아니라, 도급제 노동자에게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 기준과 산정 방식, 사용자 책임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특히 노무 제공의 실질에 따라 최저임금이 적용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기준을 명확히 하고, 사용자 책임 회피를 차단할 장치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 역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최저임금 제도의 사각지대를 방치해 온 당사자로서, 법·제도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야 한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이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
최저임금은 특정 고용형태에만 적용되는 선택적 기준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에게 보장되어야 할 사회적 최소선이다. 이제라도 시작된 논의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권리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
특히 수백만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은 여전히 최저임금 제도의 바깥에 놓여 있다. 이들은 사용자에게 종속된 채 노동을 제공하면서도 ‘개인사업자’라는 이름으로 보호에서 배제되어 왔다. 배달·대리운전·학습지·보험설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미 노동의 실질은 분명함에도, 제도는 이를 외면해 왔다. 이제는 이 모순을 끝내야 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번 논의를 계기로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을 명확한 제도개선 과제로 설정하고, 정부는 법 개정과 행정 조치를 통해 즉각적인 적용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2026. 4. 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