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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 비정규직과 고용불안을 낳은 기간제법, 이제는 끝내야 한다

작성일 2026.04.13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178

[성명]

 

비정규직과 고용불안을 낳은 기간제법

이제는 끝내야 한다

 

정부가 기간제 노동자의 고용불안 문제에 대한 대책 논의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민주노총 간담회에서 쪼개기 계약 등 편법적 계약 행태에 우려를 표하며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 의지를 밝힌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진정한 해결을 위해서는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문제의 뿌리인 기간제법 자체를 바로잡아야 한다.

 

기간제법은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 정책의 일환으로, '고용유연화가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명분 아래 2007년 시행되었다. 당시 민주노총은 이 법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악법이라며 총파업으로 저지에 나섰으나 정부는 이를 끝내 밀어붙였다. 결과는 예견된 참사였다. 법 시행 직후부터 공공부문을 비롯한 기업들은 업무의 상시·지속성과 무관하게 기간제 고용을 남용하기 시작했고, 현재 기간제 노동자는 500만 명을 넘어섰다. 파견·용역·특수고용까지 합산하면 약 1,200만 명으로, 전체 노동자 2,100만 명의 절반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기간제법의 폐해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 노동자의 삶 전반을 무너뜨리고 있다. 고용불안과 차별은 기본이고,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3권조차 누리기 어렵다. 취업과 동시에 해고가 예정된 기간제 노동자는 사용자가 재계약의 생사여탈권을 쥔 극단적 불평등 관계 속에서, 부당한 처우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 특히 청년 노동자 대부분이 기간제로 노동시장에 첫발을 내딛고, 정규직 전환의 사다리를 갖지 못한 채 임시 일자리를 전전하다 구직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N포세대', '헬조선'이라는 신조어가 낯설지 않은 현실은, 기간제라는 불안한 일자리 구조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기간제법을 폐지하지 않고는 청년 고용 문제도, 노동시장 불평등 문제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고용 불안이 지속되고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한 실업급여 지출이 줄어들 수 없어 고용보험 재정 악화도 피할 수 없다. 이미 기간제법의 기간 제한이 고용 안정에 실질적 효과가 없다는 것은 증명되었다. 상시·지속 업무에 정규직을 고용하는 것은 원칙이자 상식이며, 삶이 안정되려면 고용 안정이 그 토대가 되어야 한다.

 

해법은 분명하다. 일시·간헐 업무에만 기간제를 허용하고 상시·지속 업무에는 반드시 정규직을 고용하도록 하는 사용사유 제한을 법제화해야 한다. 공공부문에서 시행 중인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가 이를 실증한 사례로, 9개월 이상 업무에 대해 기간제 고용을 제한하고 있다. 정부가 고용불안 해소에 진정성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비정규직만 양산하고 고용 안정에는 무용한 기간제법과 파견법을 폐지해야 한다. 그것이 노동시장 불평등을 뿌리부터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다.

 

 

2026. 4 1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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